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시설 설계내역서 용역비 및 철구조물 제작 손해배상 청구 사건

환경오염방지시설 설계 및 시공업을 하는 주식회사 A는 폐수처리시설 소유주 B로부터 시설 이설 및 설치 공사 설계내역서 작성을 의뢰받았습니다. 주식회사 A는 설계내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이후 철구조물 제작에 착수하였으나, B는 다른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설계내역서 작성 용역 대금과 철구조물 제작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설계내역서 작성 용역 계약은 인정하여 용역 대금 19,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지만, 철구조물 제작 계약은 성립되지 않았다고 보아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경주시에서 환경오염방지시설의 설계 및 시공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 B: 경북 영덕군 소재 공장과 폐수처리시설을 소유한 공장주입니다.
• F: B의 남편으로 공장을 실제 운영하며 B를 대리하여 주식회사 A와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B가 소유한 공장과 폐수처리시설이 영덕군 도시계획도로에 편입되어 수용됨에 따라, B는 영덕군으로부터 보상금을 지급받고 기존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겨 설치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B의 남편 F은 2021년 8월 4일 원고 주식회사 A에게 폐수처리시설 이설 및 설치 공사에 대한 설계내역서 작성을 의뢰했고, 영덕군에 보상금 산정을 위한 견적업체로 원고를 추천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총 공사비 253,830,500원 상당이 예상되는 설계내역서를 작성하여 영덕군에 제출했고, 영덕군은 여러 견적을 검토한 후 B에게 폐수처리시설 관련 보상금으로 총 208,000,000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주식회사 A는 B와의 구두 합의에 따라 철구조물 제작에 착수하여 일부 부품을 미리 인도하고 철구조물을 제작 완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1월 20일경 B가 갑자기 타 업체와 계약했다고 통보하면서 주식회사 A가 제작한 철구조물의 인도 및 설치를 거절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설계내역서 작성에 대한 용역대금 19,000,000원과 철구조물 제작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11,000,000원 등 총 30,000,000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식회사 A와 B 사이에 폐수처리시설 설계내역서 작성에 관한 용역계약이 성립되었는지 여부와 그 용역대금 액수입니다. 둘째, 주식회사 A와 B 사이에 철구조물 제작 및 설치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주식회사 A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B에게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주식회사 A와 B 사이에 설계내역서 작성에 관한 용역계약이 성립되었다고 인정하여, B는 주식회사 A에게 용역대금 19,000,000원과 이에 대한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년 7월 15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 철구조물 제작 및 설치에 관한 계약은 양 당사자 사이에 확정적으로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주식회사 A의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3. 피고 B와 원고 주식회사 A의 항소와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의 용역대금 부분이 피고에게 불리하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손해배상 부분은 1심과 결론이 같으므로 원고의 부대항소를 기각한 것입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주식회사 A는 폐수처리시설 설계내역서 작성에 대한 용역대금 19,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받게 되었으나, 철구조물 제작 착수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배상을 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계약의 성립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1.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 구두 계약도 효력이 있을 수 있지만, 분쟁 발생 시 계약 내용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용역의 범위, 대금, 기한 등 핵심 사항들을 서면으로 명확히 작성하고 양 당사자가 서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2. 용역 대금 합의 명확화: 설계내역서 작성과 같은 용역은 비용 산정이 복잡할 수 있습니다. 계약 시 용역 대금을 명확히 정하고, 만약 확정하기 어렵다면 산정 기준(예: 공사비의 일정 비율, 실비 정산 방식 등)이라도 구체적으로 합의해두어야 합니다. '실비'라는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크므로, 어떤 비용까지 포함되는지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3. 계약 교섭 단계에서의 주의: 계약이 최종적으로 체결되기 전, 단순히 '견적'이나 '제안' 단계에서 상대방의 요청이 있더라도 성급하게 실제 업무(예: 철구조물 제작)에 착수하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만약 착수해야 할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해당 작업에 대한 별도의 계약이나 비용 지급에 대한 명확한 합의를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상소)하는 경우, 항소심에서는 항소인이 주장한 범위 내에서만 심리하게 됩니다. 원칙적으로 항소인에게 불리하게 1심 판결을 변경할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므로, 항소 여부와 그 주장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