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대우조선해양 직원들과 거제시 주민들은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특정 회사에 헐값으로 현물 출자한 계약이 공익을 해한다고 주장하며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했습니다. 감사원은 국가계약법이 적용되지 않는 금융기관의 투자 행위이며 법령 위반 사실 적시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감사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청구인들은 감사원의 기각 결정이 자신들의 청원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감사청구의 대상이었던 해당 주식 출자 계약이 유럽연합의 불승인으로 무산되었고, 산업은행이 새로운 인수 계약을 체결하여 더 이상 감사 대상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심판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수한 상황의 계약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최종적으로 청구인들의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각하했습니다.
한국산업은행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특정 회사에 수의계약 방식으로 현물 출자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직원 및 거제시 주민 310명은 해당 계약이 헐값 매각이며 공익에 반하고, 이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부당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며 2019년 5월 7일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감사원은 해당 계약에 국가계약법이 적용되지 않는 단순 금융기관의 투자 행위이며, 법령 위반이나 부패 행위의 구체적 사실 적시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19년 7월 9일 국민감사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청구인들은 감사원의 이러한 기각 결정이 자신들의 청원권과 알권리 등을 침해한다며 2019년 9월 18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한국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출자 계약에 대한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 기각 결정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청원권, 알권리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입니다. 또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당시 및 결정 당시 권리보호이익이 존재하는지 여부, 그리고 심판의 이익이 소멸된 경우라도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헌법재판소는 한국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출자 계약이 유럽연합의 불승인으로 무산되어 감사 대상 자체가 사라졌고, 이와 같은 특수한 상황의 계약이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청구인들의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되었다고 보고, 그들의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본안 판단 없이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했습니다.
본 사건은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를 바탕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헌법소원의 권리보호이익 원칙: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심판청구 당시뿐만 아니라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존재해야 한다고 봅니다(헌재 2016. 10. 27. 2014헌마626). 본 사건에서는 감사청구 대상이었던 한국산업은행과 특정 회사 간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출자 계약이 유럽연합의 불승인으로 무산되고 새로운 인수 계약이 체결되면서, 더 이상 이 사건 계약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실익이 없어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 인정: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소멸된 경우에도, 그러한 기본권 침해 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그에 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헌재 1997. 3. 27. 92헌마273, 헌재 2002. 7. 18. 2000헌마707 등).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본 사건의 한국산업은행 주식 현물 출자가 당시 어려웠던 조선산업 업황,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등 여러 정책적 사항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추진된 유일한 사례로 보아, 앞으로 유사한 방식의 계약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예외적인 심판의 이익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구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72조 제1항 (감사청구권): 이 조항은 19세 이상의 국민이 공공기관의 사무 처리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한 수 이상의 국민의 연서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청구인들은 한국산업은행의 주식 출자 계약이 이 조항의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로 인하여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감사청구를 제기했습니다.
구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1항 (감사실시의 결정): 이 조항은 국민감사청구된 사항에 대해서는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에서 감사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국민감사청구‧부패행위 신고 등 처리에 관한 규칙 제12조 (기각 사유): 이 규칙은 감사청구가 법 제72조 제1항에 해당하지 않거나, 감사청구서에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의 구체적인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경우, 기타 감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청구 사항이 감사 대상으로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감사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감사원은 청구인들의 감사청구가 위 규칙의 기각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국민감사청구를 고려할 때, 공공기관의 사무 처리가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에 제기할 수 있습니다. 청구 시에는 단순히 의혹을 제기하는 것을 넘어 법령 위반 또는 부패 행위의 구체적인 사실을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심판이나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 청구 대상이 되는 사건이나 행위가 무산되거나 효력을 잃게 되면,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는 더 이상 판단할 실익이 없다고 보아 청구를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를 '권리보호이익 상실' 또는 '심판의 이익 소멸'이라고 하는데, 이는 소송의 기본 요건 중 하나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해당 침해 행위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경우에만 심판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청구하려는 사안이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에 해당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국민감사청구가 기각된 경우, 그 결정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때도 위에 설명된 '심판의 이익'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