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근무한 직원의 퇴직금 및 수당 지급 분쟁 판결

직원 A는 사업주 D(사망 후 상속인들이 피고가 됨)의 여러 사업장에서 11년 이상 근무하며 퇴직금과 미지급 수당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의 전체 근무 기간을 단절 없는 계속 근로로 인정하여 퇴직금을 재산정했으며, 과거의 퇴직금 중간정산과 정년퇴직 후 재고용으로 인한 근로관계 단절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하여 미지급 수당 청구는 기각하고, 상속인들에게 재산정된 퇴직금 중 미지급액과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사업주 D의 사업장에서 건물 관리, 냉동창고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퇴직금과 미지급 수당을 청구한 직원입니다.
• 망 D의 상속인들 (E, F, G, H): 'L수산'과 'L실업' 등 여러 사업체를 운영했던 사업주 D이 사망하자 그의 채무를 승계하여 원고 A의 소송에 피고가 된 직계비속 상속인들입니다.
• 망 D: 'L수산'이라는 상호의 선어제빙업, 냉장고업 및 'L실업'이라는 상호의 부동산 임대업 등을 운영하며 원고 A를 고용했던 사업주로, 소송 진행 중 사망했습니다.
• 주식회사 K (용역회사): 원고 A가 망 D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중 D의 지시로 일시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던 용역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직원 A는 2010년 6월 11일부터 사업주 D이 운영하는 'L수산'과 'L실업' 사업장을 오가며 건물관리, 냉동창고 관리, 현장 생산 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근무 기간 중 형식적인 사직 처리 후 퇴직금을 중간 정산받거나, D의 지시로 잠시 용역회사 K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 3월에는 D으로부터 정년퇴직 통보를 받고 퇴직금을 정산받았으나, 이후 '촉탁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21년 12월 31일까지 계속 근무했습니다. 사업주 D이 2022년 10월 사망하자, 직원 A는 D의 상속인들을 상대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의 전체 근무 기간을 바탕으로 재산정한 미지급 퇴직금과 함께, 무효라고 주장하는 포괄임금제로 인해 받지 못한 미지급 연장 및 휴일근로수당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상속인들은 과거 부제소합의가 있었고, 중간정산이나 정년퇴직 처리로 근로관계가 단절되었으므로 추가적인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대립했습니다.

핵심 쟁점

직원 A의 11년간의 근무 기간이 단절 없는 계속 근로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과거에 이루어진 퇴직금 중간정산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 정년퇴직 후 재고용이 기존 근로관계의 단절을 의미하여 퇴직금 산정 시 종전 근무 기간이 제외될 수 있는지 여부, 사업주와 직원 간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유효하여 직원이 추가 수당을 청구할 수 없는지 여부, 그리고 최종적으로 재산정된 퇴직금 중 미지급액은 얼마인지 등이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들은 원고에게 각 2,990,612원 및 이에 대하여 2022년 1월 15일부터 2024년 9월 3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더 많은 퇴직금 및 미지급 수당)는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 2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직원 A가 사업주의 여러 사업장에서 2010년 6월 11일부터 2021년 12월 31일까지 단절 없이 계속 근로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의 퇴직금 중간정산과 정년퇴직 후 재고용으로 인한 근로관계 단절 주장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약정은 업무의 특성상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고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유효성을 인정, 미지급 수당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망 D의 상속인들은 재산정된 총 퇴직금 35,662,073원에서 이미 지급된 23,699,624원을 제외한 미지급 퇴직금 11,962,449원을 원고 A에게 지급해야 하며, 각 상속지분(1/4)에 따라 2,990,612원과 해당 지연 이자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퇴직금 지급 요건)​: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무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형식적인 계약 변경이나 퇴직 처리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업주 밑에서 단절 없이 장기간 근무한 경우, 그 전체 기간을 계속 근로 기간으로 보아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3호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퇴직금 중간정산의 요건)​: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질병 요양 등 법에서 정한 특정 사유가 있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됩니다. 법원은 중간정산이 근로자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며, 법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형식적인 정산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요양을 위한 의료비 부담 사유는 증빙되지 않았고, 진정한 의사도 인정되기 어려워 중간정산은 무효로 판단되었습니다.
•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2항 (정년퇴직자 재고용 시 계속 근로 기간 산정)​: 이 법률은 사업주가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 근로 기간을 종전 기간과 분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년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이례적인 정년퇴직 통보가 있었고,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재고용이 이루어졌으므로, 종전 근로 기간을 제외하고 퇴직금을 재산정할 수 없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포괄임금제 유효성 판단 법리: 대법원 판례는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일정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는 포괄임금 약정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고,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거나 근로 형태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유효하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업무 특성(성수기/비수기 차이, 자유로운 휴게시간 활용, 불완전한 출퇴근 기록 등)을 고려할 때 실근로시간 산정이 어렵고, 임금 산정 방식이 원고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포괄임금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근무 기간 단절 여부: 사업주가 바뀌거나, 사업장 이름이 변경되거나, 용역회사 소속으로 일시적으로 근무했더라도, 실제 업무 내용, 지시 주체, 근무 장소, 휴직 기간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질적인 근로관계의 연속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했더라도 실질적인 운영자가 동일하다면 계속 근로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성: 퇴직금 중간정산은 법에서 정한 엄격한 요건(예: 주택 구입, 질병 요양 등)을 충족하고 근로자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신청되어야 유효합니다. 단순히 사업주가 제공한 양식에 서명했거나 법정 요건을 증빙할 자료가 없다면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정년퇴직 후 재고용: 정년퇴직 통보를 받고 퇴직금을 정산받았더라도, 실제 근로관계의 단절 없이 곧바로 재고용되어 동일한 업무를 계속 수행했다면 전체 기간을 계속 근로로 보아 퇴직금을 산정해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에 명확한 정년 조항이 없는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 포괄임금제의 유효성: 포괄임금제는 기본급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월 급여를 정하는 방식입니다. 이 약정은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업무 특성이 있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유효하다고 인정됩니다. 단순히 포괄임금제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추가 수당 청구가 기각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 근무 형태, 휴게시간 활용의 자유, 임금 산정의 공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 지연 이자: 퇴직금은 근로관계 종료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겨 지급이 지연되면 지연 이자가 발생하며, 소송 진행 중에는 법정 이율보다 높은 이율(연 20%)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