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 사건은 대포통장 유통 및 자금세탁 조직의 일원인 피고인 A과 B가 각각 팀원과 중간관리자로서 활동하며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이들은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그 명의로 대포통장을 개설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조직이나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여하여 수익을 올렸습니다. 조직은 총책, 부총책, 실장, 팀장, 팀원 등으로 역할을 엄격히 분담하고 텔레그램, 대포폰을 이용하며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피고인 A은 현장직 팀원으로서 유령법인 설립, 계좌 개설, 피해금 인출 등의 업무를 담당했고, 피고인 B는 중간관리자(실장)로서 조직원 관리, 서류 관리, 텔레그램 증거인멸 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2년과 4년을 선고하고 범죄수익을 몰수 및 추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다만, 이 범죄단체의 주된 목적이 전기통신금융사기나 범죄수익 은닉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목적의 범죄단체가입 및 활동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범죄단체는 2018년부터 활동한 ‘대포통장 유통 및 자금세탁’ 조직으로, 총책 C과 E를 중심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투자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필요한 대포통장을 유통하고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습니다. 조직은 하남시와 서울 강동구, 송파구, 중랑구, 영등포구, 남양주 등지에 사무실을 순차적으로 임차하여 운영하며, 컴퓨터, 대포폰, 지폐 개수기 등 물적 설비를 갖추었습니다. 주요 범행 방법은 타인의 주민등록증 사본, 인감도장 등으로 유령법인을 설립한 후, 이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공인인증서, OTP, 현금카드 포함)을 개설하여 불법 도박사이트나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여료를 받고 판매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직은 ‘총책’, ‘부총책’, ‘실장’, ‘팀장’, ‘팀원’으로 엄격한 지휘체계를 갖추고, ‘현장직’(사업자등록, 계좌 개설, 인출 및 전달, 채권소멸)과 ‘사무직’(대여 통장 관리, 전산 관리, 정산 및 이체)으로 역할을 분담했습니다. 조직원들은 본명이 아닌 가명을 사용하고 텔레그램을 통해 연락하며, 경찰 수사에 대비하여 증거를 남기지 않도록 하는 ‘행동강령’(예: 대포폰 사용, 텔레그램 대화 삭제 타이머 설정, VPN 이용 등)을 준수했습니다. 범죄수익은 직책별 기본급과 대포통장 개설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월 350만 원~2,000만 원 이상)로 분배되었습니다. 피고인 A은 2024년 4월경 조직에 가입하여 유령법인 설립, 계좌 개설, 채권소멸 절차, 수표 인출 및 송금 등을 담당하는 현장직 팀원으로 활동했습니다. 피고인 B는 2022년 7월경부터 조직에 가입하여 총책의 자문역할을 하는 실장으로서 법인 및 대포통장 서류 관리, 조직원들에게 서류 교부 및 회수, 조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여 텔레그램 계정을 연동 보관하다가 검거 시 증거를 인멸하는 일명 ‘군기반장’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성명불상자와 공모하여 피해자 DZ 등 13명에게 가짜 투자사이트를 통해 총 8억 4천여만 원을 편취하고, 이를 타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했습니다. 피고인 B는 또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8개의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통장, OTP, 공인인증서 USB 등)를 보관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A과 B가 대포통장 유통 및 자금세탁 조직의 일원으로서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범죄수익을 은닉한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지는지 여부였습니다. 구체적으로 피고인 A은 본인이 특정 보이스피싱 및 자금세탁 범행 시기에 현장직이 아닌 사무직으로 근무했으므로 고의가 없고 실행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고, 피고인 B는 자신이 범죄단체가 어떤 범행을 하는지 몰랐으며 단순히 채권자로서 연관되었을 뿐 범죄단체에 가입·활동하지 않았고, 각 개별 범행에 공모하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범죄단체가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 위반 및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인지에 대한 검사의 주장이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증거물 중 일부를 몰수하며 37,255,000원을 추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증거물 중 일부를 몰수하며 144,080,000원을 추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각 추징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에 대한 압수물 중 피고인 A이 거주했던 아파트 관련 서류(증 제64호, 제103호)와 피고인 B의 개인 파산 결정문(증 제11호), 개인 휴대전화(증 제26, 27, 29호)는 범죄행위에 직접 사용되거나 범죄수익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재범 예방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몰수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 사건 범죄단체가 전기통신금융사기 또는 범죄수익은닉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단체에 해당한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으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을 목적으로 한 범죄단체 가입·활동죄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는 않았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이 이 사건 범죄단체 내에서 현장직과 사무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업무를 수행했던 점을 근거로, 범죄일람표의 특정 범행에 직접적인 실행행위가 없었더라도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피고인 B에 대해서는 조직 초기부터 하위 조직원들을 지시·감독하고, 주요 서류를 관리하며, 조직원들의 기강을 잡고 텔레그램 증거를 인멸하는 등 핵심적인 중간관리자 역할을 수행한 점을 들어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모든 공소사실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고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피고인들의 역할과 죄질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보았으나, 피고인 A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형량을 정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를 적용하여 피고인들의 죄책을 판단했습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및 공동가공의 의사: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하는 경우,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전부를 직접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죄에서 차지하는 지위, 역할,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력 등을 종합할 때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면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5조 제1항: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처벌하는 조항입니다. 피고인들은 유령법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유통함으로써 피해자들로부터 금원을 편취하는 전기통신금융사기에 공모 가담한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으로 얻은 피해금을 타인 명의 계좌로 이체하고 상품권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여 자금세탁을 한 혐의가 인정되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 제2호, 제6조 제3항 제3호: 접근매체를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받거나 대여, 보관, 전달, 유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처벌합니다.
형법 제114조 (범죄단체 조직): 특정 범죄를 수행할 공동목적 아래 형성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통솔체계를 갖춘 범죄단체를 조직·가입·활동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범죄단체의 목적이 대포통장 개설 및 유통을 통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라고 인정되었습니다.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몰수) 및 제10조 제1항 (추징): 범죄행위로 인하여 생긴 물건 또는 범죄수익은 몰수할 수 있으며, 몰수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가액을 추징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범죄행위를 통해 취득한 현금, 대포폰, 유심칩 등이 몰수되었고,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이 추징 명령되었습니다.
고수익을 미끼로 한 쉬운 업무 제안은 사기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금융기관 업무, 서류 전달, 현금 인출, 통장 관리 등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업무는 불법적인 행위에 가담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본인이 직접 기망 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의 일부로서 역할을 분담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대포통장 개설, 유통, 접근매체 보관, 범죄수익 인출 및 전달 등은 모두 전자금융거래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하며 중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범죄 조직 내에서의 역할이 하위직이라 할지라도 조직적인 범죄에 가담했다면 그 역할의 경중에 관계없이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범죄수익을 은닉하거나 가장하는 행위는 별도의 범죄로 성립하며,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은 모두 몰수 또는 추징될 수 있습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텔레그램 사용, 대포폰 이용, 증거 인멸 시도 등은 오히려 범죄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예: 채무 변제 목적)으로 범죄에 가담했더라도 이는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