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 모욕 혐의로 기소된 군인에 대한 휴직 처분 관련 사건

공군 소령 A는 상관 모욕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에 피고 공군참모총장은 군인사법에 따라 A에게 기소휴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A는 이 기소휴직 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되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는 예비적 청구(처분 취소)가 인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2심) 법원은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단서가 적법한 권한 위임 규정으로서 유효하며, 참모총장의 휴직 권한에 기소휴직 권한이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기소휴직 처분은 무죄추정의 원칙, 적법절차 원리,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1심 판결 중 예비적 청구 인용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군인사법에 따른 기소휴직 처분은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상관 모욕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어 기소휴직 처분을 받은 공군 소령 (사건 당시 소령, 이후 중령 진급 인사명령이 있었음)
• 피고 공군참모총장: 원고 A에게 군인사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기소휴직 처분을 내린 주체

분쟁 상황

원고 A는 공군 소령으로 복무 중이던 2019년 9월 25일, 상관 모욕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이후 2020년 12월 22일 1심 군사법원에서 일부 유죄 판결(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습니다. 이에 피고 공군참모총장은 2021년 1월 18일, 군인사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원고 A에게 기소휴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이 기소휴직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아 국방부 중앙 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행정법원에 기소휴직 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단서가 군인사법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
2. 공군참모총장의 대령 이하 장교에 대한 휴직 권한에 원에 의하지 않는 기소휴직 권한이 포함되는지 여부
3. 기소휴직 처분이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적법절차 원리 및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제1심 판결 중 예비적 청구(기소휴직처분 취소)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다음의 이유로 피고 공군참모총장의 기소휴직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단서의 유효성: 정부조직법 제6조 제1항에 따른 권한 위임의 일반적인 근거 규정과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항을 바탕으로,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단서는 국방부장관의 장교 휴직 명령 권한을 참모총장 등에게 위임하는 내용으로 군인사법에 반하지 않고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2. 참모총장의 기소휴직 권한 포함 여부: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단서는 '대령 이하 장교의 휴직에 관한 권한'을 위임한다고 명시할 뿐, 기소휴직 권한을 제외하거나 원에 의한 휴직만을 포함한다는 규정이 없으므로, 위임된 휴직 권한에 기소휴직 권한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무죄추정의 원칙 위반 여부: 기소휴직 제도는 기소된 군인이 직무를 계속 수행함으로써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며, 유죄를 전제로 하는 인사상 불이익이 아니므로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4. 적법절차 원리 및 과잉금지 원칙 위반 여부: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가 상위법에 위반되지 않으며, 기소휴직의 정당한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한 적절한 수단이므로 실체적 적법성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기소된 상관 모욕 및 상관 명예훼손죄는 법정형이 장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여 군인사법 제48조 제2항의 기소휴직 실체적 사유에 부합하며, 기소휴직 처분이 달성하려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되어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5.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기각: 국방부 청렴옴부즈만의 구제조치 권고 사실만으로는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군인사법 제48조 제2항 (휴직 사유)​: 장교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제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때에는 임용권자는 직권으로 해당 장교의 휴직을 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소휴직 처분의 실질적인 근거가 됩니다.
2. 군인사법 시행령 제53조 (휴직 및 복직 권한의 위임)​: 장교의 휴직과 복직은 국방부장관이 행하는 것이 원칙이나, 대령 이하 장교의 휴직 및 복직에 관한 권한은 참모총장 또는 외국파견 부대의 장성급 지휘관에게 위임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국방부장관의 휴직 명령 권한을 참모총장에게 위임할 수 있도록 하여, 참모총장이 대령 이하 장교에 대한 기소휴직 처분을 내릴 수 있는 절차적 근거가 됩니다.
3. 정부조직법 제6조 제1항 (권한 위임의 일반적 근거)​: 행정기관은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소관 사무의 일부를 보조기관 또는 하급행정기관에 위임하거나 다른 행정기관 등에 위탁 또는 위임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행정기관의 권한 위임에 대한 일반적인 법률적 토대가 됩니다.
4.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3조 제1항: 정부조직법 제6조 제1항에 근거하여 정부기관이 그 권한을 다른 기관에 위임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합니다.
5.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 (헌법 제27조 제4항)​: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원칙입니다. 기소휴직 처분은 유죄를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의 공정성과 국민 신뢰 유지를 위한 행정적 조치이므로 이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해석됩니다.
6. 적법절차 원리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국가의 모든 공권력 작용은 절차적 적법성뿐만 아니라 법률의 실체적 내용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시행령의 유효성과 기소휴직의 공익적 목적이 실체적 적법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7. 과잉금지 원칙: 공권력 행사는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기소휴직 처분이 달성하려는 공익(공무의 정상적 운영, 국민 신뢰 유지)이 원고가 입는 불이익보다 크다고 판단하여 이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기소휴직의 요건: 군인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2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기소되거나, 제1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임용권자는 직권으로 해당 군인의 휴직을 명할 수 있습니다.
2. 기소휴직의 목적: 기소휴직은 군인이 유죄임을 전제로 한 징계가 아니라, 형사소추를 받은 군인이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경우 공무 집행의 공정성과 조직의 신뢰를 해칠 우려가 있음을 방지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입니다.
3. 권한 위임의 적법성: 대령 이하 장교에 대한 휴직 명령 권한은 군인사법 시행령에 따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참모총장에게 위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참모총장이 내린 기소휴직 처분은 일반적으로 정당한 권한 행사로 인정됩니다.
4. 무죄추정 원칙과 기소휴직: 기소휴직 처분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지 않습니다. 이는 유무죄 판단 이전에,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유지하고 공직에 대한 국민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적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5. 형사사건 결과와의 연동: 기소휴직 처분 자체는 기소 사실을 근거로 하므로, 추후 형사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된다 하더라도, 처분 당시의 기소휴직 처분 자체가 위법하다고 판단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최종 무죄 확정 시에는 휴직의 필요성이 소멸하므로 복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