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송전선로 공유수면 사용료 부과 취소 판결

한국전력공사는 영흥도화력발전소 송전선로 건설을 위해 안산시 시화호에 송전철탑과 송전선로를 설치했습니다. 안산시장은 오랜 기간 송전철탑이 설치된 부지에 대한 점용료만 부과하고,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수면 상부 공간에 대해서는 점용료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8년, 안산시장은 철탑부지 점용료 산정 오류를 이유로 약 3억 8천만 원을 추가 부과하고, 나아가 송전선로가 점유하는 수면 상부 공간에 대해 약 215억 5천만 원의 점용료를 새롭게 부과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이 두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철탑부지 점용료 추가 부과는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송전선로 수면 상부 점용료 부과는 한국전력공사의 신뢰 이익 침해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한국전력공사 (발전, 송전, 배전 등 영업을 목적으로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
• 피고: 안산시장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안산시 관할구역 내 공유수면을 관리하는 자)

분쟁 상황

한국전력공사는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영흥도화력발전소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안산시 시화호 구간에 47기의 송전철탑과 송전선로를 설치했습니다. 피고 안산시장은 송전철탑이 설치된 부지에 대해서는 매년 점용료를 부과해왔으나, 송전선로가 공유수면의 수면 상부를 점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점용료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8년 2월 22일, 안산시장은 철탑부지 점용료 산정 오류를 이유로 약 3억 8천만 원을 추가로 부과했습니다(제1 부과처분). 뒤이어 2018년 3월 12일, 안산시장은 송전선로가 점유하는 공유수면 상부 공간에 대해 2013년 3월부터 5년간의 점용료 약 215억 5천만 원을 부과했습니다(제2 부과처분).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이 두 부과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송전철탑 부지 점용료 추가 부과처분(제1 부과처분)의 적법성, 특히 공유수면에 인접한 토지 선정의 적정성 여부입니다. 둘째, 송전선로 수면 상부 점용료 부과처분(제2 부과처분)의 적법성입니다. 여기에는 점용료 부과를 위한 법적 근거 규정의 유무와 유효성, 점용면적 산정의 적정성, 그리고 공유수면 점용허가 당시 점용료를 받지 않기로 한 원고의 정당한 신뢰 보호 원칙 위반 여부가 포함됩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1. 제1 부과처분(철탑부지 점용료 추가 부과)에 대하여: 피고 안산시장이 공유수면에 인접한 토지를 선정하여 철탑부지 점용료를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 한국전력공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 제2 부과처분(송전선로 수면 상부 점용료 부과)에 대하여: 피고 안산시장이 원고 한국전력공사에 대하여 한 약 215억 5천만 원의 점용료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송전철탑 및 송전선로에 관한 점용허가를 할 당시 수면 상부에 관하여는 점용료를 받지 않기로 하였고, 원고는 별도의 점용료 부담 없이 송전선로를 설치하여 수면 상부를 점용할 수 있다는 정당한 신뢰를 가졌으므로, 이 사건 부과처분은 이러한 신뢰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1/50, 피고가 나머지를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송전철탑 부지 점용료 산정의 적법성은 인정했지만, 송전선로가 점유하는 공유수면 상부 공간에 대한 215억 원이 넘는 점용료 부과는 한국전력공사가 오랫동안 형성된 신뢰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이 판결은 과거의 행정처분으로 형성된 개인의 정당한 신뢰가 새로운 법령 적용의 공익적 요청보다 우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 적용된 주요 법령 및 법리입니다.

1.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공유수면법)​: 공유수면의 점용·사용 허가와 점용료 징수에 관한 기본 법률입니다. 공유수면에 건축물이나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때 허가를 받아야 하며(제8조 제1항 제1호), 허가를 받은 자로부터 매년 점용료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제13조 제1항).
2. 공유수면법 시행령: 점용·사용허가 면적은 직접 점용·사용 면적에 간접 점용·사용 면적을 합산한 것으로 하되, 구체적인 기준은 해양수산부장관이 정하도록 합니다(제11조 제2항). 또한, 점용료는 해당 공유수면에 인접한 토지의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며(제13조 제1항 제1호), 송전선로 및 그 부대설비를 '건축물'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습니다(제6조 제1항 제5호).
3. 공유수면법 시행규칙(개정 전/후 별표)​: 점용료 산정 요율을 규정합니다. 2017년 1월 5일 개정으로 '수면 상부를 점용·사용하는 경우'에 대한 별도 산정 방식이 명시되었습니다.
4. 신뢰보호의 원칙(부진정소급입법 제한)​: 법원은 공유수면법 시행령이 제정 및 개정되기 전에는 송전선로 수면 상부 점용료 부과 근거가 없었고, 한국전력공사가 약 15년간 점용료를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당한 신뢰를 가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법령을 과거에 형성된 법률관계에 소급 적용하여 개인의 신뢰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공익상의 필요와 개인의 신뢰보호 이익을 형량하여 판단합니다.
5. 점용면적 산정의 합리성: 법령에 구체적인 점용면적 산정 기준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공유수면관리청이 합리적인 사실(예: 원고가 제출한 도면, 전기사업법상 이격거리 3m를 참고하여 산출한 면적)에 근거하여 면적을 산정했다면 이는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행정처분 전후 법령 변화 및 신뢰보호 원칙 확인: 과거에는 없던 점용료 부과 규정이 새롭게 생겨 이미 진행 중인 사업에 소급 적용될 때, 오랜 기간 특정 행위가 허용되어 왔거나 관행적으로 점용료가 부과되지 않았다면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될 여지가 있습니다. 새로운 법령 적용에 대한 공익상의 사유와 개인의 신뢰보호 사유를 비교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2. 점용허가 내용의 명확화: 공유수면 또는 공공재산 사용 허가를 받을 때, 점용 대상 범위와 점용료 부과 기준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문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공간의 상부 또는 하부 이용과 같이 입체적인 점용에 대한 부분은 사전에 정확히 협의하고 명시해야 미래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3. 관련 법규 및 지침 숙지: 공유수면 점용료 등 행정상 부담금은 관련 법령, 시행령, 시행규칙, 그리고 해당 관리청의 내부 지침에 따라 산정될 수 있습니다. 법령 개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내부 지침이 법규명령의 효력을 가지는지, 단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점용 면적 산정 자료 준비의 중요성: 점용료 산정의 근거가 되는 점용 면적은 관리청에 제출하는 사업계획서나 설계도서에 명확히 표기해야 합니다. 이격거리 등 면적 산정의 기준이 되는 세부 사항까지 고려하여 정확하게 산출하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5. 오랜 기간 부과되지 않은 부담금에 대한 대응: 과거에 부과되지 않던 부담금이 뒤늦게 부과되는 경우, 소급 적용의 문제,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여부 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행정처분 내용, 관행, 관련 법령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적 주장의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