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원고 H 협동조합은 조합원 G이 한국전력공사에 납품한 전력량계의 소프트웨어 하자로 인해 발생한 현장검침 비용에 대해 피고 C 보증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현장검침 비용이 약관상 하자보수 비용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법원은 현장검침 비용을 하자보수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비용으로 인정했으나, 일부 보험 계약의 경우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 금액 중 일부인 27,949,88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만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원고 H 협동조합의 조합원인 주식회사 G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한국전력공사에 전력량계 227,547대를 납품했습니다. G은 이 납품과 관련하여 2016년 11월 17일부터 2018년 10월 31일까지 총 26회에 걸쳐 피고 C 주식회사와 원고 H를 피보험자로 하는 하자보증보험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납품된 전력량계에서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설치 후 25개월이 지나면 검침시간을 잘못 전송하는 하자가 발생했습니다. G은 2021년 2월 18일 기업회생을 이유로 하자 수리를 이행할 수 없다고 원고 H에게 통보했습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는 G이 납품한 전력량계 중 47,991대에 대해 직접 수리를 실시했으며, 수리 기간 동안 원격검침이 불가하여 현장검침을 진행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2021년 10월 13일 원고 H에게 현장검침 비용으로 251,185,150원의 지급을 요청했고, 원고 H는 이를 납부했습니다. 원고 H는 2021년 10월 22일 이 사건 각 보증보험계약에 따라 피고 C 주식회사에 현장검침 비용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피고는 2022년 2월 18일 현장검침 비용은 약관상 '하자보수에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원고 H는 피고 C 주식회사를 상대로 156,670,448원의 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전력량계 수리 과정에서 발생한 현장검침 비용이 하자보수 보증보험 약관에서 규정한 '하자보수에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여러 건의 보험증권이 있는 상황에서 각 보험증권별로 보험사고 및 손해액을 어떻게 특정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셋째,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 그리고 일부 보험금 청구권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C 주식회사는 원고 H에게 27,949,886원 및 이에 대하여 2021년 10월 23일부터 2024년 7월 12일까지 연 6%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2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전력량계 수리 중 원격검침이 불가능해져 현장검침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 현장검침 비용을 하자보수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비용으로 보아 하자보수 보증보험 약관상 '하자보수에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보험사가 이미 다른 하자보수 비용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으므로, 이 사건 현장검침 비용 청구에 대해서도 보험증권별 손해액을 이전 지급 방식에 준하여 인정하는 것이 금반언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부 보험 계약의 경우 상법이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보험기간 종료일부터 진행되어 이미 완성되었으므로, 해당 청구권은 소멸했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는 원고가 청구한 금액 중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일부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법 제662조(소멸시효): 이 조항은 보험금 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 또는 늦어도 '보험기간의 종기'로 보았으며, 보험기간 종료일부터 3년이 경과한 보험계약에 대한 청구는 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는 시점이 지난 경우 그 권리를 더 이상 주장할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하자보수보증보험 약관 해석: 하자보수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가 주계약에 따른 하자보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피보험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입니다. 이 사건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하자보수보증보험 보통약관 제6조 제1항에 명시된 '하자보수에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의 범위였습니다. 법원은 직접적인 수리비는 아니지만, 하자 수리에 필연적으로 수반되어 발생하는 현장검침 비용 또한 해당 약관 조항의 '하자보수 비용'에 포함된다고 넓게 해석하여 피보험자인 원고에게 유리하게 판단했습니다. 이는 약관의 의미가 불분명할 경우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약관 해석의 원칙이 적용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금반언의 원칙 (모순행위금지): 이 원칙은 당사자가 이전에 한 행위와 모순되는 주장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피고 보험사는 이미 원고로부터 동일한 전력량계 하자에 대한 보수 비용 청구를 받은 후, 통신중계장치 서버 업그레이드 비용을 지급하면서 특정 계산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이미 선행하는 보험금 지급 행위를 통해 특정한 방식의 손해액 인정을 한 이상, 이 사건 현장검침 비용 청구에 대해 다른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행위와 모순되어 금반언 원칙에 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근거한 것으로, 당사자 간의 신뢰를 보호하고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목적을 가집니다.
하자보증보험 계약 시에는 보험 약관에 명시된 '하자보수에 실제로 소요되는 비용'의 범위를 명확히 확인하여 예상치 못한 비용 발생 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되며, 하자보증보험의 경우 늦어도 보험기간 종료일부터 상법상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보험기간과 소멸시효 만료일을 반드시 확인하고, 해당 기간 내에 보험금을 청구해야 권리를 상실하지 않습니다. 다수의 보험증권이 연관된 복잡한 상황에서는 각 계약별로 보험사고와 손해액을 특정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약 체결 단계부터 증권별 대상물의 명확한 구분 및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보험사가 이전에 유사한 유형의 손해에 대해 특정 기준이나 방식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선례가 있다면, 이후의 청구에 대해서도 그러한 선행 행위와 모순되는 주장을 할 수 없다는 '금반언의 원칙'을 주장하여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보험사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