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지구 아파트 중도금 후불제 담합 의혹 사건

이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식회사 등 여러 회사들이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에서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공동으로 실시하여 부당한 공동행위를 했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처분에 대해, 해당 회사들이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중도금 이자 후불제에 대한 합의 추정은 복멸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아파트 분양가 책정에서의 외형상 일치는 인정되지 않았고, 과징금 산정 시 공동사업 약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 공동행위로 판단되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처분을 받은 회사들 중 하나입니다.
• 피고 공정거래위원회: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에서 부당 공동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고 주식회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내 여러 건설 및 분양 회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 시 일률적으로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실시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회사들이 가격 경쟁을 제한할 목적으로 담합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회사들은 자신들의 중도금 이자 후불제 시행이 독자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며, 분양가도 담합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이자 후불제 시행이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개별 회사의 독자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인지 여부입니다.
2. 부당한 공동행위를 판단하는 전제가 되는 '관련 시장'을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 및 특정 지구(동백지구)로 획정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3. 아파트 분양가 책정에서 '외형상 일치'가 없었으므로 부당한 공동행위 합의 추정을 깨뜨릴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4.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산정 시 원고 회사의 공동사업 약정 등 관련 사정을 적절히 고려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원고 주식회사의 상고와 피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심 법원의 판결이 대체로 옳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대법원은 원고 회사들의 중도금 이자 후불제 실시가 독립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라기보다는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 추정을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원고 측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또한, 관련 시장을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 및 '동백지구'로 획정한 원심의 판단 역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아파트 최종 분양가에서 '외형상 일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담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을 산정하면서 원고의 자회사와 지분 관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 원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5항 (구 법률): 이 조항은 2개 이상의 사업자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고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경우, 해당 사업자들이 공동행위를 할 것을 합의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추정은 복멸될 수 있으며, 법원은 합의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사정을 판단함에 있어 당해 상품 거래 시장의 특성, 상품의 속성, 유통 및 가격결정 구조,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제반 내·외부적 영향, 각 업체의 시장 지위, 가격 변화가 영업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 사업자의 개별적 사업 여건에 비추어 본 경영 판단의 정당성, 사업자 간 직접적 의사교환 실태, 우연의 일치 개연성, 가격 모방 경험, 법 위반 전력, 당시의 경제정책적 배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2. 관련 시장 획정에 관한 법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부당 공동행위 판단의 전제로서 관련 시장을 획정할 때에는 거래 대상인 상품의 기능 및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 가능성에 대한 인식 및 관련 경영 의사결정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규 분양 아파트의 특성과 기존 아파트와의 비대체성, 그리고 특정 지구(동백지구)의 대규모 택지개발 특성을 고려하여 관련 상품 시장을 '신규 분양 아파트 시장'으로, 지리적 시장을 '동백지구'로 획정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3. 과징금 산정 및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때에는 관련 법규에 따라 그 산정 기준과 방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과징금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당연히 참작해야 할 사유를 간과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회사가 자회사와 공동사업 약정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음에도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산정 시 자회사의 지분비율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부당한 공동행위 판단 요소: 여러 사업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행위를 하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담합은 아닙니다. 시장의 특성과 현황, 상품의 속성, 유통 및 가격 결정 구조, 각 사업자의 시장 지위, 경영 판단의 정당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독립적인 경영 판단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2. 합의 추정의 복멸: 공정거래 관련 법률은 특정 정황이 존재할 때 부당한 공동행위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정을 뒤집기 위해서는 우연의 일치 가능성, 개별 사업자의 합리적인 경영 판단 근거 등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3. 관련 시장 획정의 중요성: 담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관련 시장'의 범위 설정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상품의 기능과 효용의 유사성, 구매자들의 대체 가능성 인식, 지리적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됩니다.
4. 과징금 산정의 적정성: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 처분은 위반 행위의 경중과 사업자의 상황 등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공동 사업 약정, 자회사와의 관계 등 과징금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관련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대로 참작했는지 확인하고,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