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계열사 부당이익 제공 관련 과징금 취소 사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 및 그 계열사들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대법원은 해당 거래들이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피상고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주식회사 싸이버스카이, 주식회사 유니컨버스 - 모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한진'에 속하는 계열회사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 피고(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 원고들에게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 및 그 계열사들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1. 이 사건 제1행위 (광고수입 귀속)​: 대한항공이 '싸이버스카이숍'의 인터넷 광고수입 전액을 계열사인 싸이버스카이에 귀속시킨 행위.
2. 이 사건 제2행위 (수수료 면제)​: 대한항공이 싸이버스카이에 '제동한우', '제동토종닭', '한진 퓨어워터' 등 특정 상품의 통신판매수수료를 면제해준 행위.
3. 이 사건 제3행위 (판촉물 가격 인상)​: 대한항공이 싸이버스카이로부터 판촉물을 구매하면서 2013년 두 차례(5월, 9월) 판촉물 구입가격을 인상하여 싸이버스카이의 마진율을 기존 4.3% 수준에서 9.7%, 12.3% 수준으로 높여준 행위.
4. 이 사건 제4행위 (시스템 사용료 지급)​: 대한항공이 계열사인 유니컨버스와 콜센터 업무대행 도급계약을 맺고, SK브로드밴드가 무상으로 제공한 시스템 장비에 대해서도 시스템사용료와 유지보수비를 유니컨버스에 지급한 행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들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제1호, 제3항을 위반한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라고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공정거래법상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키는 행위'의 판단 기준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상가격'의 의미와 추단 방법, 그리고 '부당성'에 대한 규범적 평가 기준 및 증명 책임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습니다. 대한항공과 계열사 간 네 가지 거래 행위가 이 기준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피고(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이는 원심법원(서울고등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한 판결이 정당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과 같이 이 사건의 각 행위가 '정상가격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여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킨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1. 각 행위의 정상가격을 산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거나 비교대상 거래가 적합하지 않다는 점,
2. 대한항공의 각 행위가 기내면세품 매출 증대 등 합리적인 경영 목적이나 시장 상황 변화, 세무적 문제 해결 등 합리적인 이유에 기인할 수 있다는 점,
3.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의 규모가 전체 매출액이나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하여 경제력 집중을 도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대법원은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에서 말하는 '부당성'은 공정한 거래 저해 우려뿐만 아니라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한 대기업집단 특수관계인의 경제력 집중 심화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며, 이러한 '부당성'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며 공정위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금지 규정 및 그 시행령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1항: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총액을 가진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는 특수관계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일정 비율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회사와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귀속시켜서는 안 됩니다. 이는 대기업집단의 부의 변칙적인 이전 및 경제력 집중을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제3항: 제1항에 따른 거래 또는 사업 기회 제공의 상대방(이 사건에서는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도 위반 우려가 있음에도 해당 거래를 하거나 사업 기회를 제공받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8조 제3항 [별표 1의3] 제1호 (나)목: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자산·상품·용역 거래'는 '정상가격보다 상당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제공하거나 거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합니다.

핵심 법리 해설

1. '정상가격'의 의미: 거래 당사자 간에 이루어진 경제적 급부와 동일한 경제적 급부가 시기, 종류, 규모, 기간, 신용 상태 등이 유사한 상황에서 특수관계가 없는 독립된 자 간에 이루어졌을 경우 형성되었을 거래 가격을 말합니다. 비교 가능한 실제 사례를 찾기 어려워 유사 사례에 의존할 때는 단순히 거래 당시에 기대할 수 있었던 최선의 가격으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유사 사례와 당해 거래 사이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 조건 등의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정상가격을 추단해야 합니다.
2. '부당성'의 규범적 평가: 공정거래법 제23조의2가 금지하는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에 해당하려면, 단순히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인지 여부를 넘어, 그 행위를 통해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이 '부당'한지에 대한 규범적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기서 '부당성'은 시장 경쟁 제한이나 경제력 집중으로 인한 공정 거래 저해 우려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행위 주체와 객체 및 특수관계인의 관계, 행위의 목적과 의도, 경위와 당시 행위 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이익 제공 행위의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해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합니다. 이러한 '부당성'은 시정명령 등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공정거래위원회)가 증명해야 합니다.
3. 입법 취지: 2013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기존 부당지원행위 규정(구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7호)이 완화되었고, 공정한 거래 저해 여부가 아닌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위법성을 판단하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2가 신설되었습니다. 이는 변칙적인 부의 세대 간 이전 등을 통한 소유 집중의 우려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위함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여 대응할 수 있습니다.

• '정상가격'의 입증 중요성: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인 '정상가격'은 특수관계가 없는 독립된 자 간의 거래가격을 의미합니다. 유사한 사례가 없을 경우 단순히 가장 좋은 가격으로 추단하기보다는, 당해 거래와 비교하기에 적합한 유사 사례를 선정하고 거래조건 차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정상가격을 추단하는 과정을 명확히 준비해야 합니다.
• 거래의 합리성 소명: 거래가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사업의 효율성 증대, 매출 증대, 시장 경쟁 대응, 비용 절감 등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나 사업상 필요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이때, 당시의 경제적 상황이나 시장 상황 변화(예: 물가 인상, 인건비 상승 등)가 거래 조건에 영향을 미쳤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부당성' 판단 기준 이해: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에서의 '부당성'은 단순히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가 아니라, 변칙적인 부의 이전 등을 통하여 대기업집단의 특수관계인을 중심으로 경제력 집중이 유지·심화될 우려가 있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거래의 규모,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되는 이익의 규모, 이익 제공 행위의 기간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경제력 집중 심화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 이익 규모의 미미성 주장: 특수관계인에게 귀속된 이익의 규모가 전체 거래액이나 해당 회사의 총 매출액, 당기순이익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미미한 경우, 이를 통해 경제력 집중을 도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
• 세무적 문제 고려: 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 가능성 등 세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음이 입증된다면, 이는 거래의 합리적인 이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전체 계약의 맥락 고려: 특정 항목의 거래 조건만을 떼어내어 판단하기보다는, 전체 계약에서 해당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거나 전체 계약의 다른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전체 거래의 실질을 왜곡하지 않는 범위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