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피하려 재산 나눈 상속 재산 재분할 약정 취소 사건

주식회사 A는 D에게 대여금 채무가 있었으나 D은 채무초과 상태였습니다. D은 아버지 F으로부터 상속받은 토지 지분(유일한 재산)을 다른 상속인인 피고 B과 상속재산 재분할 약정을 통해 피고 B에게 넘겼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재분할 약정이 D의 채무를 회피하기 위한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B과의 재분할 약정 중 D의 상속 지분 1/4에 대해서는 사해행위를 인정하여 취소하고, 해당 지분의 소유권경정등기를 말소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주식회사 A): D에게 대여금 채무를 가진 채권자입니다.
• 피고 B: 사망한 F의 자녀 중 한 명으로 D의 상속 지분을 재분할 약정을 통해 취득한 사람입니다.
• 피고 C: 사망한 F의 자녀 중 한 명으로 재분할 약정에 참여했으나 D로부터 재산을 취득하지는 않았습니다.
• D(채무자): 사망한 F의 자녀 중 한 명으로 원고 주식회사 A에게 채무가 있는 자입니다.
• F(사망자): D, B, C, G의 부모로 이 사건 토지의 원래 소유자입니다.
• G(상속인): 사망한 F의 자녀 중 한 명입니다.

분쟁 상황

D은 원고 주식회사 A에게 15,142,842원 및 지연이자를 포함하는 대여금 채무가 있었고, 2023년 7월 18일 지급명령이 확정되어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습니다. D은 사망한 아버지 F으로부터 경북 예천군 E 전 4,539㎡ 중 1/4 지분을 상속받아 유일한 재산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D은 2023년 7월 27일 다른 상속인인 피고 B, C, G와 상속재산 재협의분할 약정을 체결하여 자신의 1/4 지분을 피고 B에게 이전하고, 피고 B은 이로 인해 총 2/4 지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 주식회사 A는 D의 이러한 재분할 약정이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상속 지분을 상속재산 재분할 약정을 통해 다른 상속인에게 넘긴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사해의사와 수익자의 악의 추정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B과 D 사이의 경북 예천군 E 전 4,539㎡ 중 1/4 지분에 관한 2023년 7월 27일자 상속재산 재협의분할 약정을 취소한다.
2. 피고 B은 D에게 위 토지 중 1/4 지분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예천등기소 2023년 8월 1일 접수 제9757호로 마친 소유권경정등기의 말소등기절차를 이행하라.
3.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D이 자신의 채무를 피하기 위해 유일한 재산인 상속 지분 1/4을 피고 B에게 넘긴 재분할 약정을 사해행위로 보고 취소했으며, 피고 B에게 해당 지분에 대한 소유권경정등기를 말소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원고가 주장한 피고 B에 대한 1/4 지분 초과 부분 청구와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 D이 원고에게 빚이 많은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인 상속 지분을 피고 B에게 넘겨 채권자를 해하였으므로, 이 재분할 약정은 사해행위에 해당하여 취소될 수 있습니다.
2. 사해의사 및 수익자의 악의 추정: 대법원 판례에 따라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 채무자의 사해 의사가 추정됩니다. 또한 그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수익자)도 그러한 사실을 알았다고(악의) 추정되며, 수익자 스스로 선의였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D이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상속 지분 1/4을 포기한 것이므로 D의 사해의사와 피고 B의 악의가 추정되었습니다.
3.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사해행위 취소 대상 여부: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재산권의 귀속을 확정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채권자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등). 본 판결에서도 D과 피고 B 사이의 상속재산 재협의분할 약정이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4.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 (자백간주)​: 피고가 답변서 제출 없이 변론 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답변서를 제출하고도 변론 준비 절차에 불참할 경우, 원고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C는 자백간주로 인해 원고의 주장 중 일부가 인정된 것으로 보였으나, 법원은 실제로 피고 C에게 사해행위가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다른 사람에게 이전하는 경우, 그 행위는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로 취소될 수 있습니다.
2. 상속재산 분할 약정은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이므로, 채무자가 채무를 회피하기 위해 상속 지분을 포기하거나 다른 상속인에게 넘겨주는 경우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3. 채무자가 이미 빚이 많은 상태에서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처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무상으로 넘겨주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들을 해치는 사해행위로 간주됩니다.
4.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채무자가 해당 행위를 통해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수익자')은 그 재산을 다시 채무자에게 돌려주는 '원상회복' 의무를 지게 됩니다.
5.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재산을 넘겨준 경우, 채무자의 사해 의사는 추정되며,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이 그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것(선의)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6. 단순히 채무자의 빚을 대신 갚아주었더라도 그 대가로 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을 취득하여 다른 채권자들의 권리를 해친다면 사해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