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으로 변경된 마을버스 운전기사 정년 효력 다툼 판결

마을버스 촉탁직 운전기사로 일하던 원고가 정년 도래를 이유로 해고되자, 피고 회사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의 유효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해고 무효 확인과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원고는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교섭창구 단일화 위반, 대표권 남용, 공정대표의무 위반 등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여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의 체결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종료는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 만료로 보아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마을버스 촉탁직 운전기사로, 정년 도래를 이유로 해고됨.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함.
• 피고 주식회사 B: 여객운송사업 회사로 마을버스 운행. 원고의 사용자이자 제2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함.
• 제1노동조합 (F노동조합 G지부 H지회):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원고가 가입되어 있음.
• 제2노동조합 (I 노동조합): 기업별 노동조합으로, 피고와 단체협약을 체결한 교섭대표노동조합.
• 피고 승계인수인: 피고로부터 마을버스 E 노선 영업을 양수한 여객운수사업 회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3년 4월 1일부터 피고 회사에서 마을버스 촉탁직 운전업무에 종사하다가 2019년 5월 2일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는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2018년 9월 13일 체결하고 9월 18일 변경 합의한 단체협약 제35조에서 촉탁직 근로자의 정년을 만 68세로 정했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자신의 정년이 만 68세가 되는 2019년 5월 3일 도래할 것을 전제로 해고 통지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가 노동조합법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위반, 대표권 남용, 공정대표의무 위반 등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고, 정년 신설 및 상여금, 성실수당 삭감 등으로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다는 이유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와 제2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위반했는지, 제2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 남용이 있었는지, 제1노동조합에 대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는지 등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셋째, 이 사건 변경합의가 단체협약에 규정된 재교섭 요건과 절차를 준수했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위의 쟁점들을 종합하여 원고에 대한 해고 통지가 정당한 정년 만료 통지인지 아니면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단체협약 및 변경합의 체결 과정에 원고가 주장하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없었으며,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의 합리성도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종료는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만 68세) 만료로 인한 것으로, 정당한 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마을버스 운전기사인 원고의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단체협약 및 그 변경합의가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며, 원고의 퇴직은 해당 단체협약에 따른 정년 만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다음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내지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6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일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해야 하며, 일정 절차를 거쳐 전체 조합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고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노동조합법 제29조의 4 제1항 (공정대표의무)​: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단체교섭 내용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준수되어야 하며, 교섭대표노동조합은 소수노동조합에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의무를 가집니다. 다만, 이 의무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어 모든 정보를 제공하거나 완벽하게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위반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가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 대표권 남용 법리: 노동조합 대표자가 노동조합의 목적과 관계없이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했더라도, 그 행위의 상대방(사용자)이 대표자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만 해당 행위가 노동조합에 대해 무효가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대표권 남용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협약자치원칙: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불리하게 변경하는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합의는 유효하며,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나 수권을 사전에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단체협약 내용, 체결 경위,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단체협약의 중요성: 단체협약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한 번 체결되면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 없이도 효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 그 내용과 체결 과정의 적법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년 규정: 단체협약을 통해 정년이 명시되었다면, 해당 연령에 도달하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될 수 있습니다. 정년 변경 시 그 합리성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므로, 사측의 경영 상황, 업무의 특수성(예: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노동조합 교섭 절차: 여러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소수노동조합에 대한 공정대표의무 준수 여부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교섭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모든 정보를 완벽히 제공하거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며, 전 과정을 종합적으로 보아 중요한 사항에 대한 절차적 소홀이 있었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 근로조건 불이익 변경: 단체협약으로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변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경우에만 무효가 될 수 있으며, 이 합리성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 체결 경위, 당시 사용자의 경영 상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