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9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 유효성 확인 다툼

재개발조합의 조합원들이 추진위원회 및 조합 총회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 결의들이 무효임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일부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하고, 핵심 쟁점인 조합 창립총회에서의 시공사 인준 결의는 당시 법령과 조합 정관에 따라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응암제9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 4인으로, 조합의 시공사 선정 결의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 피고: 응암제9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 서울 은평구 응암동 일대에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이 사건은 서울 은평구 응암제9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관련하여 시작되었습니다. 피고의 전신인 추진위원회는 2002년 1월 26일 주민총회를 개최하여 경쟁입찰 방식으로 현대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2004년 9월 14일 도정법에 따라 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을 받았습니다. 피고 조합은 2006년 3월 10일 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원 620명 중 442명 참석, 428명의 찬성으로 기존 현대건설 시공사 선정을 인준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이어 2006년 5월 12일 은평구청장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다시 2007년 5월 28일 정기총회에서 조합은 2002년과 2006년의 시공사 선정 결의를 재차 인준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인 조합원들은 추진위원회가 시공자를 선정할 권한이 없으므로 이들 결의가 무효이며, 설령 조합이 선정했다고 하더라도 경쟁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 단계 및 조합 총회에서 이루어진 시공사 선정 결의들의 법적 유효성 여부와, 시공사 선정 방식에 대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의 개정 전후 적용 시점 해석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2002년 1월 26일자 주민총회 결의 및 2007년 5월 28일자 조합총회 결의의 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 즉 2006년 3월 10일자 조합 창립총회에서의 시공사 인준 결의 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여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추진위원회가 시공사를 선정할 권한이 없으므로 추진위원회 단계의 시공자 선정 결의(제1결의)는 구속력이 없어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2007년 5월 28일자 결의(제3결의)는 이미 2006년 3월 10일자 창립총회 결의(제2결의)가 유효한 시공사 선정이었으므로 이 역시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2006년 창립총회에서의 시공사 인준 결의(제2결의)에 대해서는, 당시 적용되던 도정법에는 재개발조합에 대한 경쟁입찰 규정이 없었고, 이후 개정된 법률의 부칙에서도 해당 규정이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경우부터 적용된다고 명시했기에 피고 조합의 추진위원회 승인 시점에는 경쟁입찰 외의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정관의 단서 조항에 따라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경쟁입찰로 선정한 시공자에 대해서는 조합원 총회의 인준 결의만으로 시공자 선정이 가능하다고 보아, 제2결의가 적법한 시공사 선정이라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11조 (시공자의 선정)​:

  • 이 조항은 재개발조합이 언제(조합설립인가 후)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경쟁입찰) 시공자를 선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입니다. 이 법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으며, 특히 2006년 5월 24일 법률 제7960호로 개정되면서 주택재개발사업조합에 대해서도 시공자를 경쟁입찰 방법으로 선정하도록 규정했습니다.
  • 그러나 이 개정 법률의 부칙 제2항은 '주택재개발사업 및 도시환경정비사업의 경우는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추진위원회의 승인을 얻은 분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여, 개정 법률 시행 이전에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재개발조합에는 경쟁입찰 의무화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리가 형성되었습니다. 본 사건에서도 피고 조합은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습니다.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14조 (추진위원회의 업무)​:

  • 이 조항은 추진위원회의 업무 범위를 규정하고 있으며, 시공자 선정은 추진위원회의 업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자 선정 결의는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4조 (총회의 의결사항)​:

  • 이 조항은 시공자 선정이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중요 사항임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 조합 정관의 효력 및 유효한 추인:

  • 조합이 설립된 후,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이루어진 시공자 선정을 조합 총회가 정관에서 정한 방식(예: 인준 결의)에 따라 추인하고 그것이 조합의 시공자 선정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조합의 새로운 시공자 선정 결의로서 유효하다고 봅니다.
  • 특히 피고 조합의 정관 제12조 제1항 단서에 '법 시행 전에 주민총회에서 경쟁입찰방법에 의해 기 선정된 시공자는 조합원 총회의 인준을 받아 선정한다'는 규정이 있었는데, 이는 당시의 도정법에 위배되지 않아 유효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추진위원회의 권한 확인: 주택재개발 사업에서 추진위원회는 시공사 선정 권한이 없으므로, 추진위원회 단계에서 시공사가 선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유효합니다.
• 법령의 적용 시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과 같은 법률은 수차례 개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법 개정 시 부칙에 명시된 경과 규정이나 적용 시점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법규가 특정 시점에 특정 사업에 적용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 조합 정관의 세부 내용 검토: 조합의 정관은 중요한 법적 효력을 가집니다. 시공자 선정 방식 등 핵심 사안에 대한 정관 규정, 특히 단서 조항이나 예외 사항을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정관이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한 그 내용에 따라 유효하게 효력을 발휘합니다.
• 총회 결의의 주체 명확화: 추진위원회의 결의와 조합 총회의 결의는 법적 주체가 다릅니다. 어떤 결의가 어느 주체에 의해 이루어졌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각 주체의 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인지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