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양도담보 대여금 미지급 약정금 판결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돈을 빌려주었고, 피고들이 이를 변제하지 못할 경우 특정 상가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사건 상가를 둘러싼 분쟁은 이전부터 있었고, 2013년 조정조서를 통해 원고들이 상가를 점유하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18년 원고들과 피고들은 기존 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새로운 합의를 체결하였고, 피고들이 합의된 금액을 지급하면 원고들이 상가를 인도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합의 후 제3자가 상가를 무단으로 점유하게 되었고, 피고들은 약정된 금액의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들에게 미지급 약정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들은 상가 인도 의무와의 동시이행항변, 제3자 점유로 인한 불안의 항변권, 채무자위험부담주의, 공평과 신의칙 위반 등을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피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여,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미지급 약정금 각 2억 7,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피고들에게 대여금을 제공하고 상가를 양도담보로 제공받았으나, 합의된 약정금의 중도금 및 잔금을 받지 못하여 이행을 청구한 채권자들.
• 피고 C, D: 원고들에게 대여금을 받았으며, 상가를 양도담보로 제공했으나 약정된 금액을 지급하지 않아 소송을 당한 채무자들.
• 주식회사 E: 2002년 이 사건 토지를 낙찰받아 소유권을 취득하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건축주 명의를 변경받아 신축공사를 완료한 회사.
• 주식회사 H: 이 사건 건물을 신축 중이었던 회사.
• 주식회사 O: 원고 A로부터 이 사건 상가를 임대하여 영업했던 회사로, 임대료 연체 등으로 원고 A와 소송이 있었음.
• P 유한회사: 2018년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원고들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상가를 점유하고 영업을 시작한 제3자.

분쟁 상황

이 사건 분쟁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발생하고 진행되었습니다.

• 2002년 4월 27일: 피고 C은 이 사건 건물 중 상가에 관하여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2003년 8월 1일부터 'K'라는 상호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 시기 불명: 피고들은 원고들로부터 2억 5천만 원을 빌리며, 변제하지 못할 경우 이 사건 상가를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정했습니다.
• 2013년 1월 25일: 원고들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상가에 대한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2013년 7월 9일: 피고들은 원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상가의 사용 및 수익을 금지하는 반소(맞소송)를 제기했습니다.
• 2013년 10월 28일: 위 소송에서 원고들과 피고들 사이에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조정 내용은 피고들이 2013년 12월 31일까지 원고들에게 5억 7천만 원을 지급하고, 이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원고들이 상가를 점유·사용하기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 2013년 11월 30일경: 원고들은 이 사건 조정에 따라 상가를 점유·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 2013년 12월 2일: 피고 C은 원고 A에게 3천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 2014년 7월 2일경: 원고 A은 상가에서 'N'라는 상호로 영업을 시작했고, 2017년 4월경 주식회사 O에 상가를 임대했습니다.
• 2018년 3월 20일: P 유한회사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했습니다.
• 2018년 7월 27일: 원고들과 피고들은 기존 조정조서의 채권채무 내용을 변경하는 새로운 합의를 체결했습니다. 합의 내용은 피고들이 원고들에게 총 6억 원(계약금 6천만 원, 중도금 1억 4천만 원, 잔금 4억 원)을 지급하면 원고들이 잔금 완납일로부터 1주일 이내에 상가를 인도하는 것이었습니다.
• 2018년 7월 27일: 피고 C은 원고 A에게 계약금 6천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 2018년 10월 17일경: O는 영업을 중단하고 상가에서 퇴거했고, P 유한회사가 원고들의 동의 없이 상가를 점유하고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 2018년 12월 12일: 피고 C은 원고들을 상대로 상가 점유 상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이 판결은 2020년 9월 12일 확정되었습니다.
• 2021년 12월 1일: 피고들은 2013년 조정조서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하는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고, 이 판결은 2023년 4월 22일 확정되었습니다.
• 2023년경: 원고들이 2018년 합의에 따른 중도금 및 잔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들의 약정금 지급 의무와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들이 제3자의 점유로 인해 상가를 인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피고들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3.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 불능이 되었는지 여부(채무자위험부담주의 적용 여부)입니다.
4. 원고들이 상가를 반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약정금의 중도금과 잔금을 지급받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들 각자에게 2억 7,0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들은 각 7,000만 원에 대하여 2019년 1월 1일부터 2023년 9월 24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각 2억 원에 대하여는 2019년 4월 30일부터 2023년 9월 24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며, 이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 대여금을 담보할 목적으로 상가를 양도담보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피고들의 약정금 지급 의무가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보다 선이행되어야 하는 의무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또한 제3자의 무단 점유로 인해 상가 인도 의무가 이행 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동시이행항변 및 불안의 항변권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고들이 상가를 점유하며 사용·수익한 사실이나 피고들의 일부 변제 사실 등만으로는 약정금 지급 청구가 공평과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인용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536조 제1항 (동시이행의 항변권):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 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 이행을 거절할 수 있으나, 상대방의 채무가 변제기에 있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원칙입니다.

  • 사례 적용: 피고들은 자신들의 약정금 지급 의무와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사건 합의서에 피고들의 중도금 및 잔금 지급 의무가 '선이행 의무'임을 명시적으로 약정했고, 지급해야 할 금액이 사실상 대여금 성격이 강하여 일반적인 매매 계약과 같은 동시이행 관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계약 당사자들이 합의를 통해 동시이행 관계를 배제하고 이행 순서를 정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민법 제536조 제2항 (불안의 항변권): 쌍무계약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더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원칙입니다. 여기서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는 채권자의 신용 불안, 재산 상태 악화 등으로 반대급부를 받기 어렵고, 선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를 의미하며, 이는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 사례 적용: 피고들은 제3자의 점유로 인해 원고들이 상가를 인도할 수 없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이행 불능이 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들이 점유를 잃은 것에 책임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들이 상가에 대한 적법한 권리자인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원고들의 인도 불능을 이유로 대여금 지급을 거절하는 것은 오히려 공평에 반한다고 보아 피고들의 불안의 항변권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 민법 제537조 (채무자위험부담주의):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채무가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는 원칙입니다.

  • 사례 적용: 피고들은 제3자의 점유로 인해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 불능이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제3자의 무단 점유를 배제하고 상가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상가 인도 의무가 이행 불능이 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채무자위험부담주의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채무의 '이행 불능'이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계약서 또는 합의서 작성 시 이행 순서 명확화: 금전 대여와 담보물 반환이 결합된 계약의 경우, 채무의 선이행 의무와 동시이행 의무를 계약서에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특히 '잔금 지급 완료 후 ~일 이내 인도'와 같이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하여 추후 동시이행 항변권 관련 분쟁의 여지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 담보물의 권리 관계 철저 확인: 양도담보로 제공받는 물건이 있다면, 그 물건에 대한 담보제공자의 적법한 권리 유무를 계약 체결 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담보물의 소유권이나 점유권에 대한 분쟁이 이미 있거나 불분명한 경우,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 담보물 점유 상태 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 담보물이 제3자에 의해 무단으로 점유되거나 권리 행사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증거 자료를 확보하고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점유를 침탈당한 경우 민사상 점유회수청구소송이나 형사 고소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합의 내용의 명확한 대체 여부 명시: 기존의 계약이나 조정이 새로운 합의로 대체될 경우, 새로운 합의가 기존 내용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만 변경하는 것인지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강제집행과 같은 법적 조치의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매우 중요합니다.
• 불안의 항변권 행사 요건: 상대방의 이행이 현저히 곤란할 때 주장할 수 있는 불안의 항변권은 법원에서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단순히 이행 불능의 가능성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려우며, 이행 불능이 확실하거나, 선이행 의무를 강제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현저히 반한다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