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사랑의교회가 새 교회를 짓는 과정에서 서울 서초구 참나리길 지하 공간에 지하 예배당과 주차장 등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서초구청으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이 이 허가가 위법하다며 무효확인 및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지하 예배당 등이 도로법 시행령상 '지하실' 개념에 포함될 수는 있지만, 교회의 지하 시설물이 사실상 영구적인 사권을 설정하는 것과 같고 공익보다는 사익 증진에 치우쳐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하여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다만 공무원이나 교회 측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랑의교회는 새 교회 건물 신축을 추진하며, 건물이 대로변에 접하여 차량 출입이 금지되자 반대편 국지도로인 참나리길 지하에 지하주차장 진입 통로와 예배당 시설의 일부를 만들 목적으로 참나리길 지하 부분에 대한 도로점용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서초구청은 교회 건물 지하 일부를 어린이집으로 기부채납하는 조건을 붙여 이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이에 인근 주민들은 공공 도로인 지하 공간이 특정 교회의 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부당하고 위법하다며 행정기관의 허가에 이의를 제기하고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사랑의교회가 지하에 설치하려는 예배당 및 관련 시설이 도로점용 허가 대상인 '지하실'의 법적 정의에 포함되는지 여부, 서초구청의 도로점용 허가가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맞춘 적법한 재량권 행사였는지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었는지 여부, 그리고 이 도로점용 허가가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서초구청이 사랑의교회에 내린 도로점용 허가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다만 도로점용 허가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와 공무원 및 교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도로점용 허가가 완전히 무효라고 볼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는 없다고 보았으나, 교회의 지하 예배당 등 시설물이 공공용 재산인 도로에 사실상 영구적인 사권을 설정하는 것과 같아 공익에 반하고 비례·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하여 허가 처분을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러나 담당 공무원이나 교회 측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여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도로점용 허가의 성격 (구 도로법 제38조 제1항): 도로점용 허가는 일반 공중의 통행에 사용되는 도로를 특정인이 특별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가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도로 관리청의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재량행위'로 분류됩니다. 즉, 신청인의 적합성, 사용 목적, 공익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 행정청의 재량행위라도 그 판단이 법령의 해석을 잘못했거나 사실을 오인했거나, 또는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과 같은 행정법의 일반 원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위법한 처분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도로점용 허가가 공익적 측면보다 사적 이익에 치우쳐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았습니다.
도로의 공공성과 사권 제한 (도로법 제3조, 구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19조 제1항): 도로를 구성하는 부지, 옹벽 등 물건에 대해서는 사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유재산(도로 포함)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사권을 설정할 수 없습니다. 이는 도로가 공공의 용도로 사용되어야 하는 중요한 원칙을 보여줍니다. 교회 지하 시설물처럼 사실상 영구적으로 특정 단체가 사용하는 것은 이 원칙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공유재산의 관리 원칙 (구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제3조의2 제1호, 제13조, 시행령 제9조): 지방자치단체는 공유재산을 관리하거나 처분할 때 해당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이익에 맞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외의 자는 공유재산에 건물 등 영구시설물을 축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따라서 도로 지하에 영구적인 시설물을 설치하는 경우 그 용도와 목적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행정처분의 무효와 취소의 구분: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려면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하자가 중대하더라도 외형상 명백하지 않다면 취소 사유는 될 수 있어도 무효 사유는 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허가 처분이 위법하지만 무효에 이를 정도의 명백한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공무원의 손해배상 책임 (국가배상법 제2조, 헌법 제29조 제1항): 공무원이 직무 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배상 책임을 지지만, 공무원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을 때만 책임을 집니다. '중과실'은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공무원에게 중과실이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도로점용 허가는 공공의 도로를 특정 개인이 사용하도록 허가하는 행위이므로, 허가가 나더라도 그 목적과 사용 형태가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지하 공간에 영구적인 사적 시설물을 설치하려는 경우에는 그 시설물이 도로의 현상 변경이나 장래 공익 목적의 사용에 제한을 주지 않는지, 그리고 특정인에게 특혜를 부여하는 부당한 결과가 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공공시설물(하수관, 통신시설, 가스배관 등)의 이설 문제, 인근 주민의 불편, 그리고 장기적인 안전 관리 문제 등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됩니다. 단순히 경제적 효율성이나 지자체의 수익만을 우선시하여 허가를 내주기보다는, 해당 시설의 용도나 설치 목적이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공공 이익에 맞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행정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가 되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며, 대부분은 위법한 재량권 행사로 인한 취소 사유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