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금
토목공사업을 하는 회사가 나대지 상태의 토지를 목적으로 건물이 있는 토지를 매수했으나, 매도인이 잔금일 이전에 세입자들을 모두 퇴거시키지 못해 매매계약이 해지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매도인의 세입자 퇴거 의무가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보다 선행되어야 할 의무로 판단하고,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을 인정하여 계약금과 손해배상 예정액을 포함한 총 2억 2,000만 원을 매수인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 A 주식회사는 2021년 5월 6일 피고 B로부터 C 대지 196.1m² 및 그 지상 건물을 매수하는 계약(1차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1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 계약은 토지를 '나대지' 상태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으며, 피고가 건물을 멸실하기로 약정했습니다.
2021년 6월 7일, 잔금일과 특약사항을 변경하는 2차 매매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때도 매매 목적물이 '나대지'임을 명시했고 원고가 건물의 멸실·철거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원고는 2021년 7월 16일 추가로 2,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잔금일인 2021년 8월 20일까지 피고가 이 사건 건물의 세입자 이주 및 명도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자, 원고는 피고에게 계약 유지가 어렵다는 내용을 통보했습니다.
피고는 2021년 8월 26일 원고에게 일부 세입자는 명도를 완료했거나 예정되어 있으며, 원고가 중도금 및 잔금을 이행함과 동시에 매도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2021년 9월 6일까지 중도금 및 잔대금 지급을 최고했습니다.
원고는 2021년 9월 6일 피고에게 잔금 및 이자를 준비했으니 세입자 명도를 완료하고 소유권 이전등기 서류를 준비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피고로부터 답장이 없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2021년 9월 7일 피고의 세입자 미퇴거 등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매매계약을 해지하고, 기지급액 1억 2,000만 원과 위약금 1억 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반면 피고는 2021년 9월 6일, 원고가 중도금 및 잔금 지급 의무를 불이행했으므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1억 원은 피고가 갖겠다고 통보하며 서로 계약 해지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매도인(피고)의 세입자 퇴거 의무가 매수인(원고)의 잔금 지급 의무보다 먼저 이행되어야 하는 선이행 의무인지, 아니면 동시에 이행되어야 하는 동시이행 의무인지 여부였습니다. 이는 결국 누가 먼저 계약을 위반했는지, 즉 채무불이행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가리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매도인 B의 세입자 퇴거 의무가 매수인 A 주식회사의 매매 잔금 지급 의무보다 선행되어야 할 의무라고 판단했습니다. 피고가 잔금일까지 세입자를 모두 퇴거시키지 못하여 채무불이행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계약 해지 통보에 따라 매매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미 지급받은 계약금 등 1억 2,000만 원과 계약서상 정해진 손해배상 예정액 1억 원을 합하여 총 2억 2,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2억 2,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1년 9월 3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며,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48조 (해제의 효과, 원상회복의무)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그 계약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로 되돌아가게 됩니다. 즉, 이미 받은 급부(재산이나 돈)가 있다면 이를 상대방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받은 계약금 1억 원과 추가 잔금 2,000만 원 등 총 1억 2,000만 원을 원고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습니다.
민법 제390조 (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 채무자가 계약 내용에 따라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채무불이행), 채권자는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잔금일까지 세입자를 퇴거시켜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채무불이행이 인정되어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발생했습니다.
민법 제398조 (배상액의 예정) 당사자들은 계약을 체결하면서 만약 채무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지급할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해놓을 수 있습니다. 이를 '손해배상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조항이 있으면 실제 손해액이 얼마인지 증명할 필요 없이 예정된 금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예정액이 지나치게 많다고 판단될 경우 적절히 줄일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예정된 손해배상액 1억 원이 그대로 인정되었습니다.
선이행 의무의 원칙 (동시이행항변권의 예외) 일반적으로 부동산 매매에서는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와 매도인의 소유권 이전 및 목적물 인도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습니다. 즉, 상대방이 자기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나도 내 의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동시이행항변권'이 적용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매매 목적물이 '나대지'여서 건물을 철거해야 하고, 그 건물 철거를 위해 세입자를 먼저 퇴거시켜야 하는 상황에서는, 세입자 퇴거 의무가 매수인의 잔금 지급 의무보다 '먼저 이행되어야 할 의무(선이행 의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계약의 특성과 목적을 고려하여 선이행 의무 여부를 판단합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 이율) 금전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에서 채무자가 지급을 지체하는 경우,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이 법에 따라 연 12%와 같은 높은 이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채무자에게 신속한 채무 이행을 촉구하기 위한 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