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의 직권남용 혐의에 따른 정직 처분 취소 판결

원고 A는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중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이후 B장관으로부터 정직 1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고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는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정직 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1994년 임용된 국가공무원으로,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대통령비서실 C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사건 당시에는 B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으로 재직 중이었습니다.
• 피고 B장관: 원고 A에게 정직 1월의 징계 처분을 내린 기관의 장입니다.
• 중앙징계위원회: 원고 A에 대한 징계의결을 담당한 기관입니다.
• D위원회: 원고 A의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된 조사 안건(VIP 행적 등) 채택을 방해했다고 지목된 위원회입니다.
• F: 관련 형사사건에서 대통령비서실 C비서관 또는 B 차관이었던 인물로, 원고 A가 그의 지시를 받아 행동했다고 주장되는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5년 10월경 D위원회가 VIP 행적 조사 안건을 채택하지 못하게 하는 등 직무 관련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이에 2018년 3월 29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후 피고 B장관은 2019년 6월 21일 해당 기소유예 처분 사실(제1 징계사유)을 근거로 원고 A에 대한 중징계의결을 중앙징계위원회에 요구했습니다. 2019년 9월 24일에는 관련 형사사건의 1심 판결에 근거하여 원고 A가 D 동향 파악 및 보고에 관여했다는 내용(제2 징계사유)을 추가하여 수정 징계의결을 요구했습니다. 중앙징계위원회는 2019년 10월 18일, 이 사건 징계사유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 및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정직 1월을 의결했고, 피고는 2019년 11월 18일 원고에게 정직 1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2020년 2월 13일 기각되자 법원에 정직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징계사유의 불특정성, 징계시효 도과, 징계사유 부존재,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가 제시한 징계사유(특히 제2 징계사유)가 공무원 징계절차에서 요구되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 A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 시점에 각 징계사유에 대한 징계시효가 이미 도과되었는지 여부입니다.
3. 징계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2021년 6월 22일, 피고 B장관이 원고 A에 대하여 2019년 11월 18일에 내린 정직 1월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명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의 징계 처분이 징계사유의 불특정성 및 징계시효 도과라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를 가지고 있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정직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징계 사유)​: 공무원이 법률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할 경우 징계 의결을 거쳐 징계 처분을 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원고 A가 성실 의무 및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2. 공무원 징계령 제7조 제7항 (징계의결 요구서 사본 송부)​: 징계의결을 요구할 때에는 징계혐의자에게 징계의결요구서 사본을 송부하여, 징계혐의자가 어떠한 사유로 징계가 요구되었는지 알고 적절히 방어할 수 있도록 준비할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법원은 제2 징계사유가 '관여'라는 추상적인 표현으로 구체적인 비위행위가 특정되지 않아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보았습니다.
3. 국가공무원법 제75조 제1항 (처분사유설명서 교부)​: 징계처분을 할 때에는 처분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은 설명서를 교부해야 합니다.
4. 공무원 징계령 제12조 제2항, 제19조 제2항 (징계의결서 사본 첨부)​: 징계처분 사유설명서에는 징계의 원인이 된 사실, 증거 판단, 관계 법령 및 징계 면제 사유 해당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징계의결서 사본을 첨부하여 교부해야 합니다. 이는 징계처분의 투명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절차입니다.
5. 국가공무원법 제83조의2 제1항 (징계시효)​: 징계의결 요구는 징계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3년(특정 사유는 5년)이 지나면 하지 못합니다. 이 조항은 징계권 남용을 방지하고 공무원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본 사안에서 법원은 제1 징계사유(2015년 10월경 발생)에 대한 징계의결 요구일(2019년 6월 21일)과 제2 징계사유(2015년 1월 ~ 2016년 7월 발생)에 대한 수정 징계의결 요구일(2019년 9월 24일)을 기준으로 3년의 징계시효가 모두 도과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6. 국가공무원법 제83조 (수사 등의 경우 징계 절차)​: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개시 통보를 받은 날부터 징계 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수 있으며, 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날부터 1개월이 지나면 징계시효가 끝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검찰의 수사 종료 통보(2018년 3월 29일경)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징계시효가 진행된 것으로 보아 징계의결 요구 시점에 시효가 도과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7. 징계사유의 동일성 판단 법리: 징계사유가 추가되거나 변경될 때, 기존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징계사유의 일시, 방법, 공모 관계 및 개별 목적 등이 달라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은 경우에는 별개의 징계사유로 보아 각각 징계시효를 적용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제1 징계사유와 제2 징계사유가 별개의 지시와 내용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징계사유의 구체적 특정 요구: 공무원 징계 처분은 징계사유가 명확하게 특정되어야 합니다. '관여'와 같은 추상적인 표현만으로는 징계혐의자가 적절히 방어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징계의결 요구서에 비위행위의 구체적인 내용, 시기, 장소, 방법 등이 상세히 기재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 징계시효의 엄격한 적용: 국가공무원법은 징계 사유 발생일로부터 3년(특정 사유 5년)이 지나면 징계의결 요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사나 감사가 진행 중인 경우 일시적으로 시효가 정지될 수 있으나, 수사 종료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이 지나면 시효가 다시 진행되거나 끝날 수 있으므로 징계시효의 기산점과 만료일을 면밀히 계산해야 합니다.
3. 징계사유 추가 시 시효 판단: 처음 징계의결 요구가 있은 후 새로운 징계사유가 추가될 경우, 추가된 징계사유가 기존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면 별개의 징계사유로 보아 각각의 징계시효를 적용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제1 징계사유와 제2 징계사유가 별개로 판단되어 각각 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보았습니다.
4. 징계혐의자의 방어권 보장: 징계 절차는 징계혐의자의 방어권을 충실히 보장해야 합니다. 징계사유가 불특정하여 혐의자가 어떠한 비위행위로 징계받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 혹은 징계 과정에서 제시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로 징계가 이루어지는 경우 절차적 하자가 되어 징계 처분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
5. 상부 지시와 개인 책임: 상부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더라도 그 지시가 위법하거나 부당한 경우 공무원 개인에게도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본 판례는 절차적 하자로 인해 처분이 취소된 경우입니다. 실제 위법성 판단은 별개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