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아웃도어 브랜드 상표권 침해, 손해배상 판결

유명 신발, 의류 제조 판매업체인 원고가 등산, 레저장비 판매업체인 피고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과거 상표권 침해 판결을 받은 적이 있는 피고는 자사 홈페이지, 온라인 쇼핑몰,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원고의 등록상표와 유사한 표장을 사용하고, 피고 제조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인터넷 쇼핑몰 판매업자들이 해당 표장을 사용하도록 방조하는 등 상표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의 상표권 침해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원고가 청구한 10억 원 중 5천만 원만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하고,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신발, 핸드백, 의류 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상표권자 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B: 등산 및 레저장비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와 피고는 과거 2012년에도 상표권 침해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여, 2013년에 피고가 원고의 상표와 유사한 표장의 사용 금지 및 손해배상을 명령받은 전례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2019년경부터 자사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원고 상표와 유사한 표장(이 사건 피고 제1, 2 표장)을 부착한 배낭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제조한 배낭, 등산화, 장갑, 모자, 의류 등이 불특정 판매자들을 통해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원고 상표와 유사한 'F', 'G' 등의 표장(이 사건 각 피고 표장)을 사용하여 광고되고 판매되었습니다. 2019년 4월, 원고는 피고에게 상표권 침해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피고는 5월에 관련 표장 사용을 중지하고 향후 주의하겠다는 회신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2021년경까지도 피고의 홈페이지에 기재된 오프라인 매장 5곳에서 이 사건 각 피고 표장을 간판이나 현수막에 계속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어, 원고는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을 다시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원고의 등록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표장을 원고의 지정상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에 사용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정하는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의 상표권 침해 행위가 인정될 경우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액은 얼마인지 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5천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2019년 8월 2일부터 2022년 5월 13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의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가 원고 상표와 유사한 'F', 'G' 등의 표장(이 사건 각 피고 표장)을 홈페이지의 배낭 상품, 홈페이지 주소, 인터넷 쇼핑몰 판매 상품, 오프라인 매장 간판 및 현수막에 사용한 행위를 상표권 침해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피고는 2013년 이미 원고 상표 침해로 인한 사용금지 판결을 받았고, 2019년 원고의 내용증명에 관련 문구 삭제 및 향후 사용 주의를 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표권 침해 행위를 지속했으므로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원고가 주장한 손해배상액 10억 원 중 상표법 제110조 제3항에 따른 침해자의 이익액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상표법 제110조 제6항에 따라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5천만 원을 상당한 손해액으로 산정했습니다. 손해액 산정 시, 피고의 침해 상품 매출액(총 7억 2천만 원 이상)과 영업이익률을 고려하고, 피고 홈페이지 주소 'K' 사용 및 매장 내 침해 상품 판매 등을 증액 사유로, 원고의 모자·장갑 상표 사용 증거 부족을 감액 사유로 보았습니다. 또한, 원고의 3배 배상 요구(상표법 제110조 제7항)는 적용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부정경쟁행위 주장에 대해서는, 원고 상표가 부정경쟁방지법상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는 주지성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고, 상표권 침해로 인정된 손해액을 넘는 추가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표법 제110조 (손해액의 추정 등)​

• 제3항 (침해자의 이익액 추정)​: 침해자가 침해 행위로 얻은 이익액을 상표권자가 입은 손해액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전체 영업이익을 침해 행위로 인한 이익으로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이익액 산정이 어려워 해당 조항에 따른 손해액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제6항 (상당한 손해액 인정)​: 상표권 침해로 손해가 발생했음은 인정되나, 그 손해액을 증명하기가 사실상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침해된 매출액과 피고의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하여 5천만 원의 손해액이 인정되었습니다.
• 제7항 (3배 배상)​: 고의적인 침해 행위에 대해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액을 가중할 수 있는 조항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3배 배상을 적용할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지 않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2. 구 상표법 제66조 제1항 (상표권 침해의 전제로서 '상표의 사용')​

• 도메인 이름의 경우, 그 사용 태양 및 연결되는 웹사이트 화면의 표시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거래 통념상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고 상품을 구별하는 식별표지로 기능할 때 '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됩니다. 피고의 홈페이지 주소에 포함된 'K'가 식별표지로서 기능하여 상표의 사용으로 인정되었습니다.

3.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 부정경쟁행위의 정의: 타인의 국내에 널리 인식된 상표, 상호 등(가목), 타인의 영업표지 및 상품표지와 혼동을 일으키는 행위(나목), 타인의 식별력이나 명성을 손상하는 행위(다목) 등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의 행위가 위 조항들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원고 상표가 '국내에 널리 인식되었다'는 주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4. 상표의 동일·유사 판단 법리

• 두 개의 상표가 외관, 호칭, 관념 등을 객관적, 전체적, 이격적으로 관찰하여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오인, 혼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문자 부분과 도형 부분이 결합된 결합상표는 분리하여 관찰될 수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원고 상표와 피고 표장의 호칭과 관념이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5. 상표권 침해에 대한 과실 추정

•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 행위에 대해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려면 상표권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거나 자신이 사용하는 상표가 등록상표의 보호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믿은 정당한 사유가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피고는 과거 판결 및 내용증명 회신을 통해 상표권 침해 사실을 인지했으므로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표권 침해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과거 상표권 침해 판결의 중요성: 이미 상표권 침해 관련 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 판결에서 사용이 금지된 표장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표장의 사용에 대해 더욱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과거 판결은 새로운 침해 행위에 대한 과실 인정의 강력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2. 온라인 판매 관리 책임: 제조업체는 자신이 생산한 제품이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될 때, 판매업자들이 상표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광고하거나 판매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제조업체도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상표 사용 범위의 확장: 상표권 침해는 단순히 상품에 직접 표장을 부착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기업 홈페이지 주소(도메인 이름),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광고 문구, 오프라인 매장의 간판이나 현수막 등 다양한 형태와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업의 모든 대외 활동에서 상표권 침해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4. 통상실시권 주장의 유효성 검토: 통상실시권이 있더라도 실제 사용된 표장이 통상실시권의 대상이 되는 상표와 외관, 호칭, 관념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거나, 통상실시권 계약 체결 시점 이전에 해당 표장을 사용하여 매출이 발생했다면 통상실시권을 근거로 한 상표 사용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5. 손해배상액 증명의 어려움과 법원의 재량: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을 산정할 때, 침해자가 얻은 이익액을 구체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침해 상품의 매출액, 침해자의 영업이익률, 침해 기간, 침해 행위의 다양한 태양 등을 입증하는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부정경쟁방지법 적용의 주지성 요건: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려면 침해된 표지(상표 등)가 국내의 거래자 또는 수요자들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는 '주지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상표의 사용 기간, 방법, 범위, 광고량 등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사회통념상 객관적인 인지도를 입증할 자료를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