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법인세 과세 분쟁 판결

대기업 A는 세무조사 후 거액의 법인세를 부과받았고, 이 중 2005년도 법인세 부과처분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이전에 이루어져 절차적 위법이 있다는 주장과 함께 무효 확인 및 취소를 구했습니다. 또한, 공사 지연으로 인한 수급인들에 대한 지체상금 면제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또는 접대비에 해당하여 과세된 부분과, 2006년부터 2008년까지 부과된 가산세의 산출근거 미기재로 인한 위법성을 다퉜습니다. 법원은 2005년도 법인세 부과처분은 제척기간 임박으로 인한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보았고, 해당 취소 청구는 전심절차 기간을 도과하여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2006년, 2007년, 2008년 귀속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가산세 부분에 대해서는 납세고지서에 산출근거가 명확히 기재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일부 취소했습니다. 지체상금 면제에 대해서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면제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며, 비특수관계인에 대한 면제는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제선, 제강 및 압연재 생산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 원고
• B 세무서장: 주식회사 A에 대해 법인세 부과처분을 한 세무 당국 피고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1968년 설립되어 제선, 제강 및 압연재 생산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입니다. 2010년 6월부터 11월까지 대구지방국세청은 주식회사 A에 대한 20052009 사업연도 법인세 정기세무조사를 실시했고, 약 849억 원의 법인세 과세예고통지를 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0년 12월 29일 국세청에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국세부과 제척기간 만료일이 임박했다는 이유로 국세청의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나오기 전인 2011년 3월 21일, B 세무서장은 2005 사업연도 법인세 20,820,170,520원(가산세 포함)을 먼저 부과했습니다. 이후 2012년 2월 6일 국세청의 과세전적부심사 결정이 나오면서 일부 항목이 채택되었고, 그 결과 2005년 법인세 중 5,884,163,742원이 환급되었습니다. 이어서 B 세무서장은 2012년 3월 2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취지에 따라 20062008 사업연도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부과처분들에 불복하여 2012년 5월 11일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조세심판원은 2014년 10월 8일, 2005년 법인세 부과처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청구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각하했고,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2005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전 부과된 점을 들어 무효 확인 및 일부 취소를, 2006~2008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지체상금 면제 관련 과세 및 가산세 부과 방식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이전에 부과된 2005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의 절차적 위법성 여부 및 그 효력 (무효 또는 취소 가능성).
2. 2005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 시, 전심절차(심판청구) 기간 준수 여부 및 그 적법성.
3. 대규모 공사 지연에 따른 특수관계인 및 비특수관계인 수급인에 대한 지체상금 면제 행위가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거나 접대비로 볼 수 있는지 여부.
4. 2006~2008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가산세 부과 시, 납세고지서에 가산세의 종류와 산출근거가 명확히 기재되지 않은 절차적 위법성 여부.
5. 증액경정처분 시 가산세 불복 범위가 증액된 세액 범위 내로 제한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2005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 (주위적 청구)​: 법원은 피고가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이전에 2005년 법인세 20,820,170,52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한 처분에 대해, 국세부과 제척기간 만료일이 3개월 이하로 임박한 경우에 해당하여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허용되지 않는 예외 사유와 동일하게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4항 단서 조항에 따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전이라도 과세처분이 가능하다고 보아, 이 처분은 절차적 위법성이 없으므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무효 확인)를 기각했습니다.
2. 2005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 (예비적 청구)​: 원고는 2005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8,886,847,641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국세기본법상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납세고지서 수령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를 적용했습니다. 원고는 2005년 법인세 납세고지서를 2011년 3월 22일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90일이 훨씬 지난 2012년 5월 11일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이는 청구기간을 도과한 부적법한 심판청구로 보아, 적법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의 예비적 청구(일부 취소)를 각하했습니다.
3. 2006 사업연도 법인세 부과처분 중 지체상금 면제 관련:
   • 지체상금 채권 발생 여부: 원고가 소장에서 '파업으로 공사가 지체되었고, 지체상금 면제 사유를 고려하지 않을 때 수급인들로부터 받아야 할 지체상금액이 97억 2,700만 원으로 산정되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재판상 자백이 성립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공기 연장 주장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건설노조 파업은 불가항력 또는 수급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특수관계자에 대한 지체상금 면제 (8,835,375,832원)​: 원고의 특수관계인인 P건설 등 3개 법인에 대한 지체상금 면제 비율이 전체 면제액의 90.8%에 달하는 점, 경영상 판단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조세부담 감소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이에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에 따른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 피고의 익금산입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 비특수관계자에 대한 지체상금 면제 (892,356,453원)​: 법원은 원고가 비특수관계인 수급인들에게 지체상금을 면제한 행위를 채권의 임의 포기로 보았고, 사업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구 법인세법 제25조 제5항에 규정된 '접대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채무자의 부도 등으로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일부를 불가피하게 포기한 경우 등 대손금으로 손금산입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보아 피고의 접대비 한도 초과 익금산입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 원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4. 2006년 내지 2008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각 가산세 부과처분 부분:
   • 가산세 납세고지서의 위법성: 2006년, 2007년, 2008년 법인세 납세고지서에 가산세 총 합계액만 기재되어 있을 뿐, 가산세의 구체적인 내역과 산출근거가 명시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었습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2010두12347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따라 납세고지서에 본세와 가산세, 그리고 여러 종류의 가산세를 함께 부과할 때 각각의 세액과 산출근거 등을 구분하여 명확히 기재해야 하는 원칙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중대하다고 보았습니다.
   • 2006년 법인세 가산세 불복 가능 범위: 2006년 법인세의 가산세는 이미 5차 경정처분에서 7,151,044,588원이 결정되었고, 2006년 법인세 부과처분(6차 경정처분)에서 추가 고지된 가산세는 592,930,306원이었습니다. 법원은 증액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불복할 수 있는 범위는 증액경정된 세액의 범위 내로 제한된다는 법리에 따라, 2006년 가산세는 증액된 592,930,306원 부분에 대해서만 불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 결정: 2006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가산세 592,930,306원 부분, 2007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가산세 219,145,697원 부분, 2008년 법인세 부과처분 중 가산세 1,369,176,281원 부분은 납세고지서 기재 하자로 인해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9/10, 피고가 1/10을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과세전적부심사 제도와 국세 부과 제척기간의 관계, 세금 불복 절차의 중요성, 특수관계인 거래에 대한 부당행위계산 부인 적용, 비특수관계인에 대한 채무 면제의 세법상 처리(접대비), 그리고 가산세 부과 고지 시 절차적 적법성 요건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원고는 2005년 법인세 본세 부과처분의 취소는 물론 해당 연도 지체상금 관련 본세 부과처분도 다투는 데 실패했으나, 2006~2008년도 가산세 부과 방식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받아 일부 가산세 부과처분을 취소시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세기본법상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세무조사 결과 통지 등)​: 세무서장 등은 세무조사 결과를 납세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통지 내용에 이의가 있는 납세자는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국세기본법 시행령 제63조의14 제4항: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받은 세무서장 등은 원칙적으로 그 결정이 있을 때까지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결정을 유보해야 합니다.
   • 예외 사유: 다만, 국세기본법 제81조의15 제2항 제3호에 따라 '세무조사 결과 통지 및 과세예고 통지를 하는 날부터 국세부과 제척기간의 만료일까지의 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에는 과세전적부심사 청구가 허용되지 않거나, 본 판결에서처럼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전이라도 과세처분을 할 수 있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는 조세 부과 제척기간이 만료되어 과세 기회를 상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2. 국세기본법상 행정소송의 필요적 전치주의:
   • 국세기본법 제56조 제2항, 제68조 제1항: 국세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은 국세기본법에 따른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와 그 결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제기할 수 없습니다 (필요적 전치주의).
   • 청구기간: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처분 통지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도과하면 전심절차를 적법하게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본안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게 됩니다.
3.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 구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납세지 관할세무서장 등은 내국법인의 행위 또는 소득금액의 계산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인해 그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법인의 행위나 소득금액 계산에 관계없이 법인의 각 사업연도 소득금액을 재계산할 수 있습니다.
   •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인정되는 여러 유형의 행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채무 면제 행위 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 경제적 합리성 판단: 부당행위계산 부인 적용 여부는 거래행위가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상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규모 지체상금 면제 행위가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4. 법인세법상 접대비와 채권 포기:
   • 구 법인세법 제25조 제5항: '접대비'는 접대 및 교제비, 사례금 등 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법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지출한 유사한 성질의 비용을 말하며,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은 손금(비용)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 법인세법 기본통칙 34-62…5 (약정에 의한 채권포기액의 대손처리)​: 약정에 의해 채권을 포기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대손금으로 보지 않고 기부금 또는 접대비로 봅니다. 다만, 특수관계자 외의 자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채권 중 채무자의 부도 등으로 장래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를 포기한 경우 등 객관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손금에 산입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비특수관계인에 대한 지체상금 전액 면제가 이러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접대비로 판단했습니다.
5. 가산세 부과 고지 방식의 적법성:
   • 대법원 2010두12347 전원합의체 판결 등: 하나의 납세고지서에 본세와 가산세를 함께 부과할 때, 또는 여러 종류의 가산세를 함께 부과할 때에는 납세고지서에 본세와 가산세 각각의 세액과 산출근거 등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이는 납세의무자가 각 과세처분의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해당 가산세 부과처분은 위법합니다.
6. 증액경정처분과 불복 범위:
   • 구 국세기본법 제22조의2 제1항: 세법 규정에 따라 당초 확정된 세액을 증가시키는 경정처분(증액경정처분)이 있더라도 당초 확정된 세액에 관한 권리·의무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이는 불복기간 경과 등으로 다툴 수 없게 된 당초 세액에 대한 불복을 제한하려는 것으로, 증액경정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에서는 증액된 세액의 범위 내에서만 취소를 구할 수 있다고 해석됩니다.

참고 사항

1. 세금 불복 절차 및 기간 엄수: 세금 부과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과세전적부심사, 심사청구 또는 심판청구 등 정해진 불복 절차와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특히 국세기본법상 심판청구는 처분이 있음을 안 날(고지서 수령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 '필요적 전치주의'가 적용되므로, 기간을 놓치면 본안 판단 기회를 상실할 수 있습니다.
2. 과세전적부심사 제도 활용: 세무조사 결과 통지나 과세예고 통지를 받았다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하여 본 과세처분 전에 자신의 주장을 피력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국세 부과 제척기간이 3개월 이내로 임박한 경우에는 과세전적부심사 결정 전이라도 과세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3.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특수관계인(예: 자회사, 계열사)과의 거래에서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하거나 채권을 면제하는 등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될 때 과세 당국이 이를 부인하고 소득금액을 재계산할 수 있는 제도이므로,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시에는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었는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4. 채권 포기와 접대비: 비록 특수관계인이 아니더라도, 채무자의 부도 등 회수 불가능한 객관적인 사유 없이 임의로 채권을 포기하거나 면제하는 행위는 '접대비'로 간주되어 손금(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과세될 수 있습니다. 대손금으로 인정받으려면 채무자의 부도 발생 등 회수가 불확실하다는 객관적인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5. 가산세 고지 방식의 중요성: 세무 당국이 가산세를 부과할 때에는 납세고지서에 본세와 가산세를 구분하고, 가산세의 종류별 세액과 그 산출근거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재 의무를 위반하여 합계액만 기재하는 등 불분명하게 고지할 경우, 해당 가산세 부과처분은 절차적 위법성을 이유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6. 증액경정처분 시 불복 범위: 기존 세액에 대한 증액 경정처분이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불복할 수 있는 세액은 증액된 부분에 한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 확정된 세액에 대해 불복 기간이 경과했다면, 증액된 부분에 대해서만 다툴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