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환자가 손가락 골절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후 관절 강직 증상이 발생하자 병원 측의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환자는 수술의 부적절성, 수술 후 관리 소홀, 그리고 합병증에 대한 설명 부족을 문제 삼았으나, 법원은 의료진에게 과실이나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환자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는 2018년 12월 25일 우측 4번째 손가락이 골절되었고,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어 2019년 1월 7일 피고 병원에 내원했습니다. 다음날인 1월 8일 피고 병원 의료진은 K강선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했고, 원고는 1월 10일 퇴원했습니다. 이후 K강선 제거 및 외래 진료를 받던 중, 원고는 2019년 2월경부터 수술한 손가락 끝이 굽어있다는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골극절개술을 추천했지만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않고 다른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 부위에 관절 강직이 남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피고 병원의 의료상 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43,867,539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되었습니다.
환자에게 발생한 관절 강직이 피고 병원 의료진의 의료 행위상 과실(수술 방법 선택, 수술 중 조치, 수술 후 경과 관찰 및 사후 치료)로 인한 것인지 여부, 그리고 의료진이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 등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 의료 행위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했거나,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 등에 대한 설명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당시의 의료 수준과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는 의료행위의 수준을 기준으로 볼 때, 피고 병원 의료진이 최선의 조치를 취했다고 본 결과입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의료법 제24조(진료기록부 등)는 의료인이 환자의 진료를 할 때 진료기록부 등을 작성하고 보존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 행위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환자의 건강 상태와 진료 과정을 기록하여 향후 진료에 참고하며, 의료 분쟁 발생 시 의료 행위의 적절성 및 설명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의료 기록은 의료 분쟁에서 핵심적인 증거로 작용합니다. 또한, 비록 해당 법령에 직접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의료 분쟁에서는 의료진에게 환자의 상태와 진료 목적에 맞는 적절한 진료를 제공해야 할 '주의의무'와 환자에게 치료의 내용, 필요성, 발생 가능한 위험 및 대체 치료법 등을 충분히 설명하여 동의를 얻어야 하는 '설명의무'가 중요한 법리로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이러한 주의의무 및 설명의무를 위반하여 관절 강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피고 의료진이 당시 의료 수준에 비추어 최선의 조치를 취했고 설명의무도 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손가락 골절과 같은 부상을 당해 수술을 고려할 때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수술의 종류, 방법, 예상되는 회복 기간, 발생 가능한 합병증이나 후유증, 그리고 이에 대한 예방 및 관리 방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요구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특히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함, 또는 예상치 못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적극적으로 치료 및 재활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의료진의 처치에 대해 의문이 들거나 증상 호전이 없을 경우에는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세컨드 오피니언(Second Opinion)'을 구하여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의료 행위와 관련된 기록(진료기록부, 엑스레이, 검사 결과 등)은 의료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되므로 잘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