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직원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소송 사건

이 사건은 J 주식회사(또는 그 전신 S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중국 K법인에 파견 근무했던 직원들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원고 E, F이 회사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여 이들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나머지 원고들에 대해서는 해외 파견이 전적(소속 회사 변경)이 아닌 원래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파견 근무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J 주식회사가 나머지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그리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C, D, G, H, I: 피고 J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중국 K법인에 파견 근무하였으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하여 소송을 제기한 직원들입니다.
• 원고 E, F: 피고 J 주식회사에 고용되어 중국 K법인에 파견 근무하였으나, 회사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 합의를 하여 소송이 각하된 직원들입니다.
• 피고 J 주식회사: 직원들을 중국 K법인으로 파견 보냈으며,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자신들에게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에서 사용자 지위가 인정된 한국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J 주식회사(일부 원고의 경우 그 전신 S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들인 원고들은 회사의 인사 명령에 따라 중국 K집단 소속의 중국 법인(K법인)에서 수년간 파견 근무를 하였습니다. 이들은 파견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일부 임금, 퇴직금, 상여금 등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이 K법인으로 전적하여 새로운 근로관계를 맺었으므로 자신들은 더 이상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며 따라서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 E, F과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이 있으므로 이들의 소송은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첫째, 중국 K법인으로 파견 근무한 것이 원래 한국 회사(피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하는 '전적'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파견'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이 판단에 따라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누구인지 결정됩니다. 둘째, 일부 원고(E, F)가 피고와 '부제소 합의'를 한 사실이 인정되어 소송 제기 자체가 법적으로 허용되는지 여부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 E, F의 소송은 각각 각하되었습니다. 이는 원고 E, F이 2014년 1월 20일 피고와 피고에 대해 어떠한 법적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부제소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2. 피고 J 주식회사는 나머지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원고 A에게 중국화 738,081.15위안
   • 원고 B에게 중국화 215,510.75위안
   • 원고 C에게 중국화 406,480.85위안
   • 원고 D에게 중국화 227,494.5위안
   • 원고 G에게 중국화 184,221위안
   • 원고 H에게 중국화 395,060.5위안
   • 원고 I에게 중국화 711,050위안 각 금액에 대하여 2014년 4월 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도 함께 지급해야 합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 E, F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E, F이 각각 부담하고, 나머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4. 제2항의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이 사건 판결은 해외 파견 근무 시 근로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아 단순히 형식적인 퇴직 및 재입사 절차가 있었다 하더라도 원래 사용자와의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음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부제소 합의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여 합의 내용에 따라 소송 제기 권리가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자의 전적 및 파견에 관한 법리 (대법원 1993. 1. 26. 선고 92다11695 판결, 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1237 판결)​:
   • 근로자가 고용된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소속을 옮기는 '전적'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는 원래 회사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회사 내부 인사이동인 '전근'이나 '전보'와는 다릅니다.
   • 기업 그룹 내 계열사 간의 이동에서 근로자가 사직서를 내고 퇴직금을 받은 후 다른 계열사에 재입사하는 형식을 취했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의 자율적인 선택이 아닌 회사의 일방적인 경영 방침에 따른 것이고, 퇴직금 누진제 회피 등 부당한 목적이 있었으며, 전후 업무 내용 및 장소에 변동이 없고 호봉이나 장기 근속 기준이 최초 입사일로 유지되는 등 실질적으로는 동일 기업 내 배치전환과 유사하다면, 형식적으로 퇴직금을 받았더라도 계속근로관계는 단절되지 않은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며 K법인에 파견 근무한 것으로 보았고,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의 사용자라고 판단했습니다.
2. 임금 및 근로 제공에 관한 법리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판결)​:
   • '임금'은 근로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지휘·처분 하에 두고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입니다.
   • 근로의 제공은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시뿐만 아니라 사전적·포괄적인 지시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인사명령에 K법인에서의 업무 지시를 따르라는 사전적·포괄적인 지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 나머지 원고들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했습니다.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법은 소송이 제기된 후 확정 판결이 나기 전까지의 지연손해금 이율을 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사건에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이 법에 따라 연 20%의 비율로 계산되었습니다.
4. 부제소 합의: 당사자들이 특정 분쟁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 그 합의는 유효하며 해당 소송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E, F은 피고와의 부제소 합의로 인해 소송이 각하되었습니다.
5. 국민건강보험법 제115조 제2항, 국민연금법 제128조 제1항: 이 법령들은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의 4대 보험 소속을 한국 회사로 유지한 것이 단순히 가족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인용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러한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편의만을 봐주었다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4대 보험 소속이 유지된 것을 피고가 여전히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중요한 증거로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1. 해외 파견/전적 시 근로관계 명확화: 해외 계열사 등 다른 기업으로 이동하는 경우, 자신의 근로관계가 원래 회사와의 '파견'으로 유지되는 것인지 아니면 원래 회사와의 관계를 끊고 새로운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는 '전적'인지 서면으로 명확하게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중간정산 퇴직금의 의미: 중간정산 퇴직금을 받았더라도 퇴직사유에 '중간정산'으로 명시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면 전적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의 계속근로를 전제로 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3. 4대 보험 소속 확인: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의 소속이 원래 한국 회사로 유지되는지 여부는 파견 근무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근로자를 책임지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뒷받침합니다.
4. 임금 및 복리후생 결정 주체: 해외 파견 중에도 임금 산정 기준, 직급 유지, 지역수당 등 복리후생의 결정이 원래 한국 회사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다면, 이 또한 원래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됩니다.
5. 복귀 시점의 명확성: 파견 근무 시 구체적인 복귀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파견 종료 후 원래 회사로 복귀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면 이는 전적보다는 파견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6. 부제소 합의의 신중함: 회사와 어떠한 법적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부제소 합의'는 법적 효력이 발생하여 이후 동일한 사안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합의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7. 근로 제공과 사용자 지시: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근로의 대가이며, 사용자의 지휘·처분 하에 제공된 근로에 대한 대가입니다. 해외 파견 시에도 원래 소속 회사의 사전적·포괄적인 지시를 받아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원래 회사가 사용자로서 임금 지급 의무를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