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금융투자업자인 A 주식회사가 B 주식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을 특정금전신탁의 운용자산으로 편입하여 판매하였습니다. 금융위원회는 A 주식회사가 해당 DLS를 공모 규제 회피를 위해 의도적으로 분할 발행한 것으로 보고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6억 6,91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DLS가 같은 종류의 증권이 아니며 주선인에도 해당하지 않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과징금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DLS들이 실질적으로 '같은 종류의 증권'에 해당하여 공모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나 A 주식회사가 '주선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17년 7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B 주식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을 특정금전신탁 상품에 편입하여 680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2,621억 4천만 원을 모집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 DLS들이 공모 규제(50인 이상 투자자 모집 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여러 시리즈로 나누어 발행되었으며, A 주식회사가 사실상 DLS 모집을 주선했다고 판단하여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A 주식회사는 자신들이 특정금전신탁의 위탁자 운용 지시에 따라 DLS를 신탁재산으로 편입했을 뿐 직접 증권의 모집을 주선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처분에 불복했습니다.
이 사건 DLS가 공모 규제 회피를 위해 분할 발행된 '같은 종류의 증권'으로 보아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A 주식회사가 투자자들에게 DLS 취득의 청약을 권유한 '주선인'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금융위원회)가 A 주식회사에 부과한 6억 6,910만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A 주식회사가 비록 DLS를 사실상 같은 종류의 증권으로 분할 판매하며 공모 규제를 회피하려던 의도가 있었다고 보았으나, A 주식회사의 역할이 특정금전신탁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수탁자에 머물렀고 증권 취득의 '청약을 직접 권유하는 주선인'으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금융 관련 법규의 침익적 행정행위 해석에 있어 엄격한 문언 해석의 원칙을 강조한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상의 '모집', '주선인', '증권신고서 제출의무'에 대한 해석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1. '모집'과 '같은 종류의 증권' 판단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7항,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
모집의 정의: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7항은 '모집'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산출한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새로 발행되는 증권의 취득의 청약을 권유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모집에 해당하는 경우 발행인은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구 자본시장법 제119조 제1항).
'같은 종류의 증권' 판단 기준: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1조 제1항은 50인 산정 시 '같은 종류의 증권'에 대해 청약 권유를 받은 자를 합산하도록 하는데, 법원은 이 '같은 종류의 증권' 여부를 단순히 증권의 법적 종류로만 판단하지 않습니다. 증권의 기초자산, 수익률, 수익구조 등 투자 결정에 중요한 정보가 실질적으로 동일한지, 증권을 분할 발행하게 된 경위가 어떠한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DLS의 최종 투자 대상이 동일하고 수익률, 수수료, 발행일, 만기일 등이 유사하며 규제 회피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같은 시리즈 내 개별 DLS들을 '같은 종류의 증권'으로 보았습니다.
2. '주선인' 판단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13항):
주선인의 정의: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13항은 주선인을 '인수 외에 발행인 또는 매출인을 위하여 해당 증권의 모집·사모·매출을 하거나 그 밖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증권의 모집·사모·매출을 분담하는 자'로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의 주선인 판단: 법원은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 법규는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A 주식회사는 특정금전신탁의 수탁자로서 투자자들에게 신탁계약 체결을 권유한 것이며, 신탁계약 체결 권유와 증권 취득의 청약 권유는 자본시장법령상 명확히 구분되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구 자본시장법 제9조 제4항의 '투자권유'와 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2조 제2호의 '청약의 권유' 구별). 따라서 A 주식회사는 증권 자체의 청약을 직접 권유하는 '주선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신탁재산은 수탁자인 A 주식회사 소유가 되므로(신탁법 제2조, 제31조), 투자자는 증권이 아닌 신탁 수익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 판결은 금융상품 판매 시 금융투자업자의 법적 역할과 책임 범위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