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이 사건은 산모가 유도분만 중 태아의 어깨가 산도에 걸리는 견갑난산을 겪고 출산한 아기가 우측 상완신경총 손상을 입자, 아기의 부모가 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의료과실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병원 의료진이 태아의 체중을 예측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원했음에도 유도분만을 시도했고, 분만 중 견갑난산 상황에서 제왕절개 대신 흡입분만을 계속 시도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의료진에게 원고들이 주장하는 의료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항소 및 추가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 B는 2015년 12월 31일 피고가 운영하는 F병원에서 원고 D를 유도분만으로 출산했습니다. 산전 진찰 중 태아 복부둘레가 크다는 이유로 임신 39주에 유도분만을 권유받았고, 2015년 12월 26일에는 태아 체중이 4kg로 예측된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원고 B는 처음 제왕절개를 원했으나, 최종적으로 2015년 12월 31일 유도분만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분만 과정에서 태아의 어깨가 산도에 걸리는 견갑난산 상황이 발생했고, 담당 의사는 맥로버츠 수기를 시행하여 약 30초 만에 태아를 만출시켰습니다. 출산 후 원고 D는 우측 쇄골골절 진단을 받았으나 이후 오른쪽 팔에서 지속적인 움직임이 관찰되어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되었고, 2016년 4월 22일 우측 상완신경총 손상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아기가 장애를 입게 되었다며 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태아 체중 예측 및 산모의 제왕절개 요청에도 불구하고 유도분만을 선택한 것이 의료과실인지, 분만 중 견갑난산 발생 시 제왕절개 대신 흡입분만 및 특정 수기를 시행한 것이 의료과실인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에 대한 재량권의 범위와 의료과실 및 손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 입증 책임이 중요한 법적 문제로 다루어졌습니다.
원고들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선택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법원은 의료행위의 특수성과 의사의 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했습니다. 태아 예측 체중이 4kg이었던 원고 B의 경우 임신성 당뇨 고위험군도 아니었으므로 유도분만을 선택한 것이 합리적인 재량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분만 중 견갑난산 상황에서 현대 임상의학상 인정되는 처치 방법인 맥로버츠 수기를 시행한 것은 과실이 아니며, 태아의 머리부터 몸까지 만출되는 데 약 30초가 소요되어 자바넬리 수기(최후의 수단)가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견갑난산은 대부분 예측 및 예방이 어려운 산과 응급상황이며, 의사가 적절한 수기를 시행해도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상완신경총 손상이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 과실을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의사의 진료 과정상 과실 여부와 그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의료과실의 입증 책임 및 추정: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요구하므로 일반인이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이나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문제된 증상 발생에 의료 과실 외 다른 원인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의료 과실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그러나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서 막연히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의사에게 무과실 입증 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특히, 후유장해가 의료행위의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거나 당시 의료 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했음에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면, 해당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한, 후유장해 발생 사실만으로 의료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할 수 없습니다.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 재량: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 의료 수준, 전문적 지식과 경험에 따라 여러 조치 중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다59304 판결 등). 제왕절개술 시행 여부 또한 의학상 시인될 수 없을 정도로 불합리하지 않은 한 원칙적으로 담당 의사의 재량에 속합니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5다60352 판결 등).
사용자 책임 (민법 제756조): 병원 운영자(피고)는 직원을 고용하여 의료행위를 하도록 한 사용자로서, 직원의 의료과실이 인정될 경우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는 피용자(의료진)의 불법행위에 대해 사용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채무불이행 책임 (민법 제390조): 환자와 병원 간의 진료 계약에 따라, 병원이 진료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때 의료진의 과실은 이행보조자의 과실로 보아 병원의 채무불이행 책임으로 귀결될 수 있습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과실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므로 일반인이 과실 여부를 밝히기 쉽지 않습니다. 환자의 증상이 의료 과실 외의 다른 원인으로 보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을 충분히 증명해야만 의료 과실 추정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의사의 과실이라고 추정할 수 없으며, 의료행위의 합병증이나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일 경우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 수준, 자신의 전문 지식에 따라 여러 진료 방법 중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방법을 선택할 재량이 있으며, 이 재량 범위 내의 선택은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과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제왕절개와 같은 분만 방식 선택 또한 의사의 합리적인 재량에 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의료행위로 인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의학적 판단과 절차가 당시 의료 수준에 비추어 합리적이었다면 법적으로 과실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진료 기록은 의료 과실 유무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이므로, 관련 진료 기록을 철저히 확보하고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