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이 가해학생에게 한 발언으로 인해 서면사과 조치를 받자, 해당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해 학생의 발언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서면사과 조치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2023년 10월 6일 원고 A는 인스타그램 단체채팅방에서 친구 J가 E와 팔씨름해서 이겼다는 말에 '개멸치던데'라고 발언하였습니다. 이 발언은 E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었고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2023년 10월 7일 E은 C으로부터 '개멸치' 발언을 전해 듣고 인스타그램 채팅으로 A에게 '당당하네 씨발련이. 니도 꿇게 해줘? 다음 주에 간다. 쳐 와라. 니 뭐 있냐? 무릎 꿇으라고. 아니면 그렇게 만들어 줄 테니까.'와 같은 심한 욕설과 협박을 하였습니다. 이는 E의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습니다. 2023년 10월 11일 E은 친구 F과 함께 D중학교에 찾아와 A를 둘러싸고 욕설하며 목을 조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2~3차례 가격하여 A에게 망막 손상, 안와 골절, 뇌진탕 등 상해를 가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A는 E에게 '멸치야, 꺼져'라고 발언하였습니다. E의 폭행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었고 A의 폭행은 방어적 태세로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E은 원고 A의 '멸치야, 꺼져' 발언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였고 공동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2023년 11월 23일 회의를 통해 A에게 E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를 의결하였습니다. 피고는 2023년 11월 30일 이 의결에 따라 원고 A에게 '피해학생 E에 대한 서면사과' 조치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었고 이에 피고의 서면사과 조치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상황에서 나온 방어적 발언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이에 따른 서면사과 조치 처분의 적법성
피고가 2023년 11월 30일 원고에 대하여 한 '피해학생 E에 대한 서면사과(이행기간: 2023년 12월 31일까지) 조치'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법원은 원고가 E에게 한 발언이 E의 선행 학교폭력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소극적인 대응으로 보았고 원고가 입은 신체적 피해의 심각성과 E의 반성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당 발언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서면사과 조치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폭력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로 정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멸치야, 꺼져' 발언이 E에게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모욕 또는 협박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이 법을 해석하고 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근거로 학생 간의 모든 갈등을 학교폭력으로 처리하여 지나치게 많은 가해자를 양산하거나 성장 기회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법원은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구체적인 양상, 피해의 정도 등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발언이 E의 선행 학교폭력(욕설, 협박, 신체 폭행)에 대한 소극적 방어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는 점, 원고가 큰 신체적 피해를 입었다는 점, E의 반성이 의심된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 원고의 발언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에서는 당사자 간의 상호작용 및 전후 맥락이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특히 피해를 유발한 선행 행위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 행위가 방어적 성격이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단순한 언어적 표현이라도 그 발언의 의도, 상대방에게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 가능성,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합니다. 신체적 피해를 동반하는 폭력행위의 심각성, 가해자의 반성 태도 등도 학교폭력 판단 및 조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의 방어적 대응은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나 그 대응의 수위와 방법이 적절했는지 여부가 고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