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토 처리 용역 계약 보증금 반환 사건

E 조성사업의 사업시행자였던 주식회사 B이 포항시장으로부터 사업시행자 지위 취소 처분을 받게 되자, A 주식회사가 주식회사 B과 체결했던 잔토 처리 용역 계약에 따라 지급했던 보증금과 손해배상금의 반환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B의 사업시행자 지위 상실로 인해 계약상 보증금 및 손해배상금 지급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B과 연대보증인 C에게 총 3억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E' 조성사업 관련 잔토(부산물, 골재) 처리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한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E' 조성사업의 사업시행자였으며, A 주식회사와 잔토 처리 용역 계약을 체결한 회사
• 피고 C: 피고 주식회사 B의 잔토 처리 용역 계약상 채무를 연대보증한 개인
• 포항시장: 'E' 조성사업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 처분을 하고, 이후 피고 주식회사 B의 의무 불이행으로 이 처분을 취소한 행정기관

분쟁 상황

피고 주식회사 B은 포항시로부터 산업단지 조성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았으나, 행정처분에 부가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여 포항시장으로부터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 처분을 두 차례 받았습니다. 주식회사 B은 이 취소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패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원고 A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B과 잔토 처리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했는데, 주식회사 B의 사업시행자 지위 상실로 인해 A 주식회사는 용역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계약에는 이런 상황 발생 시 주식회사 B이 A 주식회사에게 보증금 1억 5,000만 원과 손해배상금 1억 5,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었고, 피고 C이 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주식회사 B과 C이 약정된 금액의 지급을 거부하자 A 주식회사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주식회사 B의 사업시행자 지위 상실이 원고 A 주식회사와의 계약상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 지급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계약상 손해배상 예정액을 법원이 감액할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행정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이 보증금 및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B과 연대보증인 C이 연대하여 원고 A 주식회사에게 3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2019년 3월 9일부터 2019년 5월 31일까지는 연 1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로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더 높은 지연손해금률)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고, 판결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 주식회사 B의 사업시행자 지위가 박탈됨에 따라 원고 A 주식회사가 잔토 처리 용역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된 상황이 계약상의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 지급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계약의 구속력 강화 목적과 피고 주식회사 B의 귀책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손해배상 예정액 1억 5,000만 원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볼 수 없어 직권으로 감액하지 않았습니다. 행정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은 처분이 내려진 이상 바로 효력이 발생하고 소송 제기만으로 법적 지위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계약의 해석 원칙: 계약은 당사자가 그 표시 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하며, 특히 중요한 조건은 명확히 정의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 약정은 피고 주식회사 B이 사업시행자 자격을 유지함을 전제로 하였으므로, 그 지위가 박탈되면 계약의 본질적인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져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다고 보았습니다.
2. 민법상 손해배상 예정액 (민법 제398조)​: 손해배상 예정액은 채무불이행 시 채권자가 손해액을 증명할 필요 없이 약정된 금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예정액이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채권자(원고)가 경제적 강자에 해당하지 않고, 계약의 구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며, 채무자(피고 주식회사 B)의 귀책 정도가 적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감액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2016. 9. 23. 선고 2016다200828 판결 등 참조).
3. 행정처분의 효력 발생: 행정청이 내린 처분은 취소 소송이 제기되어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법원이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처분과 동시에 효력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피고 주식회사 B의 사업시행자 지위는 포항시장의 취소 처분과 함께 상실된 것이며,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법적 지위의 변동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4. 지연손해금 산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금전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에서 채무자가 이행을 지체할 경우, 소송이 제기된 시점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법정 이율보다 높은 이율(예: 연 15%, 이후 연 12%)로 지연손해금을 계산하게 됩니다. 이는 소송을 통해 채무의 이행을 독려하고 채권자의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규정입니다.
5. 연대보증인의 책임: 연대보증인(피고 C)은 주채무자(피고 주식회사 B)와 연대하여 동일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습니다.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연대보증인에게도 채무 전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사업 진행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계약 분쟁에 대비하여 다음 사항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1. 계약 조건의 명확화: 사업 시행자의 지위 상실, 인허가 취소 등 계약 이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정처분에 대한 조건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그에 따른 보증금 반환 및 손해배상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2. 손해배상 예정액 설정의 신중함: 계약상 손해배상 예정액은 계약의 구속력을 높이는 중요한 장치이지만, 과도할 경우 법원이 감액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본 판례와 같이 채권자가 경제적 강자가 아니고 계약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이 인정되면 감액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3. 행정처분의 효력 이해: 행정청의 사업 허가 취소와 같은 행정처분은 처분이 내려지는 즉시 효력을 발생합니다. 비록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라 하더라도, 법원이 별도로 처분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리지 않는 한 처분의 효력은 유지되므로 관련 상업 계약에도 즉시 영향을 미 미칩니다.
4. 연대보증의 책임: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와 동일한 책임을 지게 되므로, 보증을 서기 전에 주채무자의 사업 안정성과 재정 상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잠재적 위험을 충분히 인지해야 합니다.
5.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 대규모 개발 사업이나 인허가가 필수적인 사업의 경우, 예상치 못한 행정적 제약이나 취소 가능성에 대비하여 계약 시 여러 비상 상황에 대한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