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관 공무원의 직위해제 및 갑질 감봉 징계 판결

외교부 공무원 A는 해외 공관 근무 중 공금 횡령 및 직원에 대한 부당한 업무 지시, '갑질' 등의 비위 행위로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형사 재판에서는 일부 혐의에 대해 벌금형이 확정되었고, 징계 절차를 거쳐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을 받게 되자,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 확인 및 감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직위해제 처분의 경우 이미 다른 직위를 부여받아 회복되었으므로 무효 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고, 감봉 처분에 대해서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징계 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외교부 공무원으로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며 직위해제 및 감봉 징계 처분을 받은 당사자
• 피고 외교부장관: 원고 A에 대해 직위해제 및 감봉 징계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0년 외교부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해외 공관에서 근무했습니다. 2018년 3월 피고 외교부장관은 정기감사를 통해 원고가 주E 대한민국총영사관에서 ① 공관 예산 총 2,293달러(USD) 횡령, ② 영수증 없이 공관 자금 총 25,797달러(USD) 횡령, ③ 특정 직원의 장기 여행 편의를 위해 다른 직원(I)에게 주재국 명절기간 9일 내내 당직 근무를 강요하고 고성으로 질책한 행위, ④ 개인 물품을 공관 예산으로 구매 후 외교행낭 운송 지시 및 청구서 내역 삭제 지시, 이를 따르지 않을 시 고성, 발로 문 차기, 주먹으로 벽 치기 등 '갑질' 행위를 했다는 비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8년 3월 2일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고, 2018년 3월 12일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3호에 따라 원고의 직위를 해제했습니다. 원고는 2018년 7월 11일 공금 횡령 등으로 기소되었으나, 2019년 6월 21일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업무상 횡령, 사기, 일부 허위공문서작성 및 허위작성공문서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고, 사무용품 지급명세서 허위 작성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150만 원이 선고되어 2019년 11월 23일 확정되었습니다. 외무공무원징계위원회는 2019년 12월 23일 원고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봉 3월의 징계를 의결했습니다. 이후 원고의 소청심사 청구에 따라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2020년 5월 12일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로 확정된 공금 횡령 비위와 징계시효가 경과한 회계 관련 서류 누락 등 비위는 징계 사유에서 제외하고, 부당한 업무 지시 및 '갑질' 관련 비위만을 인정하여 징계를 감봉 1월로 감경했습니다. 원고는 이 감봉 1월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직위해제처분 무효확인 및 감봉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직위해제처분 무효확인 청구의 소의 이익 유무, 감봉처분의 징계사유 인정 여부 (직원에 대한 부당한 업무 지시 및 '갑질' 행위), 감봉처분의 징계 양정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소 중 직위해제처분 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감봉처분 취소)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직위해제 처분 무효확인 청구는 이미 직위가 회복되어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또한 원고에게 내려진 감봉 1월의 징계 처분은 직원에 대한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 행위라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며, 비위의 정도와 여러 정상을 참작한 감경된 처분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감봉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직위해제)​: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되는 등 직위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하면 임용권자가 해당 공무원의 직위를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잠정적인 조치로, 본 사건에서는 원고가 중징계 의결 요구를 받자 이 조항에 따라 직위해제되었습니다.
2.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성실의무)​: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고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이는 공무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로, 공공의 이익을 도모하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부당한 업무 지시 및 '갑질' 행위는 이러한 성실의무 위반으로 평가되었습니다.
3.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원고의 '갑질' 행위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로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판단되었습니다.
4. 외무공무원법 제28조 제1항 및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징계 사유)​: 이들 조항은 공무원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직무상 의무를 게을리했을 때 징계를 받을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원고의 행위가 해당 법률 위반으로 징계 대상이 되었습니다.
5.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 및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징계 기준)​: 공무원의 징계 양정은 비위의 정도, 과실의 경중, 고의성, 비위 행위가 공직 사회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이 기준에 따라 강등이나 정직 등 중징계도 가능할 수 있었던 비위 행위에 대해 감봉 1월의 경징계가 내려진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법원은 보았습니다.
6. 징계권자의 재량권 및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기준 (대법원 2004. 11. 12. 선고 2002두11813 판결 등 참조)​: 징계권자의 징계 처분은 그 재량에 속하지만,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은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행정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감봉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7. 직위해제 처분 무효확인 소의 이익 (대법원 1987. 9. 8. 선고 87누560 판결 등 참조)​: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가 다른 직위를 부여받아 직위가 회복된 경우, 그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송상의 이익이 없다고 봅니다. 이는 이미 권리 침해 상태가 종료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가 다른 소송의 전제가 될 때는 해당 소송에서 그 무효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직위해제 처분과 소송의 실익: 공무원이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후 다른 직위를 부여받아 원래의 직위를 회복했다면, 해당 직위해제 처분 자체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은 소송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나 직위해제 처분으로 인한 재산상, 신분상 이익의 회복을 직접 목적으로 하는 다른 소송에서 해당 직위해제 처분의 무효를 그 전제로서 주장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2. 공무원 징계의 정당성 판단 기준: 공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은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를 통해 달성하려는 행정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므로,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갑질' 행위의 엄중함: 공무원이 부당한 업무 지시를 하거나 고성과 폭언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직원을 괴롭히는 '갑질'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공무원의 명예를 손상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4.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해 직원의 진술이 전후 일관성이 있고 내용이 객관적으로 타당하며, 다른 증거와도 부합하고, 허위 진술을 할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려운 경우, 그 진술의 신빙성이 높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5.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의 참작 가능성: 비록 징계시효가 경과하여 해당 비위행위 자체로는 징계를 할 수 없게 되더라도, 징계 양정을 결정할 때는 참작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정되는 다른 징계 사유만으로도 징계 기준에 따라 충분히 처분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6. 비례의 원칙 준수: 징계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는 해당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공정한 공직사회 구현, 근무기강 확립 등)과 처분으로 인해 공무원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하여 판단합니다. 공익이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경우 처분은 비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