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관리회사의 선장 재고용 거절 및 미지급 수당 다툼

이 사건은 선박관리회사인 피고와 장기간 선장으로 일해 온 원고 사이의 고용계약 관계 및 미지급 수당에 관한 분쟁입니다. 원고는 약 5년간 7차례에 걸쳐 피고와 선원고용계약을 체결하며 선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원고가 개인적인 사유로 10개월 이상 승선을 거부한 후 복귀 의사를 밝히자, 피고는 재고용을 거절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재고용 거절이 사실상 해고이며 무효라고 주장하고, 미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과 유급휴가급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계약이 기간제 고용계약이며, 비록 원고에게 재계약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을 수 있으나, 원고의 장기간 승선 거부 및 소통 부재로 인해 그 기대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하여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복직 시까지의 임금)를 기각했습니다. 다만, 미지급 유급휴가급에 대해서는 피고가 지급한 휴가비가 선원법상 유급휴가급(연차휴가수당)의 성격을 가지지만, 그 금액이 취업규칙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통상임금 산정 시 기본급, 선상복지비, 재고용수당을 포함해야 하고, 월평균근로시간은 선원법상 유급휴일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3650/21시간으로 계산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이 사건 5, 6, 7항해에 대한 미지급 유급휴가급 39,524,194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선박관리회사 B 주식회사의 선장으로 근무했던 선원. 재고용 거절에 대해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 수당을 청구한 당사자.
• 피고 B 주식회사: 다국적 선박관리회사 C의 국내법인. 원고와 선원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운항 관리 선박의 선장으로 고용한 사용자. 원고의 재고용을 거절하고 미지급 수당에 대해 다툰 당사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2년 4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약 4년 9개월 동안 선박관리회사인 피고 B 주식회사와 7차례 선원고용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하며 원양 상선 등의 선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각 계약은 승선 기간을 정한 기간제 계약이었습니다. 2017년 1월 이 사건 7항해를 마치고 하선한 원고는 2017년 3월 피고의 승선 담당 직원에게 '몇 달 동안 개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문제가 해결되면 연락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후 10개월이 넘게 지난 2018년 2월 5일, 원고가 피고에게 2018년 6월경 승선 의사와 미국 비자 문제 해결을 요청하자, 피고는 '내부적으로 재고용 불가 결정을 했다. 이 사건 6항해 당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의 재계약 거절이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 및 미지급된 시간외근로수당과 유급휴가급 총 2억여 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선원고용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인지, 아니면 기간제 계약인데 재계약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2. 피고의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3.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시간외근로수당(F.O.T.)이 있는지 여부와 통상임금 산정 기준의 적정성.
4.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유급휴가급이 있는지 여부와 그 산정 기준 및 범위.
5. 미지급 수당 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여부.

법원의 판단

1. 재고용 거절의 유효성: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선원고용계약이 기간제 계약임을 인정했습니다.
   • 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고, 피고의 취업규칙 또한 기간제 계약임을 명시하고 있으며, 각 항해 종료 시 퇴직금을 정산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 비록 원고가 선장으로서 고도의 전문성과 희소성을 가지고 약 5년간 6회에 걸쳐 재계약을 체결하여 재계약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될 수는 있었으나, 원고가 2017년 3월 개인적 사정으로 승선을 거부하고 10개월 이상 피고에게 승선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을 들어 그 기대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따라서 피고의 재고용 거절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며 유효하다고 보아, 해고무효확인 청구와 이에 따른 임금 지급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2. 시간외근로수당(F.O.T.) 청구: 피고가 선원법 제62조 제2항에 따라 매월 일정액을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지급하는 F.O.T. 제도가 유효하며, 합의된 금액을 모두 지급한 이상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3. 유급휴가급 청구: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한 휴가비가 선원법 제73조 제1항 및 취업규칙 제49조 후문에서 정한 연차휴가수당 성격의 유급휴가급이라고 해석했습니다.
   • 통상임금 산정 시 기본급, 선상복지비(이 사건 3, 5항해 각 90만 원, 4, 6, 7항해 각 60만 원), 재고용수당(이 사건 3항해 월 25만 원, 4항해 월 35만 원, 5항해 월 45만 원, 6항해 월 50만 원, 7항해 월 55만 원)은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휴가비는 통상임금 산정에 재반영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선원에게는 유급휴일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월평균근로시간은 3650/21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위 기준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유급휴가급에서 피고가 이미 지급한 휴가비를 공제한 미달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4. 소멸시효 적용: 미지급 유급휴가급 채권의 소멸시효는 유급휴가 불실시가 확정된 날(하선일 다음날)로부터 3년이므로, 이 사건 최고(2018. 4. 2. 송달)일 기준으로 2015. 4. 2. 이전에 하선한 이 사건 3, 4항해 관련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5. 최종 판결: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5, 6, 7항해 관련 미지급 유급휴가급 39,524,194원과 이에 대하여 2018. 4. 11.부터 2020. 1. 31.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재고용 거절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청구 및 그에 따른 임금 청구는 기각하고, 시간외근로수당 추가 지급 청구 또한 기각했습니다. 다만, 미지급 유급휴가급 중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3개 항해(5, 6, 7항해)에 대한 39,524,194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최종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선원법과 근로기준법, 그리고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근로계약의 성격, 해고의 정당성, 통상임금의 범위 및 미지급 수당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졌습니다.

1. 기간제 근로계약의 형식성 및 재계약 기대권 (대법원 2007두16901 판결,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 선원법 제5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36조 등 관련: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계약은 원칙적으로 기간 만료 시 종료됩니다. 그러나 단기의 계약이 장기간 반복 갱신되어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봅니다.
   • 정당한 기대권: 계약서에 기간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갱신 규정이 있거나, 그러한 규정 없어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근로자에게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와 동일하게 무효입니다. 법원은 계약이 반복된 횟수, 업무의 전문성, 고용 관행, 회사의 관리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대권 형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 본 사건 적용: 원고의 전문성과 반복된 재계약, 피고의 선원 관리 방식 등을 볼 때 재계약 기대권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으나, 원고의 장기간 승선 거부 및 소통 부재로 인해 그 기대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재고용 거절은 유효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2. 시간외근로수당 (선원법 제62조 제2항)​

   • 선원법 제62조 제2항은 선박소유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선원근로계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액'을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이는 실제 시간외근로 여부나 시간을 따지지 않고 고정급을 지급하는 F.O.T.(Fixed Overtime) 제도입니다.
   • 본 사건 적용: 법원은 피고의 F.O.T. 제도가 선원법에 근거한 유효한 제도이며, 피고가 합의된 F.O.T. 금액을 모두 지급했으므로 추가적인 시간외근로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3. 유급휴가급 및 통상임금 산정 (선원법 제73조 제1항, 제2항, 제122조, 근로기준법 제37조 등 관련)​

   • 선원법 제73조 제1항, 제2항: 선박소유자는 유급휴가 중인 선원에게 통상임금을 유급휴가급으로 지급하고,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사용하지 아니한 일수에 대해 통상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임금 외에 따로 지급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1항의 유급휴가급을 '연차휴가수당'으로, 제2항의 유급휴가급을 '연차휴가근로수당'으로 보았습니다.
   • 통상임금의 범위 (대법원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통상임금은 근로자가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받는 금품입니다. 명칭과 무관하게 모든 근로자에게 또는 일정한 조건(고정적인 조건)에 달한 모든 근로자에게 업적, 성과 등 추가 조건과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다면 통상임금에 해당합니다.
   • 본 사건 적용: 기본급, 선상복지비, 재고용수당은 소정근로의 대가로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었으므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휴가비는 유급휴가급(연차휴가수당)을 매월 편의상 지급한 것에 불과하여 통상임금 산정에 다시 포함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월평균근로시간 산정: 선원법은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에 관한 조항을 준용하지 않으므로, 선원에게는 유급휴일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월평균근로시간은 (1년 총시간 / 12개월) / 7일 * 주당 40시간 = 3650/21시간으로 계산됩니다.
   • 취업규칙의 효력 (선원법 제122조)​: 취업규칙이 법령이나 단체협약보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경우 그 부분은 무효이며, 불리하지 않거나 더 유리한 경우는 유효합니다.
   • 본 사건 적용: 피고의 취업규칙 제49조 후문에서 정한 '미사용 휴가급'이 선원법 제73조 제1항의 유급휴가급(연차휴가수당) 성격을 가지며, 피고가 지급한 휴가비 합계가 취업규칙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만 그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선원법 제156조, 근로기준법 제36조)​

   • 선원법 제156조에 따라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근로기준법 제36조는 임금청산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지연손해금율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7조는 선원법에 준용되지 않습니다.
   • 본 사건 적용: 유급휴가급 채권의 소멸시효는 유급휴가 불실시가 확정된 다음 날(원고의 하선일 다음 날)부터 진행됩니다. 이 기준에 따라 이 사건 3, 4항해 관련 미지급 유급휴가급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유형 명확히 확인: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도, 계약서에 명시된 기간과 실제 근무 형태가 일치하는지, 혹은 기간의 정함이 형식적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근로계약이 기간제인지, 아니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볼 수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재계약 기대권 형성 및 소멸 주의: 장기간 반복 갱신된 계약이라도 근로자 스스로의 장기적인 승선 거부나 업무 복귀 의사 불표명 등은 회사 측의 재계약 기대권을 소멸시키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업무를 중단해야 할 경우, 회사와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간 및 복귀 계획을 문서로 합의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임금 및 수당 명세서 확인: 매월 지급받는 임금 및 수당이 어떤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특히 시간외근로수당, 휴가비 등의 명칭과 실제 성격(예: 유급휴가급, 연차휴가수당)을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4. 소멸시효 유의: 임금채권에는 단기 소멸시효(선원법상 3년)가 적용됩니다. 미지급된 임금이나 수당이 있다고 판단되면, 가능한 한 빨리 회사에 청구(내용증명 등)하여 소멸시효 중단의 조치를 취하고, 필요시 법적 절차를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 유급휴가급의 경우 하선일 다음날부터 소멸시효가 시작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5. 통상임금 산정 기준 이해: 각종 수당(시간외근로수당, 퇴직금, 유급휴가급 등)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자신의 월급 명세서 중 어떤 항목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 정확히 알아두면 예상되는 미지급액을 계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 생활보조적 수당으로 보이더라도 소정근로의 대가로 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었다면 통상임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6. 선원법상 특례 인지: 선원법이 적용되는 선원의 경우, 일반 근로기준법과 다른 특례 조항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급휴일 인정 여부, 유급휴가 일수 산정 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법규를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