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산모 C는 피고 병원에서 원고 A를 분만하는 과정에서 태아 빈맥, 태변 착색 양수, 태아 서맥 등이 관찰되었으나 의료진은 유도분만을 진행하였습니다. 출생 후 원고는 호흡 곤란을 겪다 선천성 후두 연화증 진단을 받았고, 현재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변으로 인한 사지마비 및 연하장애 상태입니다. 원고 측은 병원 의료진의 분만 중·후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14억 7천 6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의료진의 조치가 적절했고 원고의 상태는 선천적 원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2016년 3월 18일, 산모 C는 조기 양막파수로 피고 병원에 내원하여 유도분만을 시도했습니다. 분만 과정에서 태아(원고 A)에게 간헐적인 태아 빈맥, 태변 착색 양수 배출, 태아 서맥 등의 징후가 나타났으나, 의료진은 옥시토신 투여 등 분만 촉진을 계속 진행하여 같은 날 원고를 분만시켰습니다. 출생 직후 원고는 흉곽함몰, 저긴장증 등 호흡 곤란 증상을 보였고 신생아 중환자실로 전실되어 기관삽관 및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원고는 선천성 후두 연화증으로 진단받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었으며, 현재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변으로 인한 사지마비 및 연하장애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원고 A 측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분만 중 태아의 이상 징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유도분만을 강행했으며, 분만 후에도 초기 처치(기관삽관 지연, 저체온 치료 미시행)가 미흡했고, 유도분만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총 1,476,295,448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이 분만 과정 또는 분만 후 원고에 대한 처치에서 과실이 있었는지, 이로 인해 원고의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거나 심화되었는지 여부 그리고 피고 병원 의료진이 유도분만 과정에서 산모에게 설명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입니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분만 중 산모 C와 원고 A에게 취한 조치들이 의학적 기준에 비추어 적절했으며, 분만 후 원고에 대한 처치(예: 기관삽관 시기, 저체온 치료 미시행) 또한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원고의 저산소성 뇌손상은 선천성 후두 연화증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유도분만 과정에서 설명의무 위반도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환자가 의료행위 과정에서의 의사의 과실과 그 과실이 손해 발생의 원인임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의료행위의 전문성 때문에 일반인이 증명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의료 과실 외에 다른 원인이 없다고 볼 간접사실이 증명되면 의료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도록 증명책임을 완화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하지만 이때에도 의료상의 과실 자체는 환자 측이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의 분만 중·후 과실로 저산소성 뇌손상이 발생하거나 심화되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제출된 증거와 의학 감정 결과를 종합하여 의료진의 조치가 당시 상황과 의학적 기준에 비추어 적절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를 들어, 태아 빈맥 시 산소 공급 및 자세 변경, 옥시토신 투여 전 태아 심박동수 안정화 확인, 태아 서맥 시 조속한 분만 시도 등이 적절한 조치로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원고에게 저체온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것이 과실로 보기 어려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의료진의 설명의무는 수술 등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하거나 사망과 같은 중대한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진단 및 치료 방법,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다25971 판결). 이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환자의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 지급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유도분만 시 옥시토신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유도분만의 이유, 시기, 분만촉진제의 작용 및 부작용에 관하여 설명한 사실이 인정되며, 원고에게 발생한 저산소성 뇌손상이 옥시토신 투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선천성 후두 연화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의사의 침습행위가 중대한 결과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거나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설명의무 위반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법리에 따라 원고의 주장은 배척되었습니다.
분만 중 태아 심박동수 이상이나 태변 착색 양수 배출 등 이상 징후가 관찰될 경우, 의료진의 대처가 당시의 의학적 지식과 지침에 따라 적절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유도분만 등 침습적 의료행위를 앞두고 있다면, 의료진으로부터 해당 의료행위의 필요성, 방법, 예상되는 위험성 및 부작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 확인하고, 의문이 있다면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생아에게 출생 직후 호흡 곤란 등 이상 징후가 발생했을 때, 의료진의 초기 응급처치가 신속하고 적절했는지, 특히 기관삽관이나 저체온 치료와 같은 특정 치료의 적용 기준을 충족했음에도 시행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합니다.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료 과실 외에 다른 선천적 요인(예: 선천성 후두 연화증) 때문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종합적인 의학적 감정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의료 과정의 기록은 의료 분쟁 시 중요한 증거가 되므로, 진료 기록, 수술 기록, 간호 기록 등을 철저히 확보하고 분석해야 합니다. 특히 자궁수축 감시 기록이나 태아 심박동수 변화 기록 등은 분만 과정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데 핵심적인 자료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