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회식 중 빙판길 사고 업무상 재해 인정 판결

○○ 자동차공업사 직원이 전무이사가 주관한 회식 후 귀가 중 빙판길에 넘어져 발목 등을 다쳤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모임을 사적인 모임으로 보고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으나, 법원은 회식의 성격과 업무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하고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김○○: ○○ 자동차공업사 검사부 소속 검사소장으로, 회식 중 사고로 부상을 입어 요양급여를 신청한 근로자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원고의 요양급여 신청을 사적인 모임으로 판단하여 불승인 처분을 내린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김○○ 씨는 ○○ 자동차공업사에 근무하던 중 2011년 1월 5일 전무이사 박○○ 씨가 주최한 회식에 참석했습니다. 회식 후 귀가 중 빙판길에 미끄러져 발목 골절, 인대 파열, 치아 파절 등 상해를 입었습니다. 원고는 2011년 1월 24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신청을 했으나, 공단은 이 모임을 사적인 모임으로 보아 2011년 2월 7일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 밖에서 이루어진 행사나 모임, 특히 회식 중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모임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는지, 그리고 근로자가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일탈하지 않았는지 등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2011년 2월 7일 원고에게 내린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의 회식 중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재판부는 회식이 전무이사가 검사장비 문제 논의를 위해 사업주 승인을 받아 마련된 점, 업무 관련 논의가 이루어진 점, 회식 비용이 전무이사의 판공비에서 지급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러한 사정들을 바탕으로 이 사건 모임이 사회통념상 사업주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하여, 회식 과정에서 발생한 원고의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의 인정 범위에 대한 판단입니다.

관련 법리:

1. 회사 외 행사나 모임 중 재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요건:

   • 대법원 판례(1997. 8. 29. 선고 97누7271 판결, 2007. 11. 15. 선고 2007두6717 판결 등)에 따르면,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통상 종사할 의무가 없는 회사 외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으려면 다음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① 행사나 모임의 주최, 목적, 내용, 참가 인원과 강제성 여부, 운영 방법, 비용 부담 등의 사정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그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합니다. ② 근로자가 그와 같은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2. 회식 중 과음으로 인한 재해의 업무상 재해 인정 요건:

   • 대법원 판례(2008. 10. 9. 선고 2008두9812 판결)는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의 회식 과정에서 근로자가 주량을 초과하여 음주한 결과 정상적인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고 그것이 주된 원인이 되어 재해를 입게 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특별한 사정이란 과음행위가 사업주의 만류 또는 제지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자신의 독자적이고 자발적인 결단에 의해 이루어졌거나, 회식 또는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와 무관한 다른 비정상적인 경로를 거쳐 재해가 발생한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회사 회식이나 외부 모임에서 발생한 사고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모임의 주최: 모임을 누가 주최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전무이사가 주최했으나, 사업주 승인이 있었습니다.
2. 모임의 목적 및 내용: 업무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회사의 공식적인 행사와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검사장비 문제 해결 방안 논의가 있었습니다.
3. 참가의 강제성 및 인원: 참가자 수와 참가의 자율성 또는 강제성 여부도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4. 비용 부담: 회식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회사 판공비로 지불되었습니다.
5. 사고 경위: 사고가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했는지도 중요합니다.
6. 사업주의 지배·관리 상태: 위 요소들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해당 모임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