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 사업 후순위 대출 이자율 관련 법인세 부과 취소 판결

B도로 민간투자사업을 수행하는 A 주식회사가 1인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후순위 차입금을 빌리면서 적용한 이자율(연 20%~30%)에 대해, 속초세무서장이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로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되어 법인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고 보아 과세표준을 총 2,600,153,271원 증액하는 처분을 하였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이자율이 경제적 합리성을 갖추고 있으며 세무서의 정상이자율 산정이 임의적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민간투자사업의 특성과 후순위 차입금의 불리한 조건을 고려할 때 해당 이자율이 비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고, 세무서장의 정상이자율 산정 또한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며 A 주식회사의 손을 들어주어 증액경정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B도로 민간투자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선순위 및 후순위 차입금을 빌린 원고.
• 속초세무서장: A 주식회사에 대해 법인세 과세표준 증액경정처분을 한 피고.
• 국민연금공단: A 주식회사의 1인 주주이자 선순위 및 후순위 차입금(총 1,243억 원)을 대출해 준 기관.
• 강원도: B도로 민간투자사업의 실시협약 당사자.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B도로 민간투자사업'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사업자금 조달을 위해 2008년 국민연금공단과 선순위대출 약정(952억 원) 및 후순위대출 약정(291억 원 중 145억 원, '이 사건 후순위차입금')을 체결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후 A 주식회사의 1인 주주가 되었습니다. 속초세무서장은 2018년 8월부터 10월까지 A 주식회사를 세무조사하여,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 사건 후순위차입금에 적용된 이자율 20%~30%가 경제적 합리성이 결여된 특수관계자 간 거래에 해당하여 '부당행위계산부인'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세무서장은 정상이자율 17.38%를 초과하는 이자 비용 2,600,153,271원을 손금불산입하고, 해당 사업연도의 법인세 과세표준을 증액경정처분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법원에 과세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A 주식회사가 1인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차입한 후순위 대출금에 적용된 이자율(연 20%~30%)이 법인세법상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해당하고, 그 이자율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하여' 법인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과세관청이 제시한 정상이자율(연 17.38%)의 타당성 및 민간투자사업 후순위 차입금의 특수성이 이자율의 경제적 합리성 판단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속초세무서장)가 2018년 11월 6일 원고(A 주식회사)에게 한 2015년, 2016년, 2017년 귀속 법인세 과세표준 총 2,600,153,271원(각 사업연도별 396,172,552원, 372,313,920원, 1,831,666,799원)의 증액경정처분을 모두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A 주식회사가 특수관계인인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후순위 차입금을 빌리면서 적용한 이자율이 민간투자사업의 특수성과 후순위 차입금의 위험성 등을 고려할 때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비정상적인 거래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과세관청이 정상이자율을 산정한 기준도 명확성과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법인세 과세표준 증액처분을 위법으로 보고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의 적용 여부에 대한 판단입니다.

• 구 법인세법 제52조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이 조항은 내국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인해 법인의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세무서장이 해당 법인의 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시가'(건전한 사회 통념 및 상거래 관행과 비특수관계인 간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는 가격, 이자율 등을 포함)를 기준으로 합니다.

  • 본 사건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원고의 1인 주주이므로, 원고와 국민연금공단 간의 후순위차입금 대출 약정은 법률상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구 법인세법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7호 및 제89조 제3항: 시행령 제88조 제1항 제7호는 '금전, 그 밖의 자산 또는 용역을 시가보다 높은 이율ㆍ요율이나 임차료로 차용하거나 제공받은 경우'를 부당행위계산의 한 유형으로 규정합니다. 또한, 시행령 제89조 제3항은 금전의 대여 또는 차용 시 시가를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가중평균차입이자율 또는 당좌대출이자율'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 법원은 이 규정이 일반적인 자금 대여 또는 차용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며, 민간투자사업의 후순위차입금과 같이 거래의 특수성이 있는 경우에는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해석했습니다.

• 부당행위계산부인의 경제적 합리성 판단 기준: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 건전한 사회 통념이나 상거래 관행에 비추어 경제적 합리성을 결한 비정상적인 행위 계산을 함으로써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하거나 경감시켰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이때 비특수관계자 간의 거래 가격, 거래 당시의 특별한 사정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7두14978 판결 참조).

  • 법원은 이 사건 후순위차입금의 경우 선순위 대출에 비해 상환 순위, 담보 조건 등이 불리하며, 민간투자사업의 장기적인 사업 위험, 불확실한 통행량 예측, 최소운영수입보장률 감소 등 여러 특수한 사정이 존재함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적용한 이자율(20%~30%)이 경제적 합리성을 결여한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시가에 대한 증명 책임: 부당행위계산부인의 적용 기준이 되는 '시가'에 대한 주장 및 증명 책임은 과세 관청에 있습니다 (대법원 2013. 9. 27. 선고 2013두10335 판결 참조).

  • 이 사건에서 피고(속초세무서장)가 제시한 정상이자율 17.38%는 특정 회계법인 보고서의 가장 낮은 구간 이자율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민간투자사업의 특성과 위험 프리미엄(예: 최소운영수입보장 및 통행료 감소 프리미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의 시가 산정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서 아래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특수관계인 간 거래의 적정성 확보: 주주와 법인 간의 자금 대여 또는 차용 시에는 반드시 시장의 '정상 시가'를 기준으로 이자율 등 거래 조건을 설정해야 합니다. 관련 법규를 충분히 이해하고 준수하여 조세 회피 의도로 오해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 거래의 경제적 합리성 입증 자료 준비: 특수관계인과의 거래가 경제적 합리성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민간투자사업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사업의 위험성, 자금 조달의 어려움, 후순위 채권의 불리한 조건 등을 뒷받침할 자료를 갖추어야 합니다.
• 후순위 차입금의 특수성 강조: 후순위 차입금은 일반 대출과 달리 상환 순위, 담보 조건 등이 불리하므로, 이로 인해 이자율이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순위 대출과의 차이점, 사업의 장기성 및 불확실성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 과세 당국의 시가 산정 방식 검토: 과세 당국이 제시하는 '정상 시가'의 산정 방식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불분명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시가가 산정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특히 특정 위험 요소가 이자율에 반영되지 않았거나 시장 상황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시가를 산정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 민간투자사업의 특성 반영: 민간투자사업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막대하고 투자 회수 기간이 길며, 통행량 변동 등 외부 환경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의 고유한 위험 요소와 정부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변경 등의 정책적 영향이 이자율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