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원고인 주식회사와 그 대표이사가 중소기업기술개발사업 수행 중 연구개발과정 불성실 수행 및 결과 불량을 이유로 피고로부터 3년간의 사업 참여 제한 및 정부 출연금 환수 처분을 받자, 이의신청 후 그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의신청 기각 결정은 새로운 행정처분이 아니며 원 처분을 유지하는 통지에 불과하므로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나아가 가사 원 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더라도, 연구개발 과제가 최종 목표에 현저히 미달하고 연구개발 과정도 불성실하게 수행되었으며,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B는 피고로부터 기술개발 과제인 'MLCC 전용 수평 절단기 개발'을 지원받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하지만 과제 종료 후 최종 평가에서 연구개발 결과가 극히 불량하고 성실성 검증에서도 불성실 실패로 판정받았습니다. 이에 피고는 원고 회사에 정부 출연금 2,253,664원의 환수 처분을, 원고 회사와 대표이사 C에게 각 3년의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이 처분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피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통보를 하면서 참여 제한 기간을 일부 변경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이 위법하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의신청에 대한 피고의 결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적인 행정처분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또한, 설령 소송 대상이 된다고 가정할 경우, 기술개발 과제 수행 결과가 극히 불량하고 연구개발 과정이 불성실하게 수행되었는지, 그리고 피고의 참여 제한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했습니다. 피고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은 새로운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이 이의신청을 제기한 후 받은 '이의결정'이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운영요령에 따른 절차이며, 이는 기존 처분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정지시키고 재심사하여 이의신청인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조치일 뿐, 원 처분과 별개로 새로운 권리·의무 변동을 가져오는 공권력 행사나 행정작용으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이의결정을 대상으로 제기된 이 사건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각하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다음의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 및 동법 시행령: 이 법령들은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에 대한 참여 제한 및 정부 출연금 환수의 근거를 마련합니다. 특히 제31조 제1항 제1호, 제32조 제1항, 시행령 제20조 제2항, 제21조 제1항 및 [별표 2] 제1호 (가)목은 연구개발 결과가 극히 불량하거나 연구개발 과정을 불성실하게 수행하여 사업이 실패한 경우 3년의 참여 제한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고가 원고들에게 참여 제한 처분을 내린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됩니다.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사업 운영요령: 이 운영요령은 위 법령들의 위임을 받아 기술개발 지원 사업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과 제재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제30조 제1항 및 [별표 3] 제1호 (가)목은 법령과 동일하게 연구개발과정의 불성실 수행이나 극히 불량한 결과가 있을 경우 3년의 참여 제한 처분을 규정합니다. 또한 이 운영요령 제39조는 행정청이 처분을 한 후 스스로 시정할 기회를 주는 '이의신청' 절차를 명시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제기한 이의신청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행정소송법상 '처분성' 법리: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는 대상은 '처분등'이며, 이는 행정청의 공권력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의 '이의결정'이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새로운 변동을 가져오는 공권력의 행사나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 볼 수 없으므로, 원 처분과 별개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이의신청이 법령이 아닌 내부 규정에 근거하며, 행정청이 스스로 처분 사유를 재심사하는 절차에 불과하고,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재차 동일한 처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기각 통지에 그친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처분성 여부는 행정소송 제기 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됩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판단 법리: 행정청이 고도의 전문적·기술적인 사항에 대해 전문적인 판단을 내리고 재량권을 행사한 경우, 그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객관적으로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합니다. 또한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대통령령 등에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기준이 합리적 이유 없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참여 제한 처분이 법령에 규정된 제재 기준에 부합하며, 과제 실패의 원고 귀책 사유, 국가 예산의 엄격 집행이라는 공익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기술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사업 계획서 작성 시 핵심 부품 개발이나 외주 위탁 등 중요한 사항은 서류상 명확히 기재하고, 구두 설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 연구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과제 종료 전에 즉시 지원 기관에 상황을 설명하고 보완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소통 노력이 불성실 수행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행정처분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가 있는 경우, 해당 이의결정이 새로운 행정처분성을 가지는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원 처분을 유지하는 통지에 불과하다면, 원 처분을 대상으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넷째, 기술개발 과제의 결과가 극히 불량하거나 과정이 불성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참여 제한 및 출연금 환수 등 제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사업 수행에 최선을 다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