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원고 A씨는 피고 주식회사 B의 C공장에서 작업 중 안전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후 피고는 원고에게 치료비와 급여를 지급하며 산재 처리를 하지 않기로 구두 약정했으나, 원고는 산재 처리를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이에 원고와 피고는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와 치료비를 반납하고 향후 민형사상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부제소합의)를 작성했습니다. 그럼에도 원고는 추가 손해배상 및 위자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부제소합의의 유효성을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7년 11월 2일 피고 B회사 C공장에서 방적기계 소모품 교체 작업 중 안전커버에 손이 닫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직후 원고와 피고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는 대신 피고가 치료비와 치료 기간 동안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구두 약정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이후 산재 처리를 강력히 요구했고, 이에 따라 2018년 2월 5일 확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확약서에는 원고가 산재 신청 후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2017년 11월~12월분) 및 치료비 전액을 즉시 반납하고 산재 종료 후에는 민형사상 포함하여 피고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부제소합의)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고는 산재로 인한 장해급여 3,937,170원을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구장애 등을 이유로 재산상 손해 14,173,553원과 위자료 1,000만 원을 포함한 총 20,236,383원의 추가 손해배상금을 피고에게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이 소송이 앞서 작성된 '부제소합의'에 위반된다며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이 합의가 유효한지 여부와 추후 발생하거나 확정된 손해에 대해서도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지 여부입니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항소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과 같이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부제소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합의는 원고가 산재보험 처리를 강력히 요청하는 과정에서 기존 구두 약정을 무효화하고 새로운 조건을 설정한 것이므로 실질적인 교섭이 이루어진 합의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합의가 피고의 강박에 의한 것이라고 볼 증거가 없으며,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금지하는 조항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합의서 작성 당시 원고가 상해 정도와 후유장해 가능성을 충분히 알거나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제111조의2(불이익한 처우의 금지): 이 조항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산재보험 관련 권리 행사를 이유로 해당 근로자에게 해고 등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는 근로자가 자유롭게 산재보상 신청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해당 조항이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한 '부제소합의'까지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즉 불이익한 처우는 사용자 일방의 행위를 말하며, 근로자와 사용자 간에 교섭을 통해 이루어진 합의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부제소합의의 유효성: 법률에서는 당사자들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는 '부제소합의'를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인정합니다. 다만 합의 내용이 불공정하거나 강박에 의해 이루어졌거나 합의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중대한 손해가 발생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그 효력이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합의 당시 원고가 자신의 손해 및 후유장해 가능성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았고, 강박이나 불공정함이 입증되지 않아 부제소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합의서 작성 시 신중한 검토: 사고 발생 시 금전적 보상이나 향후 법적 조치 포기 등 중요한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할 때는 내용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일체의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문구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할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합의 전 손해의 명확한 인지: 합의서 작성 당시 부상 정도나 후유장해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손해에 대한 고려 없이 섣부른 합의를 피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합의서 작성 시점(사고 3개월 후)에 이미 치료를 받고 있었고 추가 치료 가능성도 언급되었으므로 당시 피해자가 자신의 손해를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었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산재보험 처리 여부의 명확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산재보험 처리를 할 것인지 아니면 회사와 직접 합의할 것인지 초기에 명확히 정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처음에 산재 처리를 하지 않기로 구두 약정했다가 나중에 원고가 산재 처리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강박에 의한 합의 주장 입증의 어려움: 합의서가 강박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 이를 입증할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근로자가 사용자보다 약자의 입장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강박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의 범위: 산재보험법에서 금지하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우'는 주로 해고 등 사용자의 일방적인 처우를 의미합니다.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한 내용은 불이익한 처우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