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용역 직원, 원청 회사로부터 직접고용 의무 위반으로 손해 배상받은 판결

원고들은 경비용역업체 소속으로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경비 및 소방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피고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내렸고,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들과 6개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자회사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와의 관계가 불법파견에 해당하며, 피고가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고 차별적 처우를 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 근로자지위 확인, 퇴직금 등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자파견관계'가 존재했음을 인정하고, 피고가 직접고용 의무를 불이행한 책임을 물어 원고들에게 임금 차액 상당액을 손해배상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다만, 피고가 자회사를 통해 원고들을 고용한 것을 직접고용 의무 이행으로 보아 근로자지위 확인 및 고용의사표시 청구는 각하되었고, 퇴직금 청구는 피고와의 계속 근로기간 1년 미만을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피고 회사의 공장에서 경비 및 소방 업무를 수행한 경비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입니다.
• 피고 C 주식회사: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하며, 원고들이 근무한 공장의 운영 주체입니다.
• 주식회사 E, 주식회사 F (소외 회사): 피고와 경비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들을 피고 공장에 배치한 용역업체입니다.
• G 유한회사: 피고가 설립한 자회사로, 2021년 7월 1일 원고들을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C 주식회사의 석유화학공장에서 경비용역 업체 E, F 소속으로 '비상대응팀 방호상황실'에서 근무하던 원고 A, B는 2008년 12월 1일경부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주된 경비 및 보안 업무 외에 피고의 소방 업무(1선 비상요원)도 수행했으며, 피고 소속 직원들과 함께 4개조 3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매일 피고 소속 방호담당 직원의 주관 하에 회의를 하고 업무 지시를 받았으며, 업무일지를 통해 보고 및 인수인계를 철저히 했습니다. 2020년 9월 10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의 근로감독 결과, 2020년 11월 16일 원고들을 포함한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습니다. 피고는 시정지시에 따라 2021년 1월 1일 원고들과 6개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2021년 7월 1일 자회사 G을 통해 원고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와의 관계가 불법파견이며, 피고가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차별적 처우를 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의 실제 근로관계가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 피고 회사가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불이행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 있다면 그 손해배상액의 범위는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 피고 회사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고용한 것이 직접고용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 직접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몇 년으로 적용되는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청구'와 '고용의사표시청구'는 각각 각하되었습니다.
• 피고는 원고 A에게 52,263,734원, 원고 B에게 52,254,920원 및 위 각 금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지연손해금 기산일부터 2024년 8월 28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해야 합니다.
•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차별적 처우로 인한 손해배상, 퇴직금 청구 등)는 기각되었습니다.
• 소송 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 50%는 피고가 부담해야 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이 경비용역업체 소속이었지만, 실제로는 피고 회사의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해 근로를 제공했고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부담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원고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손해배상액은 원고들이 피고의 '생산기술직 급여 규정'에 따라 직접 고용되었더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 받은 임금의 차액으로 산정되었습니다. 다만, 피고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원고들을 채용한 것을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아, 이미 근로관계가 변경되었다고 판단하여 근로자지위확인 및 고용의사표시 청구는 각하되었습니다. 또한, 퇴직금 청구는 개정 파견법이 적용되어 직접고용 관계가 간주되지 않으므로, 피고와의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점을 고려하여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제2조 제1호 (근로자파견의 정의): 이 조항은 '근로자파견'을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보다는 사용사업주의 구속력 있는 지시 여부, 사용사업주 사업에 실질적 편입 여부, 원고용주의 독자적 노무관리 권한 행사 여부, 업무의 전문성 및 구별성, 원고용주의 독립적 기업조직·설비 구비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자파견관계가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 위반 시 직접고용 의무): 파견 대상 업무가 아닌 업무에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수행한 경비업무는 경비업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경비업무에 해당하여 파견 대상 업무에서 제외되므로, 피고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2012년 8월 2일 시행일 기준).
•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 (파견기간 제한 위반 시 직접고용 의무):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습니다. 원고들이 2008년 12월 1일부터 파견근로를 시작하여 2년이 경과한 2010년 12월 1일부터 피고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피고는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불이행함으로써 원고들에게 직접 고용되었더라면 받았을 임금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었습니다.
•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직접고용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직접 고용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 근로자 중 동종 또는 유사 업무 수행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따르고, 없는 경우 기존 근로조건보다 저하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과 동종 또는 유사 업무 근로자가 없다고 판단되어, 피고 회사의 '생산기술직 급여 규정'이 원고들에게 합리적인 근로조건으로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퇴직금 지급 요건): 계속 근로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개정 파견법이 적용되어 피고와의 직접고용 관계가 법원 판결 확정 시점에 형성되므로, 피고와의 계속 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원고들에게는 퇴직금 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소멸시효 (일반채권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직접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파견법상 의무 불이행의 효과로서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며, 임금채권에 적용되는 3년의 소멸시효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분들은 다음 사항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용역(도급) 계약 형태로 근무하더라도, 실제 업무 내용과 지휘·감독의 실질이 중요합니다. 계약서상의 명칭과 다르게 원청(사용사업주)의 구속력 있는 지휘·명령을 받거나 원청 업무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있다면 '불법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제 근로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는 법원의 판단 경향입니다.
• 불법파견이 인정되면 원청(사용사업주)은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청은 해당 기간 동안 근로자가 직접 고용되었더라면 받았을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해야 합니다.
• 직접고용 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는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불법파견이 의심되는 경우, 시효가 만료되기 전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용사업주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파견근로자를 고용하는 경우, 이는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회사로의 채용 제안을 받을 경우, 해당 자회사와의 고용 계약 내용 및 근로조건(임금, 복리후생 등)이 기존 파견근로 당시보다 불리하지 않은지, 그리고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 파견법의 개정 시점에 따라 '직접고용간주' 규정(2년 초과 시 자동 직접고용으로 간주)이 아닌 '직접고용 의무' 규정(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할 의무만 발생)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직접고용 의무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 법원의 판결 확정이나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비로소 직접고용 관계가 형성되므로, 퇴직금 등은 실제 직접고용된 기간을 기준으로 산정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 임금 차액 상당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사용사업주 내에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조건 체계(직군별 임금체계)와 파견법의 입법 목적, 공평의 관념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정하였을 근로조건을 법원이 판단하여 적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