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 기사 유족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불인정 판결

개인사업자로서 주식회사 E와 화물운송대행 하도급 계약을 맺고 편의점 물품 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화물운송기사(망인 D)가 운행 중 중앙선 침범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는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사고가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이 근로자가 아니며 사고가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이므로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계약의 실질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고로 사망한 화물운송기사 D의 배우자로, 망인이 산업재해로 사망했음을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청구한 사람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 급여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원고 A의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 청구를 거부하는 처분을 내린 주체입니다.
• 망인 D: 이 사건의 화물운송기사로, 주식회사 E와 화물운송대행 하도급 업무 계약을 체결하고 편의점 물품 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 주식회사 E: 망인 D와 화물운송대행 하도급 업무 계약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 F 주식회사: 편의점 잡화물품의 화주(물품 주인)로, 망인 D는 F의 물류센터에서 화물을 적재하고 배송했습니다.
• 주식회사 H: 망인 D가 주식회사 E와의 계약 외에 단기간 근무한 이력이 있는 다른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망인 D는 주식회사 E와 화물운송대행 계약을 맺고 자신의 차량으로 편의점 물품 배송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24년 4월 10일, 망인은 운전 중 중앙선을 침범하여 맞은편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는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례비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2024년 10월 8일,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고 사고가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산업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근로복지공단의 위 처분이 위법하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사고로 사망한 화물운송기사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받을 수 있는 자격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만약 근로자성이 인정되었다면, 다음 쟁점으로는 망인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발생한 교통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로 보아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 여부가 다루어졌을 것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 D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망인이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고 본인 소유의 차량으로 업무를 수행한 점, 월별 운송비가 점포수나 배송 정확도 등에 따라 차등 지급되었으며 부가가치세도 별도로 지급받는 등 고정된 급여로 보기 어려운 점, 차량 유지 및 관리 비용을 본인이 부담하고 손해배상 책임이나 결행에 따른 운송료 차감 등 사업자로서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 점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망인이 E에 전속되어 일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F의 앱을 사용하거나 운행일지를 작성한 것은 하도급 업무 특성상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로 보았을 뿐 종속적인 지휘·감독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망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했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근로자의 정의)​: 이 법률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의미합니다. 이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특별히 예외를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산업재해로 인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함을 뜻합니다. 이 사건에서 망인 D가 바로 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법원은 계약서의 형식적 내용보다는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며,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러한 '종속적인 관계'를 판단하기 위한 주요 요소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 지휘·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지휘·감독을 했는지 여부입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 독립적인 사업 영위 가능성: 근로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적으로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 사업 위험 부담: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사업 위험을 스스로 부담했는지 여부입니다.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임금)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여부입니다.
  • 전속성 및 계속성: 특정 사용자에 대한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유무 및 정도입니다.
  • 사회보장제도 적용: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이 개인사업자로서 자신의 차량을 소유하고 유지비를 부담한 점, 고정급이 아닌 운송료를 받았고 부가가치세를 별도 수령한 점, 손해배상 책임을 지고 대체 차량 투입이 가능했던 점, 다른 회사에서도 근무한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망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했습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업무상 재해의 제외)​: 이 조항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근로복지공단이 망인의 중앙선 침범 사고가 중과실에 의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이 망인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아, 이 조항에 따라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만약 망인이 근로자로 인정되었다면, 이 조항이 사고의 업무상 재해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을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하여 자신의 권리를 확인하고 주장하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의 실질적 내용 파악: 계약서의 제목이 '위탁계약', '도급계약' 등이라 할지라도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얼마나 받는지, 근무 시간과 장소가 구속되는지,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스스로 소유하고 관리하는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지, 이윤 창출과 손실 발생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수익 구조 및 비용 부담 방식 확인: 고정적인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있는지, 급여 외에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지급되는지, 업무 성과에 따라 운송료가 크게 달라지는지, 유류비, 차량 유지 보수비, 보험료 등 업무 관련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 등이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 개인사업자 등록 및 다른 업무 수행 여부: 개인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거나, 해당 업체 외에 다른 회사에서도 동시에 업무를 수행한 이력이 있다면 독립적인 사업자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운송 중 화물 손실, 지연 배송, 결행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개인이 부담하는 조항이 있다면 이는 독립적인 사업자로서의 책임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세금 원천징수 여부: 근로소득세를 회사가 원천징수했는지 여부도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업무 지시의 구체성: 단순히 배송 앱을 사용하거나 운행일지를 작성하는 등 업무의 효율성을 위한 최소한의 보고나 지시가 아닌,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세세하게 지시하고 통제하는 수준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