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판매원의 퇴직금 미지급 관련 사업주 책임 인정 판결

원고는 'C 매장'과 이후 개설된 'I 매장'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하다 퇴직하였으나 퇴직금을 받지 못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I 매장'의 사업자등록 명의자였으나 실제 사업주는 자신의 어머니 H이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인했습니다. 또한 퇴직금을 매월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 있었다거나 퇴직금 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I 매장'의 실질적인 사업주로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퇴직금 분할 약정은 무효이고 소멸시효 역시 중단되었다고 보아 원고의 퇴직금 청구 일부를 인용했습니다. 단, 'C 매장' 근무 기간에 대한 피고의 사용자 지위 승계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 매장'과 'I 매장'에서 2009년 10월 9일부터 2016년 1월 13일까지 판매원으로 근무하며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근로자입니다.
• 피고 B: 'J'이라는 상호로 'I 매장'을 운영했으며 사업자등록 명의자입니다. 원고의 퇴직금 지급 의무를 가진 사업주로 인정되었습니다. H의 딸입니다.
• D: 'C' 의류대리점을 개설하고 운영하던 초기 사업자등록 명의자입니다.
• H: D의 딸이자 피고 B의 어머니로, 'C 매장'과 'I 매장'의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습니다. 원고의 근로계약 체결 및 업무 지시를 했으며, 원고의 퇴직금 체불과 관련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09년 10월 9일부터 'C 매장'에서, 2014년 10월 15일부터는 'I 매장'에서 판매원으로 근무하다 2016년 1월 13일에 퇴직했습니다. 퇴직 후에도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2018년 12월 19일 피고 B를 상대로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이 과정에서 피고의 어머니 H이 'C 매장'과 'J'(I 매장의 상호)의 실제 사용자로서 원고의 퇴직금 7,308,438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여전히 퇴직금을 받지 못하자 피고 B를 상대로 2019년 6월 10일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D로부터 'C 매장'을 승계하고 이후 'I 매장'도 운영하며 자신을 고용한 사용자이므로 전체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I 매장'의 사업자등록 명의인인 피고 B가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퇴직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가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한 약정이 유효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의 퇴직금 채권이 3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여 소멸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가 'C 매장'의 영업을 D로부터 포괄적으로 양수하여 원고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를 승계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188,050원 및 이에 대해 2016년 1월 29일부터 2021년 5월 11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30%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제1심판결에서 인정되지 않았던 'I 매장' 근무 기간(2014년 10월 15일 ~ 2016년 1월 13일)에 대한 퇴직금 지급 청구 부분만 인용되었습니다. 'C 매장' 근무 기간에 대한 사용자 지위 승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I 매장'의 사업자등록 명의가 피고 B로 되어있고, 피고가 사업 자금을 조달했으며, 중요 계약을 직접 체결하고 영업으로 인한 손익도 귀속되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를 실질적인 사업주이자 사용자라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어머니 H이 매장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으나, 사업주가 여러 명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피고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퇴직급여법에 위배되어 무효이며, 원고가 소멸시효 만료 전 내용증명으로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것이 소멸시효 중단에 해당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I 매장'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 2,188,05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에서 적용되거나 언급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사용자의 정의)​: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사업자등록 명의인이며 사업 자금 조달 및 중요 계약 체결 등을 한 점을 들어 실질적 사업주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록 어머니 H이 운영을 실질적으로 담당했으나, 이는 사업주가 여러 명일 수 있다는 법리를 통해 피고의 사용자성을 부정하지 않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퇴직금 제도 설정 등)​: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특히 제2항은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으며,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퇴직금 분할 약정(월급에 퇴직금 포함 지급)은 강행법규인 퇴직급여법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 (소멸시효)​: 이 법에 따른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여 소가 제기되었으나, 원고가 시효 만료 전 내용증명으로 '최고'를 했고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었습니다.
4. 민법 제174조 (최고)​: 최고는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 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는 것으로 규정합니다. 원고가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이 '최고'에 해당하며, 그 후 6개월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34조 (퇴직금 제도)​: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함을 규정합니다. 재판부는 이 조항에 따라 원고의 퇴직 전 3개월간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퇴직금을 계산했습니다.
6.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 (지연이자)​: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지연할 경우, 그 지연 기간에 대해 법정 이율(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함을 규정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판결 선고일까지는 민법상 연 5%의 이율을 적용하고,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여 지연손해금을 산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사업자등록 명의인의 책임: 사업자등록 명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사업의 실제 사업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명의를 빌려주었더라도 실제 사업주가 아님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2. 실질적 사업주 판단 기준: 사업의 실제 운영자가 누구인지 판단할 때는 사업 자금의 조달 방법, 영업으로 인한 손익의 귀속, 중요 계약 체결 여부 결정 등 사업 운영 전반에 걸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사업장에 상주하거나 일상 업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사업주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3.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의 무효: 매월 급여에 퇴직금 명목의 금액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방식의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한, 근로자의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보아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으로 지급된 금액은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4. 복수 사용자의 인정: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사업주뿐만 아니라 사업 경영 담당자, 그리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자를 모두 포함합니다. 따라서 사업주가 여러 명일 수도 있으며, 실질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따로 있더라도 사업자등록 명의자에게 사용자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퇴직금 소멸시효 중단: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시효가 만료되기 전에 내용증명 발송 등을 통해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최고'를 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때 '최고' 후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소송 제기 등)를 해야 시효 중단의 효력이 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