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 수거로 여러 사람에게 거액을 가로챈 사건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면접 없이 고액의 수수료를 약속받고 불분명한 업무 지시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임을 충분히 인식한 채 여러 피해자로부터 총 1억 9천 75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편취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배상 신청은 각하하고 범죄 수익에 대한 추징은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명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며 피해자들로부터 직접 현금을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사람
• 피해자들 (B, C, I, R, Y, AD):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기망 행위에 속아 현금을 피고인 A에게 건네준 사람들
• 보이스피싱 조직원 (성명불상): 범행을 총괄하고 유인, 수거 등의 역할을 나누어 실행한 불특정 다수의 사기 조직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2년 11월 초순경 자신을 'D'의 'E' 팀장으로 소개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채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금리 대출 상환 대행 업무'를 제안받았습니다. 월 기본급 150만 원에 건당 3만 원 내지 6만 원의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피고인은 면접 없이 채팅으로만 소통하고 지시에 따라 범행지로 이동하여 신원확인 절차도 없이 피해자로부터 거액을 받아오는 등 일반적인 현금 추심 업무와는 다른 의심스러운 정황들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했습니다. 피고인은 아래와 같은 여러 건의 보이스피싱 범행에 현금 수거책으로 가담했습니다.

• 2022년 11월 23일과 24일, 피해자 C에게 경찰 및 검사를 사칭하여 '범죄 연루에 따른 돈 안전 보관' 명목으로 총 6,000만 원 편취. 피고인은 금융감독원 직원 또는 수사관 행세로 현금 수거.
• 2022년 11월 17일, 피해자 I에게 'IBK기업은행 J 팀장'과 'K회사 L 과장'을 사칭하며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기존 대출금 변제를 요구하여 1,200만 원 편취. 피고인은 K회사 직원 행세로 현금 수거.
• 2022년 11월 29일, 피해자 B에게 N은행 임직원과 O회사 'P'를 사칭하여 저금리 대환 대출을 위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고 속여 2,450만 원 편취. 피고인은 O회사 직원 행세로 현금 수거.
• 2022년 11월 21일, 피해자 R에게 S저축은행 'T 과장'과 U카드 'V 과장'을 사칭하며 정부 지원 대환 대출을 제안한 후 기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여 925만 원 편취. 피고인이 현금 수거.
• 2022년 11월 29일과 30일, 피해자 Y에게 Z조합 직원을 사칭하여 '기존 대출로 인한 계약 위반' 및 '아파트 담보 대출 문제 해결' 명목으로 총 4,500만 원 편취. 피고인은 Z조합 직원 행세로 현금 수거.
• 2022년 11월 22일, 피해자 AD에게 검찰청 직원을 사칭하여 개인정보 해킹을 명목으로 '기존 통장 현금 인출 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길 것'을 요구하여 4,000만 원 편취. 피고인은 금융감독원 직원 행세로 현금 수거.

피고인은 위와 같이 총 1억 9천 75만 원을 편취하는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인지하고 가담했는지 여부 (미필적 고의), 보이스피싱 조직의 점조직 형태에서의 공모 관계와 공동정범 성립 여부, 피해자들의 배상 신청 각하 및 범죄 수익 추징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과 그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한다. 배상신청인 B, C의 신청은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한다. 또한 범죄 수익에 대한 추징 명령은 내리지 않는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이 면접 없이 채팅으로만 이루어진 채용, 불분명한 지시에 따른 현금 수거 방식, 정상적이지 않은 신분 확인 절차, 고액의 급여 및 수수료 등 여러 의심스러운 상황들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의 일부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조직범죄의 실체에 미필적으로 가담했고, 분배받은 이익이 전체 피해액에 비해 크지 않으며, 일부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공탁을 통해 피해 회복 노력을 보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속여 총 1억 9천 75만 원에 달하는 현금을 받아 편취했으므로 사기죄가 적용되었습니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합니다. 보이스피싱과 같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범죄에서 현금 수거책은 비록 전체 범행을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조직원들과 순차적·암묵적으로 공모하여 범죄를 실행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사기죄의 정범과 동일하게 처벌됩니다.
• 형법 제37조 (경합범) 및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수 개의 죄(경합범)에 대해서는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의 2분의 1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저지른 여러 건의 사기 범죄는 경합범으로 처리되어 최종 형량이 결정되었습니다.
•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일정한 조건을 고려하여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동안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은 징역 1년에 처해졌으나, 초범이고 반성하는 태도, 일부 피해 회복 노력 등이 참작되어 2년간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 (배상명령 각하): 형사사건 피해자는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으나, 법원이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거나 배상명령이 타당하지 않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배상신청이 각하되었습니다.
•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제6조 제1항, 제5조 제1항 (추징 불명령): 범죄 피해자가 재산 반환 청구권이나 손해배상 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없어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만 범인으로부터 범죄 수익을 추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의 피해 금액을 특정할 수 있고, 피해자들이 합의 등을 통해 일부 피해금을 변제받은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 회복이 심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추징 명령이 내려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하여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과도하게 높은 보수는 의심하세요: 일반적인 업무에 비해 면접 절차 없이 고액의 급여나 수수료를 제안한다면 보이스피싱과 같은 불법적인 활동에 연루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불투명한 업무 지시를 경계하세요: 대면 면접 없이 채팅 앱으로만 업무 지시를 받거나, 갑작스럽게 특정 장소로 이동하여 현금을 수거하라는 등 불투명하고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은 사기 범죄에 연루될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신분 확인 절차를 반드시 거치세요: 현금을 건네받거나 전달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신분 확인 절차(신분증 요청, 소속 확인 등)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기 범행을 의심해야 합니다. 특히 공공기관 직원이나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할 경우 더욱 철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 돈의 출처와 흐름을 확인하세요: 자신이 다루는 돈의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수령한 돈을 타인 명의로 무통장 입금하는 등 돈의 흐름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사기 범죄에 가담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 '몰랐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기 조직의 구체적인 범행 방식을 몰랐다고 해도, 의심스러운 정황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범행에 가담했다면 법원은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 보이스피싱은 조직범죄입니다: 보이스피싱은 총책, 콜센터, 수거책 등 여러 단계로 지능적으로 역할이 분담되어 있으므로, 자신이 단순히 현금 수거 역할만 했다고 해도 전체 범행의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