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해외사업본부장의 부당 대기발령 취소 사건

자산운용사인 A 주식회사는 해외사업본부장 B에게 실적 부진 등을 이유로 대기발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B는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지방노동위원회에서는 정당하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B의 구제신청을 인용했고 A 회사는 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B가 A 회사의 근로자라고 보았고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당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은 재량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A 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자산운용업 등을 영위하며 해외사업본부장 B에게 대기발령을 내린 회사)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A 회사와 B의 분쟁에 대해 재심판정을 내린 행정기관)
• B (A 주식회사의 해외사업본부장으로 근무했으며 대기발령의 부당함을 주장한 근로자)

분쟁 상황

자산운용업을 하는 A 주식회사는 2017년 9월 1일 B를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채용했습니다. 2018년 4월 17일, A 회사는 실적 부진과 해외사업본부 폐지를 이유로 B에게 대기발령을 내렸습니다. B는 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2018년 8월 2일 기각되었습니다. B는 이에 불복하여 2018년 9월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년 12월 3일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없다고 보아 부당하다고 판정하며 B의 구제신청을 인용했습니다. A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이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년 1월 4일 '부당대기발령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A 회사의 해외사업본부장 B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A 회사가 B에게 내린 대기발령이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등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중앙노동위원회가 B를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명한 재심판정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A 주식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즉, 중앙노동위원회가 해외사업본부장 B에 대한 부당대기발령 구제신청을 인용한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A 회사는 소송비용을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계약의 형식보다 실제 근무 내용과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해야 함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또한, 기업이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내릴 때는 충분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어야 하며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균형을 이루고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은 특정 부서가 폐지되었더라도 유사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이행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은 근로자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므로, 어떤 사람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예: 고용계약, 위임계약)에 얽매이지 않고 그 실질에 따라 판단합니다. 법원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데, 이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지휘·감독하는지, ② 취업규칙이나 복무 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③ 근무시간과 장소를 사용자가 지정하는지, ④ 독립적인 사업 영위 가능성(비품·원자재 소유, 제3자 고용 여부)과 이윤 및 손실 부담 여부, ⑤ 보수의 성격(근로 자체의 대가성, 기본급·고정급 여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⑥ 근로 제공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⑦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요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B가 위임계약 형식에도 불구하고 A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인사 규정을 적용받으며 정해진 근무시간과 장소에 구속되었고, 고정된 보수를 받은 점 등을 들어 근로자로 인정했습니다.
2. 대기발령의 정당성: 회사의 대기발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의 범위에 속하지만, 이것이 정당하려면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법원은 대기발령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① 업무상의 필요성, ② 그로 인해 근로자가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③ 대기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예: 사전 협의)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A 회사가 해외사업본부를 폐지했음에도 B의 능력을 활용할 다른 직무가 충분히 있었고, 대기발령 전 자진퇴사를 종용하는 등 불순한 의도가 있었으며, B가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었음에도 사전 협의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재량의 한계: 부당해고 또는 부당대기발령 등으로 판단될 경우 노동위원회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키도록 사용자에게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직 복직 명령은 회사의 경영 판단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원래의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면 '유사한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이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해외사업본부가 폐지되었더라도 A 회사가 B에게 다른 부서에서 유사한 펀드 관련 업무를 부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원직 복직 명령이 재량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또한, 원고 A 회사는 B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상의 주요업무집행책임자로 주장했으나, 법원은 B가 등기이사나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었고 의결권도 없었으므로 해당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근로자와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근로자성 판단 기준: 계약의 명칭이 위임계약이라 하더라도,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며, 업무 내용이 사용자에 의해 정해지고, 급여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등 종속적인 관계가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업무 내용, 지시 체계, 근태 관리 방식, 급여 명세(기본급, 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인사 규정 적용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여 본인의 근로자성을 주장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대기발령의 정당성: 회사가 근로자에게 대기발령을 내릴 때는 '업무상 필요성'이 명확해야 합니다. 단순히 실적 부진이나 부서 폐지라는 표면적인 이유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으며, 해당 근로자의 능력을 활용할 다른 직무가 존재했는지, 회사의 경영 상황과 다른 부서의 실적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대기발령으로 인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급여 감소, 직무 박탈 등)과 회사의 업무상 필요성을 비교하여 회사의 조치가 지나치게 일방적이지 않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대기발령 전 근로자와 충분히 협의했는지 등 절차적 적법성도 중요합니다.
3. 원직 복직 명령의 의미: 부당한 대기발령으로 판단되면 회사는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시켜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원래의 직무나 부서가 폐지되었더라도, 회사는 근로자의 경력과 능력을 고려하여 유사한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하여 원직 복직 명령을 이행해야 합니다. 단순히 '원래 부서가 없으니 복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