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주식 증여 후 증여세 환급 거부 사건

F 주식의 대표이사인 E은 배우자 A와 자녀들 B, C, D에게 본인 소유의 F 주식을 증여했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따라 증여세를 신고 및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약 7개월 후, 원고들은 이 주식 증여 계약이 취소되었다며 납부한 증여세의 환급(경정청구)을 요청했습니다. 피고인 서광주세무서장은 주식 증여 취소 계약서가 임의로 작성되었고, 증여세 신고 기한이 3개월 이상 경과했으며, 반환 시기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 심판청구를 거쳐 E을 상대로 주식 증여계약 무효확인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의 강제조정으로 증여계약이 무효임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기존의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E의 배우자), B, C, D (E의 자녀들). F 주식을 E로부터 증여받았다고 신고했다가 취소를 주장하며 증여세 환급을 청구했습니다. 미성년자인 D는 법정대리인인 부 E와 모 A가 소송을 대리했습니다.
• 피고: 서광주세무서장. 원고들의 증여세 경정청구를 거부한 세무 당국입니다.
• E: 주식회사 F의 대표이사로, 원고 A의 배우자이자 원고 B, C, D의 아버지입니다. 원고들에게 F 주식을 증여한 장본인입니다.
• 주식회사 F: E이 대표이사였던 회사로, 이 사건 주식 증여의 대상이 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E이 주식회사 F의 발행 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던 중,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해당 주식을 증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원고들(배우자 및 자녀들)은 2020년 3월 30일 이 주식 증여를 신고하고 증여세 12억 9천여만원을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약 7개월 뒤인 2020년 11월 2일, 원고들은 피고인 서광주세무서장에게 당초 증여 계약이 취소되었다며 이미 납부한 증여세의 환급(경정청구)을 요청했습니다. 피고는 증여 취소 계약서의 임의 작성 가능성, 증여세 신고 기한 경과 등의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과 조세심판원 심판청구를 모두 제기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2021년 7월 5일 E을 상대로 주식 증여 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민사소송은 법원의 강제조정으로 증여 계약이 무효임이 확정되었지만, 피고는 여전히 당초 증여세 부과 처분이 적법하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원고들은 이 사건 증여세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이 사건 주식 증여 계약의 유효성 여부와 증여세 납세의무 성립 여부, 특히 미성년자 D에 대한 증여가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증여 계약 취소가 세법상 유효하게 인정되어 이미 납부한 증여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
3. 민사소송의 강제조정 결정으로 증여계약이 무효로 확인된 것이 증여세 부과 처분의 적법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4.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재산 반환 시 증여세 비과세 규정의 적용 가능성.
5.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을 실제로 인도받거나 주주로서의 권리를 취득하였는지 여부.
6.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E이 원고들에게 F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부과할 수 없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서광주세무서장의 증여세경정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들이 당초 E으로부터 F 주식을 증여받았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증여계약의 무효 사유나 증여 취소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첫째, 원고들이 제출한 주식 증여계약서는 처분문서로서 그 내용이 진정하게 성립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의 인감도장 날인 및 인감증명서 첨부 사실을 원고 A 스스로 인정했으며, 원고 B, C은 아버지 E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증여에 묵시적으로 동의하거나 추인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둘째, 미성년자인 원고 D에 대한 증여는 민법 제921조의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자녀에게 이익만을 주는 행위로서 친권자가 대리하더라도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원고들이 2020년 3월 증여세를 신고하고 5월에 납부했으며, 8~9월에는 주식평가서까지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11월에 제출된 '증여취소 계약서'는 실제 취소 시점보다 늦게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넷째, 관련 민사소송의 강제조정 결정으로 증여계약이 무효로 확인되었지만, 이는 이미 유효하게 성립한 증여계약에 대한 일종의 '합의해제'로 보아야 하며, 국가의 구체적인 조세채권이 이미 적법하게 성립한 후에는 이러한 민사소송의 결과만으로 증여세 부과 처분의 적법성을 다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섯째,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재산을 증여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반환해야 추가 증여세 부담 없이 합의해제가 가능한데, 원고들은 이 기간이 지난 후에야 경정청구 및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므로 조세회피 의도가 의심된다고 보았습니다. 여섯째, 주권발행 전 주식의 양도는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하며, 주주명부 명의개서는 대항요건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은 2020년 2월 10일 사실상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지위를 취득했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E이 원고들에게 F 주식을 명의신탁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조세법상 입증책임 원칙: 일반적으로 세금 부과 취소 소송에서 과세 요건 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세무 당국(과세권자)에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사실이 경험칙상 추정되는 경우, 납세자(원고)가 그 추정을 뒤집을 만한 구체적인 반증을 제시하지 못하면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증여세를 신고 및 납부했던 사실이 증여가 있었음을 추정하게 했습니다.
2. 처분문서의 증명력: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4다60065 판결 등)에 따르면, 증여계약서와 같이 당사자의 법률행위 내용을 담은 '처분문서'는 그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합니다. 원고들이 제출했던 증여계약서가 진정하게 작성되었다고 법원이 판단함으로써 증여 사실을 인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민법 제921조 (이해상반행위)​: 친권자가 자녀를 대리하여 법률행위를 할 때, 친권자와 자녀의 이해가 상충하는 행위(이해상반행위)의 경우 친권 행사를 제한하기 위해 특별대리인을 선임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대법원 1981. 10. 13. 선고 81다649 판결)에 따르면,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이익만을 주는 행위'(예: 증여)는 친권자와 자녀 사이에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로 보지 않으므로, 친권자가 직접 대리하여도 유효합니다. 이 사건에서 미성년 자녀 D에 대한 E의 주식 증여가 유효하다고 판단된 근거입니다.
4.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조 제4항 (증여재산 반환 시 증여세 비과세 요건)​: 이 규정은 수증자가 증여받은 재산을 당사자 합의에 따라 증여세 과세표준 신고 기한(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 지난 후 3개월 이내(즉, 증여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는 경우, 그 반환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원고들은 이 6개월 기간을 넘겨 경정청구를 했기 때문에 해당 규정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5.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1항 및 시행령 제24조 제2항 (증여재산의 평가기준일 및 주식 취득 시기)​: 증여세 부과 대상 재산의 가액은 증여일(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합니다. 주식의 경우 수증자가 배당금 지급이나 주주권 행사 등으로 주식을 인도받은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 날에 취득한 것으로 보거나, 인도받은 날이 불분명할 경우 주주명부에 명의개서한 날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주권 발행 전 주식의 양도가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한다는 상법 규정과 연계하여 원고들이 증여 계약 체결일인 2020년 2월 10일에 사실상 주주로서의 지위를 취득했다고 보았습니다.
6. 상법 제335조 제3항 및 제337조 제1항 (주권 발행 전 주식 양도 및 명의개서)​: 상법상 주권이 발행되기 전의 주식 양도는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경과하면 당사자의 의사표시만으로 효력이 발생합니다.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는 주식 양수인이 회사에 대하여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대항요건'일 뿐, 주식 양도의 효력 발생 요건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주주명부상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더라도 증여 효력이 인정될 수 있었습니다.
7. 실질과세의 원칙: 국세기본법 제14조에 따라,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등은 명의와 관계없이 그 실질적인 귀속자에게 과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러나 이 원칙을 적용하려면 명의자와 실질 소유자가 다름을 명확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명의신탁을 주장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증여 계약은 신중하게 체결하세요: 한 번 증여 계약을 맺고 증여세를 신고·납부하면, 나중에 이를 취소하거나 무효로 돌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계약 체결 전에 충분히 고민하고 의사를 확인해야 합니다.
2. 증여 취소 및 반환 시기 준수: 세법상 증여재산을 증여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당초 증여에 대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3개월을 초과하고 6개월 이내에 반환하면, 그 반환 행위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이미 성립한 증여세 납세의무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3. 증여 취소 계약서는 신뢰성 있게 작성: 증여 취소 계약서 등의 증빙 서류는 실제 계약 취소 시점에 작성하고, 그 내용과 시기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예: 금융거래 기록, 제3자 증언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후에 임의로 작성된 것으로 의심받을 경우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는 유효할 수 있음: 미성년자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행위는 통상 미성년자에게 이익이 되는 행위이므로, 친권자가 대리하여 증여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이해상반행위'로 보지 않고 유효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5. 민사소송의 결과가 세금에 미치는 영향: 민사소송에서 증여 계약의 무효나 취소가 확인되더라도, 세법상 이미 성립한 조세채권에 반드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세금 문제는 민사법과 별개로 세법의 규정에 따라 판단될 수 있습니다.
6. 주권 발행 전 주식 증여: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라도 당사자 간 증여 의사의 합치가 있으면 효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주명부상의 명의개서는 회사에 대한 주주권 행사의 대항요건일 뿐 증여의 효력 발생 요건은 아닙니다.
7. 명의신탁 주장 입증의 어려움: 재산의 실질적인 소유자가 명의자와 다르다고 주장하며 명의신탁을 인정받으려면, 명의신탁 약정의 존재와 실질적 소유 관계를 명확히 입증할 수 있는 강력하고 객관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가족 관계만으로는 인정받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