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장 진입로 미개설에 따른 도로 개설 이행명령 처분 취소

유한회사 A는 2015년에 이전 소유자인 B로부터 함양군 소재의 폐차장을 매수하여 운영해왔습니다. B는 2013년에 폐차장 건축허가와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이때 폐차장 진입을 위해 너비 4미터의 도로를 개설하기로 하고 해당 토지에 대한 도로 지정 공고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정된 도로가 개설되지 않은 상태로 약 10년간 폐차장이 운영되었습니다. 2023년 8월, 함양군수는 도로 미개설을 이유로 유한회사 A에 '위반건축물 자진철거 계고' 사전통지를 하였고, 2023년 9월에는 해당 토지에 도로를 개설하라는 이행명령 처분(이 사건 처분)을 내렸습니다. 유한회사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이 이행명령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유한회사 A (함양군 소재 폐차장을 매수하여 운영하는 현재 소유자)
• 피고: 함양군수 (도로 개설 이행명령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
• B: 이 사건 폐차장을 최초 건축하고 사용승인을 받았던 전 소유자

분쟁 상황

한 폐차장이 약 10년 전 건축 허가 당시 진입로로 지정된 토지에 실제 도로를 개설하지 않은 채 운영되어 오다가, 최근 관할 행정기관으로부터 도로 개설 이행명령을 받았습니다. 폐차장 소유주는 오랜 기간 아무런 조치가 없었으므로 행정기관의 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행정기관은 법률 위반 상태를 시정하고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명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함양군수가 약 10년 전 발생한 건축법 위반(도로 미개설) 사실에 대해 뒤늦게 도로 개설 이행명령을 내린 것이,

1.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
2. 신뢰보호의 원칙 또는 실효의 법리에 위배되는지 여부
3. 성실의무 위반 및 권한남용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원고 유한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한다. 즉, 함양군수의 도로 개설 이행명령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되었다.

결론

재판부는 이 사건 폐차장 진입로가 건축법상 도로 접도 의무를 위반한 상태이며, 이 사건 처분이 이러한 위반 상태를 시정하기 위한 적법한 행정처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다음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1.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처분은 건축법 위반 상태를 시정하여 폐차장 이용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한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입니다. 이행명령은 폐차장 철거를 명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도로 개설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도로 개설에 따른 원고의 경제적 손해보다 위법 건축물로 인한 위험 방지라는 공익이 더 크다고 보았습니다.
2. 신뢰보호의 원칙 및 실효의 법리 위반 여부: 피고가 약 10년간 도로 미개설 사실을 적발하지 못했다고 해서 법 위반을 용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며, 이는 피고의 행정처분 권한이 상실되었다거나 원고에게 정당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행정기관의 착오로 인한 처분은 추후 오류가 발견되면 합리적인 방법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원고가 전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현 소유자로서 시정명령 의무가 있습니다.
3. 성실의무 및 권한남용금지 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도로 개설 여부를 착오하여 이루어진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이므로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경제적 손해만을 이유로 권한남용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제44조 제1항 (대지의 도로 접도 의무)​: 건축물의 대지는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한 너비 4미터 이상의 도로에 2미터 이상 접해야 합니다. 이는 건축물 이용자의 교통상, 피난상, 방화상, 위생상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다만, 건축물의 출입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2. 건축법 제79조 제1항 (위반 건축물에 대한 조치)​: 허가권자는 건축법이나 관련 명령 위반 시 건축 허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건축주, 소유자 등에게 공사 중지, 건축물 해체, 용도변경, 사용금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3. 행정기본법 제10조 (비례의 원칙)​: 행정작용은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효하고 적절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행정작용으로 인한 국민의 이익 침해가 그 행정작용이 의도하는 공익보다 크지 않아야 합니다.
4.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신뢰하고 개인이 어떤 행위를 하였는데, 행정청이 그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개인의 이익이 침해될 때 적용됩니다. 하지만 행정청이 단순히 착오로 어떤 처분을 계속한 경우, 추후 오류를 발견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변경하는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5. 실효의 법리: 권리행사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권리자가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의무자가 권리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생긴 경우, 뒤늦은 권리행사를 불허하는 원칙입니다. 공법관계에서도 적용될 수 있으나, 위법 건축물의 불법성 해소와 같은 공익이 감소하거나 소멸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6. 성실의무 및 권한남용금지의 원칙: 행정청이 스스로의 오류를 발견하여 이를 시정하는 것은 성실의무 위반이 아니며, 단지 이행에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권한남용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참고 사항

1. 건축물의 사용 승인을 받았더라도 건축 허가 조건 중 일부가 이행되지 않은 상태로 장기간 운영되었다면, 언제든지 행정기관으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2. 토지나 건축물을 매매할 경우, 해당 재산과 관련된 모든 건축 허가, 사용 승인, 도로 지정 등의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여 미이행된 조건이나 위반 사항이 없는지 사전에 철저히 검토해야 합니다.
3. 행정기관의 지연된 조치나 과거의 착오로 인한 승인이 있더라도, 이는 법률 위반 상태가 합법화되는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공익 목적 달성을 위한 시정 명령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4. 위법 건축물의 시정 명령 의무는 해당 건축물의 현 소유자에게 귀속되므로, 전 소유자의 위반 사항이라 할지라도 현 소유자가 그 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 있습니다.
5. 도로 접도 의무와 같은 건축법상 규정은 교통, 피난, 방화, 위생 등 공공 안전과 직결된 중요한 사항이므로, 관련 법규 준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