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치과의사인 원고는 환자 E의 치아 발치 후 치과위생사 F에게 실밥 제거를 지시했고, F은 이에 따라 실밥을 제거했습니다. 환자 E는 이 행위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으로 판단하여 원고에게 치과의사 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에 실밥 제거가 포함되거나, 자신의 법령 해석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자격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인 치과의사 B는 2013년 12월 21일 환자 E의 오른쪽 아래 치아를 발치한 후 봉합했습니다. 며칠 뒤인 2013년 12월 27일, 원고는 치과위생사 F에게 환자 E의 발치 부위 실밥 제거를 지시했고, F은 이에 따랐습니다. 이후 환자 E는 발치 부위의 통증과 감각 이상을 호소하며 치과위생사의 실밥 제거 행위의 적법성에 대해 보건복지부에 질의하고 보건소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보건소는 이 사건 치과를 조사하여 원고와 치과위생사 F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보건복지부장관은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4년 6월 17일 원고에게 의료법 제27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치과의사 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치과위생사가 환자의 발치 부위 실밥을 제거하는 행위가 의료법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포함되지 않는다면, 치과의사가 치과위생사에게 이를 지시한 것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교사한 것으로 보아 내려진 자격정지 처분이 정당한지, 그리고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은 없는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인 보건복지부장관이 원고에게 내린 치과의사 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치과위생사의 실밥 제거 행위가 의료기사법 시행령에 명시된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이며, 치과의사의 법령 해석 착오에 정당한 사유가 없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처분 과정에서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이 없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원칙(의료법 제27조 제1항)과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 및 한계(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1조의2, 제3조,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6호)에 대한 해석이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1.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원칙 (의료법 제27조 제1항)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이라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 의료 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위반 시 자격정지(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5호) 등 엄격한 제재를 가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치과위생사 F이 할 수 없는 의료행위를 원고인 치과의사 B가 지시하였으므로, 이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의료기사의 업무 범위 및 한계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은 의료기사가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진료나 의화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는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치석 등 침착물 제거, 불소 도포, 임시 충전, 임시 부착물 장착, 부착물 제거, 치아 본뜨기, 교정용 호선의 장착·제거, 그 밖에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로 명확히 한정되어 있습니다. 법원은 실밥 제거 행위가 발치 수술 후 회복 치료 과정의 일부로서, 상처 부위에 직접 행해지는 것이며, 세균 감염이나 2차 상해 등 신체에 대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임시 부착물 제거'에 포함되지 않으며,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로도 볼 수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환자가 발치 부위의 감각 이상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치과위생사가 인체 반응을 확인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여 대처할 능력은 없다고 보아,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로 보았습니다.
3. 법령 해석의 착오와 정당한 사유 (형법 제16조 관련) 원고는 자신이 법령을 잘못 해석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착오가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는 객관적인 사실에 착안하며, 단순히 스스로 법령을 잘못 해석한 것만으로는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법원은 제재적 행정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 여부는 처분 사유, 공익 목적, 개인의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과 같은 부령 형식의 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 준칙으로서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 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을 참작하여 자격정지 기간을 3개월에서 1개월 15일로 감경 조치했으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 보호, 의료 질서 확립이라는 공익을 중시한 판결입니다.
의료인은 의료법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각 직역의 업무 범위를 정확히 인지하고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업무는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로 한정되며, 상처 부위에 직접적인 시술을 수반하는 실밥 제거와 같은 행위는 치과의사 고유의 의료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진찰하고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행위는 의료인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한 영역이므로, 단순히 '의사의 지도 아래'라는 이유만으로 의료기사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행정처분 기준은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한 것으로, 위반 행위의 경중과 공익 목적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적용됩니다. 위반 사실이 명백할 경우 감경 사유가 있더라도 처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의료행위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할 때, 구체적인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보건위생상 위해 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에도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정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