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부지 공원 조성 위한 토지 수용 불복 사건

학교법인 A가 운영하는 C대학교의 토지 4,150m²가 서울 강북구청의 공원 조성 사업 부지에 포함되어 강제 수용될 상황에 놓이자,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에 불복하여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학교법인 A는 토지 수용이 공익성을 상실한 수용권 남용이며, 남은 토지(잔여지)의 가치 감소를 고려하지 않았고, 사립학교법에 따른 관할청 허가를 받지 않아 위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강북구청장의 수용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고, 잔여지 관련 청구를 하지 않아 판단 누락이 없으며, 사립학교법 시행령에 따른 수용은 신고 사항으로서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학교법인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학교법인 A (C대학교를 운영하며 토지가 수용될 위기에 처한 재단)
•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 (학교법인 A의 토지를 수용하기로 결정한 기관)
• 서울특별시 강북구청장 (공원 조성 사업을 추진한 지방자치단체)

분쟁 상황

이 사건은 1982년 서울 강북구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기 위한 도시계획 결정이 고시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학교법인 A 소유의 C대학교 토지 33,983m² 중 4,150m²가 공원 조성 사업 부지에 포함되었습니다. 이후 강북구청장은 2018년 3월 2일 해당 공원 조성 사업의 실시계획인가를 고시하고, 학교법인 A에게 토지 수용 보상액에 대한 협의를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법인 A는 토지 수용 자체를 거부하여 협의가 불성립되었고, 강북구청장은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했습니다. 이에 위원회는 2019년 4월 26일 이 사건 토지에 대해 수용개시일을 2019년 6월 14일로, 손실보상금을 2,180,825,000원으로 정하는 수용재결을 내렸습니다. 학교법인 A는 이 수용재결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토지 수용이 공익 목적을 벗어난 수용권 남용에 해당하는지, 잔여지(남은 토지) 가치 감소 등 보상 관련 사항을 적절히 고려했는지, 그리고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학교법인 기본재산 처분 시 관할청 허가를 받지 않아 위법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학교법인 A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수용권 남용 여부: 강북구청장이 도시계획결정 실효일이 다가옴에 따라 사업을 진행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G 조성사업의 공익성이 상실되거나 원고의 이익이 현저히 침해되어 수용권이 남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잔여지에 관한 판단 누락 여부: 학교법인 A가 수용재결 절차에서 잔여지 손실보상 청구 또는 잔여지 매수/수용 청구를 하지 않았으므로, 토지수용위원회가 이에 대해 판단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3. 사립학교법 위반 여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1조 제5항 제2호는 토지보상법에 따른 수용을 학교법인 기본재산 처분 시 '경미한 사항'으로 보아 관할청에 신고만 하면 되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규정은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적법하고 유효한 조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손실보상금을 기본재산의 용도와 동일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은 수용 절차 종료 후 학교법인에게 부과되는 사후적 의무이며, 재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학교법인 A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고, 서울특별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은 적법하다고 보아 학교법인 A의 수용재결 취소 청구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인 학교법인 A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 (기본재산 처분)​: 학교법인이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기본재산을 매도, 증여, 교환, 용도 변경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때는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미한 사항'은 관할청에 신고하면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학교법인 토지가 공용 수용되는 경우가 '경미한 사항'에 해당하는지, 즉 허가 없이 신고만으로 가능한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2.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1조 제5항 제2호 (경미한 사항)​: 위 사립학교법 제28조 제1항 단서의 위임을 받아, 토지보상법에 따른 협의 또는 수용에 의해 기본재산을 처분하는 경우(단, 손실보상금을 해당 기본재산의 용도와 동일하게 사용하는 경우에 한함)를 '경미한 사항'으로 정하여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이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 유효한 규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3. 토지보상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이 법은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을 취득하고 손실을 보상하는 절차를 규정합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아래 내용이 중요했습니다.

   • 수용권 남용 금지: 사업시행자가 공익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용권을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 잔여지 매수/수용 청구 (제73조, 제74조)​: 토지의 일부가 수용되어 남은 토지(잔여지)가 종래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거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토지 소유자 등은 사업시행자에게 매수를 청구하거나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토지수용법 제50조 제2항: 토지수용위원회는 사업시행자, 토지 소유자 또는 관계인이 신청한 범위 내에서만 재결을 할 수 있습니다. 즉, 신청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재결할 수 없습니다.

4. 헌법 제31조 제4항 (대학의 자율성)​: 이 조항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합니다. 학교법인 A는 사립학교법 시행령 규정이 학교의 존속 및 유지라는 헌법적 가치에 반하여 위헌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학교 재정의 건전성 보호를 위한 입법자의 재량 범위 내에 있으며, 공용수용은 학교법인의 자의적인 재정 운영과 관련이 없어 자율성 침해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공익사업과 수용권 남용: 도시계획사업과 같은 공익사업은 원칙적으로 토지 수용이 허용됩니다. 사업시행자가 사업을 수행할 의사나 능력을 상실했거나 공익성을 현저히 잃었을 때만 '수용권 남용'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실시계획인가의 중요성: 공익사업의 실시계획인가 처분은 수용권 발생의 전제가 되므로, 이 처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해진 기간 내에 실시계획인가 자체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가 고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 수용재결 단계에서 인가 처분의 위법성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3. 잔여지 보상 및 매수 청구: 사업에 토지의 일부가 수용되고 남은 잔여지가 종래의 용도로 사용하기 어렵거나 가치가 현저히 줄어들 경우, 토지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잔여지 매수 청구를 하거나 토지수용위원회에 잔여지 수용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청구는 수용재결 과정에서 명확히 해야만 보상 또는 매수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4. 사립학교 기본재산 수용 절차: 사립학교법상 학교법인의 기본재산(토지 등) 처분은 원칙적으로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토지보상법에 따른 공용 수용의 경우 '경미한 사항'으로 분류되어 관할청에 신고만 하면 됩니다. 다만, 이때 받은 손실보상금은 원래 기본재산의 용도와 동일하게 사용해야 하는 사후적인 의무가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