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 의료
원고 A은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피고 병원에서 코일색전술을 받던 중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뇌출혈 및 중증 좌측 편마비 등 심각한 후유장해를 입었습니다. 이에 원고 A과 그 가족들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치료방법 선택상 과실, 수술 술기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등 의료 과실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반대로 피고 병원은 원고 A과 배우자 B이 미납한 진료비 42,131,110원을 지급하라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병원의 반소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원고 A, B이 피고 병원에 미납 진료비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건강검진을 통해 비파열성 뇌동맥류를 발견한 원고 A은 피고 병원에서 코일색전술을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수술 도중 뇌동맥류가 파열되어 원고 A은 심각한 뇌실내출혈과 좌측 편마비 등의 영구적인 장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원고 측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해 이러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병원 측은 의료진의 과실이 없었음을 주장하며 원고 A이 미납한 진료비의 지급을 요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의료진의 치료방법 선택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의료진의 수술 술기 과정에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의료진이 환자에게 수술의 위험성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있었는지 여부 수술 후 합병증 발생에도 불구하고 환자 및 그 배우자가 미납 진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원고(반소피고) A, B은 연대하여 피고(반소원고)에게 42,131,1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9. 15.부터 2021. 5.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원고(반소피고)들 및 원고들의 각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치료방법 선택상 과실, 수술 술기상 과실, 설명의무 위반 주장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고, 환자 A과 배우자 B은 피고 병원에 미납된 진료비 42,131,11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의사의 재량 범위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의사는 환자의 상황, 당시의 의료수준, 자신의 지식과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재량권을 가집니다. 이 재량 범위 내에서의 진료 결정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진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의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 병원 의료진이 원고 A의 뇌동맥류가 다발성이고 모양이 불규칙하며 종횡비가 높아 파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인 코일색전술을 시행한 것을 의사의 재량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의료 과실의 입증 책임 및 추정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등 참조)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므로, 일반인이 의료 과실이나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의료 과실 외 다른 원인이 없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 사실들을 증명하여 과실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코일색전술 도중 뇌동맥류 파열이 발생했지만, 법원은 수술 자체가 합병증 위험이 있고, 환자의 동맥류 특성상 파열 위험이 높았으며, 다른 원인 가능성(자연 파열, 코일 삽입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자극 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아 의료진의 술기상 과실을 추정하지 않았습니다.
의료행위 합병증의 범위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다203763 판결 등 참조) 의료행위로 후유장해가 발생하더라도,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하는 때에도 의료행위 과정의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거나 그 합병증으로 2차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증상이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합병증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한,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의료 과실을 추정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시 뇌동맥류 파열이 발생할 확률이 10% 미만이지만, 이는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범위 내에 해당하며, 국내 연구에서도 6.9%의 시술 관련 합병증이 보고된 바 있어, 이 사건 파열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설명의무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등 참조)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적인 의료행위를 할 경우, 응급상황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 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환자가 치료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시술ㆍ마취 동의서'에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위험성, 수술 목적, 예상 위험(뇌출혈, 편측마비, 인지장애 등), 다른 치료 방법 등을 상세히 기재하고 환자에게 설명 후 원고 A과 B의 자필서명을 받았으므로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지연손해금 이율 (민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채무자가 돈을 제때 갚지 않아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진 날부터 발생합니다. 민법상 일반적인 지연손해금 이율은 연 5%이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촉법)에 따라 소송이 제기되어 판결이 선고된 다음 날부터는 연 12%의 이율이 적용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 A, B은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2018. 9. 15.)부터 판결 선고일(2021. 5.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진료비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의료행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며,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에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됩니다. 진료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무조건 의료 과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뇌동맥류 코일색전술과 같은 침습적 시술은 불가피하게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의 발생이 반드시 의료진의 과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전 의료진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시술의 목적, 예상되는 위험, 다른 치료 방법, 시술을 받지 않았을 때의 결과 등을 명확히 인지하고 서명해야 합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경우 크기, 모양, 위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하며, 파열 위험이 높은 경우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의료 과실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구체적인 과실 행위와 그 과실이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되었음을 증명할 충분한 간접 사실이나 직접 증거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나쁜 결과만으로는 과실이 추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