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금 약정 불이행으로 인한 금전 채무 이행 및 소멸시효 다툼 사건

이 사건은 원고 A가 피고 B에게 계금 약정 불이행으로 발생한 1억 5천만 원 상당의 채무를 갚으라고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 B는 해당 채무가 상인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상사채권에 해당하므로 5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갚을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고 B는 채무의 주체가 계주인 C라고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 A가 상인이며, 설령 피고 B가 상인이 아니더라도 원고의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하여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피고 B가 과거 2017년에 C에게 작성해 준 사실확인서가 채무승인으로 인정되어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계금 관련 채무의 주체가 계주 C가 아니라 피고 B라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과 같이 피고 B는 원고 A에게 약정금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피고 B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F'라는 상호로 덤핑물건 판매업을 하는 상인으로, 피고 B로부터 약정금을 받으려는 입장
• 피고 B: 배우자 D 명의로 'E'라는 상호로 의약외품을 생산·공급하는 상인으로, 원고 A에게 약정금을 갚아야 하는 입장
• C: 계주이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채무 중재를 맡았던 인물

분쟁 상황

사업자 등록을 하고 덤핑물건 판매업을 하는 원고 A는 의약외품 생산·공급업을 하는 피고 B와 계금 관련 약정을 맺었습니다. 약정 내용에 따르면 원고 A가 낙찰받은 계금 57,800,000원을 피고 B에게 빌려주는 대신, 피고 B가 나중에 낙찰받을 계금 1억 원을 원고 A에게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B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원고 A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B는 약정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으므로 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채무의 책임은 계주 C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A의 채권이 상사채권에 해당하여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 B가 2017년에 작성한 사실확인서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채무승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계금 약정에 따른 채무의 주체가 계주 C인지 아니면 피고 B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B는 원고 A에게 158,647,541원과 그중 100,000,000원에 대하여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는 1심 법원의 판결과 동일한 결론입니다.

결론

결론적으로 법원은 원고 A가 사업을 영위하는 상인이라는 점을 들어 이 사건 채무를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상사채권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B가 과거에 작성한 사실확인서가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채무승인에 해당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계금 관련 채무는 계주 C가 아닌 피고 B에게 있다고 판단하여, 피고 B는 원고 A에게 약정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확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률과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상사소멸시효 (상법 제64조)​: 상인 간의 거래로 발생한 채권은 5년 동안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채무가 사라집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 A가 덤핑물건 판매업을 하는 상인이므로, 피고 B가 설령 상인이 아니었더라도 원고의 채권은 상사채권으로 보아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상인의 행위는 영업을 위한 것으로 추정 (상법 제47조 제2항)​: 상인이 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원고 A가 계에 가입하여 계금을 받는 행위 또한 영업을 위한 보조적 상행위로 인정되어 상사채권의 요건을 충족했습니다.
• 소멸시효의 중단 - 채무승인: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의사표시를 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되고, 이때부터 시효 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 채무승인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상관없으며, 특별한 형식이 필요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B가 C에게 작성해 준 '사실확인서'에 원고 A에 대한 채무가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법원은 이를 채무승인으로 보아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금전 거래나 계금 관련 분쟁 상황에 처하게 될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개인 간의 금전 거래라도 당사자 중 한쪽이라도 상인이라면 5년의 상사소멸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의 성격을 미리 확인하고 시효 관리에 유의해야 합니다.
• 소멸시효는 채무자가 채무를 인정하는 의사표시(채무승인)를 하면 중단되고, 이때부터 시효가 다시 시작됩니다. 채무승인은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으며 구두나 묵시적인 방식으로도 가능하지만, 증거로 남을 수 있는 문서(예: 사실확인서, 각서, 내용증명)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 누군가에게 특정 채무에 대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해 줄 때에는 그 내용이 소송 등 법적 분쟁에서 채무승인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 계 관계에서 발생하는 채무는 계주와 계원 개개인 간의 계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정 계원 간에 별도로 금전 지급 약정을 했다면 그 약정의 당사자가 채무를 부담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약정 내용을 명확히 문서화하여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