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장해등급 불복 사건

운전 중 추돌사고로 복부장기 손상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은 근로자 A가 근로복지공단의 장해등급 14급 10호(정신기능 장해에 한정)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A는 광범위한 장기 절제로 인해 심각한 소화기능 저하와 만성적인 증상이 있으므로, 흉복부 장기 장해에 대해 최소 9급 또는 11급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주치의의 소견 불일치, 객관적인 의료기록 부족, 독립 감정의의 '객관적으로 증명될 변화 없음' 소견 등을 종합하여 A의 복부장기 장해가 법령상 요구하는 상위 장해등급의 객관적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고 피해 근로자): 주식회사 F에서 운전수로 근무하던 중 추돌사고로 복부장기 손상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고, 피고의 장해등급 결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람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근로자의 장해등급을 결정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기관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A의 장해등급을 14급 10호로 결정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8년 3월 24일 운전수로 근무 중 고속도로 추돌사고로 '외상성 복강내출혈, 장간막·결장·회장 손상,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의 상병을 입고 2020년 7월 17일까지 요양했습니다. 요양 종료 후인 2020년 7월 27일, A는 '장간막, 회장, 결장의 손상' 및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통합심사회의를 거쳐 원고의 정신기능 장해에 대해 장해등급 14급 10호를 결정했고, 흉복부 장기 장해에 대해서는 장해등급 기준 미달로 판단했습니다. 원고 A는 이에 불복하여, 사고로 절제된 소장과 대장의 범위가 매우 넓어 남은 장의 길이가 100cm 정도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소화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하루 5~6회 설사, 간헐적 복통, 가스팽만 등 중증도의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고 영구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증상은 호전 가능성이 없어 고정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흉복부 장기 장해등급이 최소 9급 16호('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아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 또는 11급 11호('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년 8월 31일자 처분 취소를 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교통사고로 인한 복부장기 손상으로 발생한 소화기계 증상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아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9급) 또는 '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11급)에 해당하는지 여부, 즉 장해의 객관적인 증명과 노동능력 저하의 연관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의 장해등급 14급 10호 결정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주장하는 소화기계 증상(설사, 복통, 가스팽만 등)이 주관적인 호소에 불과하며,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복부장기의 변화나 기능 장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주치의 소견의 불일치, 수술기록지 및 병리과 검사결과만으로는 절제된 장기의 길이를 단정하기 어려운 점, 법원 감정의가 '타각적으로 증명될 변화 없다'는 소견을 제시한 점 등을 근거로, 원고의 복부장기 장해가 산재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서 정한 9급 또는 11급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 지급과 관련된 것으로, 특히 장해등급 판정 기준이 핵심입니다.

• 산재보험법 제57조 제2항 (장해급여 기준): 이 조항은 장해급여를 장해등급에 따라 지급하며, 장해등급의 구체적인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장해급여가 단순히 재해로 인한 신체 손상 여부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손상으로 인해 남은 장해가 법령에서 정한 객관적인 기준에 부합해야 함을 명확히 합니다.

•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53조 [별표 6] (장해등급의 기준): 이 시행령은 구체적인 장해등급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주장한 주요 등급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9급: '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아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는 장해로 인해 직업 선택의 폭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을 상정합니다.
  • 제11급: '흉복부 장기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는 장해가 노동에 지장을 주는 수준이지만, 9급만큼 심각하게 노무를 제한하지는 않는 경우입니다.
  • 제14급: '신체 일부에 신경증상이 남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원고가 인정받은 정신기능 장해에 대한 등급으로, 비교적 경미한 장해로 판단될 때 적용됩니다.

• 구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48조 [별표 5]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에 관한 세부기준): 시행령에서 위임한 각 신체 부위별 장해등급 판정의 세부 기준을 정합니다.

  • 복부장기의 장해 (제7항 가목 및 나목): '복부장기에 객관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변화가 인정되고 그 기능에도 장해가 증명되는 것'을 복부장기 장해로 정의합니다. 즉, 단순히 주관적인 증상 호소만으로는 장해로 인정되기 어려우며, 의학적인 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인 변화와 기능 장해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 제9급에 해당하는 경우: '노동능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으나 복부장기의 장해로 취업가능한 직종의 범위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 제11급에 해당하는 경우: '노동능력이 어느 정도 남아 있으나 복부장기의 장해로 노동에 지장이 있는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 외상성 신경증 (제5항 바목): 외상 또는 정신적 외상에 기인하는 심인반응으로서 정신의학적 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경우 제14급을 인정합니다. 이 조항은 원고가 처음 인정받은 정신기능 장해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이러한 법령과 법리는 장해등급 판정에 있어서 '객관적인 의학적 증명', '노동능력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 그리고 '법령에서 정한 세부 기준과의 부합 여부'가 핵심적인 판단 기준임을 보여줍니다. 법원은 원고의 복부장기 장해가 이러한 객관적인 증명 요건과 노동능력 저하 정도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장해등급 관련 분쟁 시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객관적인 증거 확보의 중요성: 주관적인 통증이나 불편함 호소만으로는 장해등급 인정을 받기 어렵습니다. X선 촬영, CT, MRI, 혈액검사 등 의학적으로 객관적인 영상학적 또는 검사학적 자료를 통해 신체 기능의 변화나 손상 정도를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특히 복부장기 손상과 같이 신체 내부의 문제는 더욱 객관적인 증명이 요구됩니다.
• 의료기록의 일관성과 상세함: 주치의가 발급한 진단서의 내용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거나, 절제된 장기의 길이 등 핵심적인 의학 정보에 대한 기재가 불분명할 경우 장해의 정도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수술기록지, 병리검사 결과 등 모든 의료기록에 상세하고 일관된 내용이 포함되도록 미리 확인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노동능력 저하에 대한 구체적인 입증: 단순히 증상이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 증상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노동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취업 가능한 직종의 범위가 얼마나 제한되는지를 의학적 소견과 함께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작업을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 휴식이 필요한 주기, 특정 환경에서의 제한사항 등을 상세하게 기술해야 합니다.
• 법원 지정 감정 절차의 적극적 참여: 법원에서 지정하는 신체감정의의 소견은 장해등급 결정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 과정에서 자신의 증상을 정확하고 일관되게 전달하고, 필요한 추가 검사를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하여 감정의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법령상 장해등급 기준의 정확한 이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명시된 신체부위별 장해등급 판정 세부기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의 신체 상태와 증상이 해당 기준의 요건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논리적으로 준비하여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