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 제거 수술 중 담관 손상에 대한 병원 손해배상 사건

원고는 만성 담낭염으로 피고 병원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던 중, 의료진의 과실로 담낭관 대신 총담관과 총간관이 절제되는 의료사고를 겪었습니다. 이후 담즙 누출 증상이 지속되었고, 원고는 피로감, 복통 등을 호소하며 피고에게 의료과실 및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복강경 담낭절제술 과정에서 담낭관과 총담관을 오인하여 절제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했으나, 수술 후 검사 지연, 전원 지연, 설명의무 위반 등 원고의 다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원은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하여 원고에게 총 10,687,985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부천시 소재 병원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던 중 총담관 손상을 입고 소송을 제기한 환자
• 피고 의료법인 B: 원고에게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D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분쟁 상황

원고는 만성 담낭염으로 피고 병원에서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았는데, 수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절제 대상이 아닌 총담관과 총간관을 담낭관과 함께 절제하는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수술 다음 날부터 담즙 누출 증상이 나타났고, 5일 후에야 재수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로감, 간헐적 소화불량, 복통 등의 후유증을 겪게 되었고, 이에 대해 병원의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총 33,307,198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의료진의 과실로 총담관 및 총간관이 절제되었는지 여부, 수술 후 담즙 누출 증상에 대한 검사,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된 과실이 있는지 여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조치가 지연된 과실이 있는지 여부, 수술 전후 의료진의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 의료과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와 책임 제한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에게 10,687,985원 (재산상 손해 3,687,985원 + 위자료 700만 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위 금액에 대해 2014년 11월 26일(제1차 수술일)부터 2019년 1월 17일(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합니다.
4. 소송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각 부담합니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피고가 주장한 미지급 치료비 상계 항변은 의료과실로 인한 손상 치유 목적의 치료비는 병원이 환자에게 청구할 수 없다는 법리에 따라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담관을 잘못 절제한 의료상 과실을 인정하여 원고에게 일부 손해배상 책임을 명했으나, 수술 후 검사 및 치료 지연, 전원 조치 지연, 설명의무 위반 등 나머지 과실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상 과실 및 주의의무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사는 환자를 진료할 때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환자의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최선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복강경 담낭절제술 중 의료진이 담낭관과 총담관의 해부학적 변이 가능성을 고려하고 충분한 시야를 확보하여 담관 손상을 예방해야 할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해부학적 구조 파악이 어려운 경우 개복술로의 전환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2. 의료행위 선택의 재량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의사는 환자의 상황과 의료수준, 지식 및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을 가집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수술 후 담즙 누출에 대한 검사 및 재수술 지연 주장에 대해 의료진이 복부 CT, ERCP 등을 시행했으며, 발열이나 복막염 증상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의 진료였다고 판단하여 과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전원조치 의무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6다41327 판결): 의사는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나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신속히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치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자체적으로 여러 검사와 수술을 시행한 노력 등을 고려할 때, 전원 지연 과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설명의무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다3421, 1997. 7. 22. 선고 95다49608 판결): 의사는 수술 등 침습적 의료행위 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복강경 수술과 개복술의 비교, 담도 손상, 담즙 누출 등의 합병증 가능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으므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합리적인 재량 범위 내에서 선택하지 않은 검사(간담도섬광조영술 등)까지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5. 책임의 제한: 의료행위의 특성과 내재된 위험성, 의료진의 과실 정도, 환자의 치료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손해의 공평한 분담을 위해 의료기관의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습니다.
6. 의료과실로 인한 치료비 청구 불가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1다28939 판결): 의사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환자의 신체기능이 손상되고, 이후 치료가 손상 회복이나 악화 방지 정도에 불과하다면, 병원 측은 환자에게 수술비와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의 미지급 치료비 상계 항변은 이 법리에 따라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수술 전 충분한 설명 확인: 복강경 수술은 개복술에 비해 장점이 많지만, 담관 손상과 같은 특정 합병증 발생률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수술 전 의료진으로부터 발생 가능한 위험, 대안적 치료법, 합병증 발생 시 개복술로의 전환 가능성 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2. 만성 염증 시 주의: 만성 담낭염처럼 염증이 심한 경우, 해부학적 구조가 불분명하여 담관 손상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복강경 수술 중 개복술로 전환하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일 수 있으므로, 의료진의 판단과 설명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수술 후 증상 발생 시 적극적 대처: 수술 후 복통, 담즙 누출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필요한 경우 추가 검사를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신속한 후속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4. 의료 기록 확보: 의료사고 발생 시 진료 기록, 수술 기록, 검사 결과지 등 모든 의료 관련 기록을 빠짐없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추후 법적 분쟁 발생 시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5. 피해 산정의 어려움: 의료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에서는 기왕치료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이 산정됩니다. 특히 일실수입은 환자의 실제 소득과 노동능력 상실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산되므로, 관련 증빙 자료를 잘 준비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연령을 고려하여 도시일용노임이 아닌 실제 월평균 급여를 기준으로 일실수입이 인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