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피하려 구속 직전 재산을 친족에게 넘긴 계약 취소 사건

채무자 D가 형사 사건으로 구속되기 직전 및 구속 당일에 자신의 자매인 피고 C에게 여러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계약을 체결하여 재산을 이전했습니다. 이에 채무자 D의 채권자인 원고 A는 이러한 계약이 채무자 D의 재산을 은닉하여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하는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계약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 선의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채무자 D가 계약 당시 채무초과 상태였다고 판단하여 원고 A의 주장을 인용하고 피고 C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채무자 D에게 채권을 가진 채권자이자 사해행위 취소를 청구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C: 채무자 D의 자매이자 채무자 D로부터 부동산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계약을 통해 재산을 이전받은 당사자입니다.
• D: 원고 A에게 채무가 있는 채무자이자 피고 C에게 재산을 이전한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채무자 D는 형사 사건으로 구속될 상황에 처하자 자신의 자매인 피고 C와 상의하여 2017년 11월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여러 부동산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계약을 맺고 소유권을 이전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채무자 D가 원고 A를 비롯한 다른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산을 빼돌려 채권자들이 채무를 변제받기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이에 원고 A는 채무자 D의 이러한 재산 이전 행위가 민법상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해당 계약들을 취소하고 피고 C에게 이전된 재산을 원상회복하거나 그 가액을 배상할 것을 법원에 청구했습니다. 피고 C는 자신은 D의 구체적인 채무 관계를 알지 못했고 과거부터 D에게 빌려준 돈을 담보로 잡거나 이미 매수하기로 합의된 부동산을 뒤늦게 등기한 것뿐이므로 선의의 당사자라고 주장하며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채무자 D가 구속 직전 및 구속 당일에 자매인 피고 C에게 재산을 이전한 행위가 채권자들의 채권 회수를 어렵게 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재산을 이전받은 피고 C가 채무자 D의 이러한 행위가 채권자들을 해치는 행위임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선의' 주장이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3. 계약 당시 채무자 D가 자신의 채무가 적극재산을 초과하는 '채무초과' 상태였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 C의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 법원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C가 채무자 D의 재산 이전 행위 당시 '선의'였다는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하며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채무자 D가 구속 직전 및 당일인 2017년 11월 8일과 9일에 자매인 피고 C에게 재산을 이전한 점.
• 피고 C가 채무자 D의 경제적 어려움을 알고 있었으며 실제로 세금 등을 대신 납부해주기도 한 점.
• 피고 C가 2013년에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으나 2017년에 등기한 것은 단순한 지연이라고 주장했으나 등기부에는 '2017. 11. 9. 매매'로 기재되어 있고 피고 C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점.
• 설령 피고 C가 D에게 약 1억 4천 5백만 원을 빌려준 채권자라 할지라도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에게만 담보를 제공하여 다른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 담보를 감소시키는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역시 사해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 점.
• D의 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로 불기소 의견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민사상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볼 수 없는 점. 또한 법원은 채무자 D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이 더 많은 '채무초과' 상태였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C가 주장하는 적극재산 평가액 상향 조정이나 특정 채무 제외 주장은 객관적인 증거 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채무자 D의 재산 이전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며 피고 C가 악의였다고 보고 해당 근저당권 설정 및 매매 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C는 원고 A에게 2억 5천 1백 5십만 원 및 이에 대한 제1심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피고 C의 항소가 기각되었고 채무자 D와 피고 C 사이의 근저당권 설정 계약 및 매매 계약은 사해행위로 인정되어 취소되었습니다. 피고 C는 원고 A에게 일부 부동산에 대한 가액배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는 주로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다만,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이 조항은 채무자가 고의로 자신의 재산을 줄여 채권자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행위(사해행위)를 채권자가 취소시킬 수 있도록 하는 근거 조항입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A는 이 법조항에 근거하여 채무자 D와 피고 C 사이의 계약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 사해행위 소송에서의 증명책임: 판례는 사해행위취소 소송에서 '채무자의 악의'(채권자를 해할 의도)는 취소를 주장하는 채권자에게 증명책임이 있지만 '수익자 또는 전득자의 악의'(재산을 이전받은 피고 C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임을 알았다는 점)는 채권자가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자 또는 전득자 자신에게 '선의'라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고 명시합니다. 즉 피고 C는 자신이 이 계약이 사해행위임을 몰랐다는 것을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로 입증해야 했습니다.
• 채무초과 상태의 판단: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사해행위가 되려면 해당 행위로 인해 채무자의 채무가 자산을 초과하는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이미 채무초과 상태인 경우 그 초과액이 더 커져야 합니다. 법원은 계약 체결 당시 D의 적극재산(부동산, 예금 등)과 소극재산(채무, 보증금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D가 채무초과 상태였음을 인정했습니다.
• 공동담보 감소 원칙: 대법원 판례는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에게만 다른 채권자에 비하여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도록 담보를 제공하는 행위가 다른 일반 채권자의 공동 담보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그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는 피고 C가 D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였다고 할지라도 D의 채무초과 상태에서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담보 제공은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시기와 정황의 중요성: 채무자가 중대한 법적 문제(구속, 파산, 강제집행 등)에 직면하기 직전이나 직후에 재산을 처분하는 행위는 사해행위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에게 재산을 이전하는 경우 더욱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선의 입증 책임: 재산을 이전받은 당사자가 사해행위임을 몰랐다고 주장하려면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증거를 스스로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채무자나 수익자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는 선의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거래가 실제로 있었음을 증명하는 금융 거래 내역, 계약서, 적절한 시기의 대금 지급 증명 등이 필요합니다.
• 채무초과 상태 판단: 채무자의 재산 처분 행위가 사해행위로 인정되려면 해당 행위 당시 채무자의 총 재산(적극재산)보다 총 채무(소극재산)가 많았다는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경우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을 정확히 평가하고 증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특정 채권자에 대한 담보 제공: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만 담보를 제공하여 다른 일반 채권자들이 채무를 변제받을 수 있는 공동 담보를 줄이는 행위도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채무자의 채권자라 할지라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사해행위가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