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에게 폭언과 욕설로 징계받은 직원의 부당징계 주장 사건

버스 운전기사 A씨는 동료 직원 N과 O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반복적인 욕설과 폭언을 한 혐의로 회사로부터 정직 15일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A씨는 이 징계가 절차상 하자가 있고 징계 사유도 부당하며,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징계 절차에 문제가 없었고 A씨의 언행이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하며 징계 양정도 적절했다고 판단하여 A씨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주식회사에 고용 승계된 버스 운전기사이며 K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 동료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여 정직 징계를 받음.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원고의 부당징계 구제 재심 신청을 기각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B 주식회사: 상시 약 3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시내버스) 법인.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징계 처분을 내림.
• 피해자들 N, O: B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 원고 A로부터 욕설과 폭언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음.

분쟁 상황

원고 A씨는 E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5월 1일 피고보조참가인인 B 주식회사(구 D 주식회사)로 고용 승계되어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2021년 5월 6일에는 K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위원장으로 활동했습니다. 2021년 5월 11일, A씨는 B 주식회사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21년 5월 26일부터 6월 18일(N씨의 경우) 또는 6월 17일(O씨의 경우)까지, A씨는 회사 동료인 N씨와 O씨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여러 차례 욕설과 폭언을 보냈습니다. 이에 N씨와 O씨는 2021년 6월 말경 회사에 A씨의 언행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고충을 접수했습니다.

B 주식회사는 A씨의 언행이 직장 내 규율과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고 판단하여 2021년 7월 2일 A씨에게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지했습니다. 2021년 7월 7일 열린 인사위원회에서는 A씨에게 정직 15일(2021년 8월 1일~2021년 8월 15일) 처분을 의결했고, 7월 12일 A씨에게 이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A씨는 2021년 7월 16일 회사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8월 18일에 열린 재심 인사위원회는 A씨의 불참 속에서 초심(정직 15일)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2021년 10월 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를 신청했으나, 2021년 12월 6일 기각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시 A씨는 2022년 1월 1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2022년 3월 18일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원심과 같은 취지로 A씨의 재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결국 A씨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이 사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원고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예: 잘못된 취업규칙 적용, 노동조합과의 협의/통보 부족, 외부 전문가 조력 기회 박탈, 재심 결과 서면 통보 미흡 등).
2. 원고의 욕설과 폭언이 회사 취업규칙에 따른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정직 15일이라는 징계의 수위가 회사의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A씨가 제기한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심 판정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징계 절차상 하자가 없음:

• 원고가 B 주식회사로 고용 승계된 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므로, B 주식회사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게다가 B 주식회사의 취업규칙이 원고에게 불리하지 않았습니다.
•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의견 참작'은 참고 자료일 뿐 징계 결정의 효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징계 결과를 원고에게 직접 통보하여 재심 신청 등 권리구제 기회를 주었으므로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습니다.
• 원고가 외부 전문가 조력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고, 인사위원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개진했으며 변호인 의견서까지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조력권 및 항변 기회가 박탈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회사가 재심 결과를 우편, 이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보하려 노력했으며, 원고가 이메일을 통해 이를 인지했으므로 재심 결과 통보 절차에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2. 정당한 징계 사유가 인정됨:

• 원고는 약 20살 연장자인 동료들에게 2021년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욕설과 폭언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모멸감과 공포심을 주어 직장생활에 중대한 장애를 유발하기에 충분합니다.
• 이러한 행위는 회사의 취업규칙(직장 내 규율 및 질서 문란, 타 직원 근무 방해, 사회통념상 경영질서 유지 위반 등)이 정한 징계 사유에 해당합니다.
• 피해자들이 먼저 명예훼손적 언사를 했다는 원고의 주장도 원고의 폭언과 욕설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징계 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음:

• 원고가 연장자인 피해자들에게 반복적이고 심한 욕설과 폭언을 했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비위 행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습니다.
• 원고는 이전 직장에서도 직장 내 성희롱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이번 행위 또한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 원고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였음에도, 회사는 취업규칙상 정직 최대 기간(90일)보다 훨씬 짧은 15일의 정직 처분을 내렸으므로 징계 수위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피해자들을 징계하지 않은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피해자들이 명예훼손적 언사를 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원고의 비위가 심각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없고 징계 사유가 인정되며 징계 양정 또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계약 및 취업규칙의 적용에 관한 법리:

• 법리: 근로자가 고용된 기업에서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기는 '전적(轉籍)'은 일반적으로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할 기업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봅니다. 당사자 간에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종전 기업에서의 근로관계가 새로운 기업에 그대로 승계되지는 않으며, 따라서 새로운 기업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등 참조).
• 사례 적용: 원고는 E 주식회사에서 B 주식회사로 고용 승계된 후 B 주식회사와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므로, B 주식회사의 취업규칙이 원고에게 적용되는 것이 타당합니다. 법원은 B 주식회사의 취업규칙 적용으로 인해 원고에게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관련 조항의 해석에 관한 법리:

• 법리: 단체협약에서 징계 시 '노동조합의 의견을 참작'하도록 규정한 부분은 회사가 인사 결정을 할 때 노동조합의 의견을 참고 자료로 삼기 위한 것에 불과하며, 의견을 참작하지 않았다고 해서 인사 결정의 효력이 무효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1992. 4. 14. 선고 91다4775 판결 참조).
• '징계 결과를 노동조합에 통보'하도록 한 부분은 피징계자와 노동조합에게 징계 처분에 불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기회를 주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피징계자 본인에게 직접 통보되어 권리구제 기회가 충분히 주어졌다면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노동조합 임원에 대한 인사 시 노동조합과 협의'하도록 한 부분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회사의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로 노동조합 활동이 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며, 노동조합에게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그 의견을 참고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해서 인사 처분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1993. 4. 23. 선고 92다34940 판결, 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15653 판결 등 참조).
• 사례 적용: 이 사건 단체협약의 해당 조항들에 대해 법원은 위 법리들을 적용하여, 원고가 K노동조합 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의견 참작, 협의, 통보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은 징계 처분의 효력을 무효로 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3. 징계 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에 관한 법리:

•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어 징계 처분을 하는 경우, 어떤 처분을 할지는 징계권자(회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다만, 징계권자의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봅니다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 징계 처분이 재량권 한계를 벗어났는지 판단할 때는 징계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외에도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 근무성적, 과거 징계 처분 전력, 그리고 해당 징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다른 비위 사실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등 참조).
• 사례 적용: 법원은 원고의 반복적인 욕설과 폭언의 심각성, 피해자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 원고의 과거 징계 전력(이전 직장에서 성희롱으로 정직), 그리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또한 회사가 취업규칙상 최대 정직 기간 90일 중 15일만을 적용한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징계 양정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정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고용 승계 시 취업규칙 확인: 회사가 변경되거나 고용이 승계되는 경우,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새로운 회사의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새로 소속될 회사의 취업규칙을 미리 확인하고 내용을 숙지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해야 합니다.
• 직장 내 언행의 중요성: 직장 내에서 동료, 상사, 부하 직원에게 욕설, 폭언, 협박 등 모욕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간주되거나 사내 질서 문란 행위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부당한 언행을 했다고 해서 맞대응식의 폭언이나 욕설이 정당화되기는 어렵습니다.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회사 또는 외부 기관에 정식으로 고충을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징계 절차 숙지 및 참여: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명시된 징계 절차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징계위원회 참석 통보를 받으면 반드시 참석하여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소명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관련 증거 자료를 제출하거나 변호인 의견서 등을 통해 방어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 징계 결과 통보 확인: 징계 결정이나 재심 결과는 통보 방식을 미리 확인하고, 우편 반송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사가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 다른 합리적인 방법으로 통보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의도적으로 통보를 회피하는 태도는 소명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징계 양정의 판단 기준 이해: 징계의 종류와 수위는 단순히 하나의 비위 행위뿐만 아니라 비위 행위의 내용, 성질, 반복성, 피해 정도, 피징계자의 과거 징계 전력, 반성 여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과거 유사한 징계 전력이 있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일 경우 징계 양정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