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 사망한 경비원 유족급여 불인정 판결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망인 D가 휴게시간 중 의식을 잃고 발견되어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사망하였습니다. 사망 원인은 의학적으로 '미상'으로 기재되었고, 부검 결과에서도 사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망인이 야간 근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 고지혈증 악화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업무시간이 단기 및 만성과로 인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사망 원인도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해당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망인 D (사망한 경비원): 2021년 7월부터 C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F 공장에 파견되어 경비원으로 근무하다 2021년 12월 11일 근무 중 사망했습니다.
• 원고 A, B (사망한 경비원의 부모): 망인 D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C 주식회사: 망인 D가 경비원으로 파견되어 근무했던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망인 D는 경비원으로 근무 중 휴게실에서 쓰러져 사망했습니다. 원고들은 망인이 고지혈증이 있었음에도 약물 치료 후 재평가 없이 야간 근무를 계속했고, 휴게 시간 부족, 초과 근무, 지속적인 야간 근무로 인한 심혈관계 질환 악화가 사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업무 강도가 과로 인정 기준에 미달하고, 사망 원인도 의학적으로 불명확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의료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근무 중 사망한 경비원의 사망 원인이 의학적으로 불명확한 상황에서, 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 망인의 과로 및 스트레스가 기존 질병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그리고 사망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추정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들의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부검 결과에서도 사인으로 고려할 만한 심장 동맥경화증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망인의 사망 전 업무시간이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한 단기 및 만성과로 인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업무 강도의 급격한 변화나 스트레스 호소 등의 정황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야간 근무가 심혈관계 질환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망인의 근무 기간이 약 5개월에 불과하고, 사망 전 2일간 휴무였으며, 입사 전 이미 건강상의 변화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야간 근무 외에 개인적인 위험인자나 체질적 요인도 사망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 이 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이어야 합니다. 즉, 사망이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며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입증 책임: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원고)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사망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추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되어야 합니다.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해도, 사적인 생활 요인도 관여하여 업무의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인과관계를 바로 추단하기 어렵습니다.
2. 고용노동부 고시 (뇌혈관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 이 고시는 뇌심혈관계 질병의 업무 관련성 강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 급성 과로: 발병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급격한 업무 환경 변화로 근로자에게 현저한 생리적 부담을 준 경우 업무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됩니다.
   • 단기 과로: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강도가 평소 대비 30% 이상 증가하거나, 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고 업무의 양이나 강도가 평소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경우 등 업무 부담이 단기적으로 증가한 경우를 말합니다.
   • 만성 과로: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거나,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면서 업무 강도, 업무 환경 변화, 야간 근무 등 가중 요인이 있는 경우 업무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됩니다. 이 사건에서 망인의 업무시간은 사망 전 1주일간 37시간 40분, 발병 전 4주 주당 평균 44시간 30분, 발병 전 12주 주당 평균 45시간 23분으로 산정되어 위 고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명확한 사망 원인 입증의 중요성: 사망 원인이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부검 결과 등 의학적 소견이 '사인 미상'일 경우, 업무상 재해 추정이 어렵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2. 업무상 과로 기준 확인: 고용노동부 고시에서 정하는 뇌심혈관계 질환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예: 발병 전 24시간 이내 돌발적 상황, 1주일/4주/12주간 업무 시간 및 업무량 변화, 1주 평균 52시간 또는 60시간 초과 근무 등)을 충족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증거를 준비해야 합니다.
3. 업무 환경 변화 및 스트레스 입증: 업무 강도나 환경의 급격한 변화, 동료나 가족에게 업무 부담을 호소한 정황, 특정 스트레스 유발 상황 등이 있었다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기존 질병 관리 및 악화 입증: 기존에 앓고 있던 질병(고지혈증, 고혈압 등)이 있었다면, 업무로 인해 해당 질병이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의료 기록이나 의사 소견 등이 필요합니다.
5. 휴게 시간 및 근무 형태 기록: 근로계약서, 보안일지, 출퇴근 기록 등 근무 시간, 휴게 시간, 교대 근무 형태 등에 대한 정확한 기록을 확보하고, 실제 휴게 시간과 기록이 달랐다면 이를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6. 개인적인 건강 상태 및 생활 습관 고려: 법원은 업무 관련 요인 외에도 개인적인 위험인자(식이 습관, 운동 부족, 체질 등)가 사망에 미친 영향을 함께 고려할 수 있으므로, 업무 외적인 요소에 대한 대비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