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광탄 개발 중 허위 자료 제출로 인한 입찰 제한 판결

방위산업체인 주식회사 A는 방위사업청과 섬광탄 개발 계약을 맺고 연구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2차 중간성능평가 결과보고서 및 해외 지상동적시험 결과보고서 등 주요 시험 서류에서 데이터 조작 및 허위 기재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주식회사 A에 대해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며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방위사업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동 및 동 합금 제조·판매업과 군용 탄약, 추진 화약 제조업 등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법인)
• 피고: 방위사업청장 (방위력 개선사업, 군수물자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분쟁 상황

주식회사 A는 방위사업청과 약 15억 원 규모의 D 섬광탄 국내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여 군용기 기만용 섬광탄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원고는 2013년 2차 중간성능평가와 2014년 해외 지상동적시험(T&E)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피고에게 제출했습니다. 이후 2016년부터 2017년까지 감사원의 방산비리 특별감사가 진행되었고, 감사원은 원고가 이 사건 계약 이행 과정에서 시험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했다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제재 처분을 검토하도록 통보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감사 결과 원고는 2차 중간성능평가 결과보고서에 섬광탄의 적외선 강도 Peak값을 실제보다 낮게 조작하여 기재하고, 일부 시험의 csv 파일을 다른 시험 결과로 교체한 후 날짜 데이터를 조작했으며, 점화제 신호를 제외한다며 일부 시험데이터의 초기 연소시간 0.0~0.2초 부분을 피고 몰래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한, 해외 지상동적시험 결과보고서에서도 'No Ignition of Flare'(섬광탄 미점화)를 'Verification Run'(점검 시험)으로 바꿔 시험 결과에서 제외하고, Light-up time(점화 시간) 측정값을 원고에게 유리하도록 변경하여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2017년 7월 21일 주식회사 A에 대해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위사업청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의무를 준수했는지와 구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에 따른 복수 제재사유 처리 원칙을 위반했는지 등 절차적으로 적법한지 여부입니다. 둘째, 주식회사 A가 2차 중간성능평가 결과보고서의 Peak값 조작, 시험결과 csv 파일 교체, 일부 시험데이터의 초기 연소시간 삭제, 지상동적시험 결과보고서 허위 기재 등의 '허위서류 제출' 행위를 실제로 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허위서류 제출' 행위가 인정될 경우, 이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필요성이 있는지와 6개월의 제한 기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결론

법원은 방위사업청의 주식회사 A에 대한 6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2차 중간성능평가와 지상동적시험 과정에서 Peak값 조작, 시험결과 파일 교체, 초기 연소시간 삭제, 지상동적시험 결과보고서 허위 기재 등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서 공정한 입찰 및 계약 질서를 해치고 국가가 입을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부정당업자 제재의 필요성을 충족하며, 처분 기간 6개월 또한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방위사업청의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처분의 사전 통지)​: 이 조항은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할 때 미리 처분하려는 원인이 되는 사실, 처분의 내용, 법적 근거 등을 통지하여 당사자가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감사원 감사 내용과 처분 원인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충분히 사전 통지를 했다고 보아 절차적 적법성을 인정했습니다. 즉, 단순히 통지서에 사실을 적시하는 것을 넘어 당사자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2.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76조 제3항 (부정당업자 제재 기준)​: 이 규정은 부정당업자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기준상의 여러 위반행위를 한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제한 기준에 따르도록 합니다. 원고는 피고가 '허위서류 제출'과 '계약불이행'을 분리하여 처분한 것이 이 규정 위반이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처분청이 모든 제재사유를 한꺼번에 모아 처분하는 것이 강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복수의 위반행위가 있더라도 처분청이 반드시 모든 사유를 한 번에 묶어 처분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보여줍니다.
3.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8호 ('허위서류 제출'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이 조항은 '허위서류를 제출한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2차 중간성능평가 결과보고서의 Peak값 조작, 시험결과 csv 파일 교체 및 날짜 데이터 조작, 초기 연소시간 데이터 삭제, 지상동적시험 결과보고서의 허위 기재 등을 통해 허위서류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실수나 착오가 아닌 고의적인 데이터 조작 및 은폐 행위로 보아, 공공계약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로 판단한 것입니다.
4. 제재적 행정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판단 기준: 행정청의 재량행위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개인의 불이익 등 제반 사정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섬광탄 개발 계약이 국민의 생명·신체 안전과 관련된 무기체계 개발이며, 15억 원을 상회하는 다액의 국민 세금이 투입된 사업이므로,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제재의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의 데이터 조작 행위가 공공조달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행위이며, 6개월의 제재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공공의 이익과 계약 질서 유지를 위한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참고 사항

정부기관과의 계약 이행 시,

1. 모든 시험 데이터와 결과 보고서는 정확하고 투명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데이터의 변경이나 삭제도 추후 허위서류 제출로 판단될 수 있으며, 이는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 평가 기준(ROC)이 존재할 경우,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임의로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숨기려 하지 말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보완 기간을 요청하거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3. 시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데이터 처리 방식에 이견이 있다면, 반드시 계약 당사자(정부기관)와 공식적인 문서나 회의를 통해 소통하고 합의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구두 합의는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4. 감사나 조사 과정에서 해명 시에는 일관되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진술해야 합니다. 진술의 번복이나 객관적인 증거 없는 주장은 신뢰를 얻기 어려우며, 오히려 의도적인 은폐 시도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5. 부정당업자 제재는 공공계약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국가에 발생할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이므로, 중대한 계약 위반 행위에는 엄격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사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