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 군인 견책 처분 취소 판결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엄격하던 시기에 부대 내에서 비공식적인 식사 모임을 가졌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받은 군인이, 해당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하여 최종적으로 승소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견책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견책 처분을 받은 군인 A (원고, 항소인)
• 견책 처분을 내린 제9보병사단장 (피고, 피항소인)

분쟁 상황

2020년 2월 하순경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던 시점에, 원고는 같은 부대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들과 함께 부대 내에서 비공식적인 식사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모임이 '외부 음주 회식' 금지 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아 2020년 7월 17일 피고로부터 견책 처분을 받게 되자,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군인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받은 견책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 행사를 벗어나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견책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가 2020년 7월 17일 원고에게 내린 견책 처분이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처분 이후 육군본부에서 '무분별한 징계'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코로나19 방역지침 미준수 시 처벌기준(수정)' 공문의 내용과 그 반성적 고려의 취지를 중요한 근거로 삼아 견책 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률 및 법리가 중요하게 적용되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의 법리: 행정기관이 어떤 행위에 대해 징계 처분을 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징계를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재량권 행사가 징계의 목적에 반하거나, 비행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처분(비례의 원칙 위반), 또는 합리적 사유 없이 불공평한 처분(평등의 원칙 위반)인 경우에는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판단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특히 '비례의 원칙' 위반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 군인사법: 군인의 임용, 복무, 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법률입니다. 제57조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견책 등 징계의 종류를 정하고 있으며, 제58조의2는 징계위원회 회부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 형법 제1조 제2항의 '반성적 고려': 형법 제1조 제2항은 범죄 후 법률이 변경되어 그 행위가 더 이상 범죄를 구성하지 않거나 형이 가벼워진 경우 신법에 따르도록 규정합니다. 비록 본 사건이 제재적 행정처분에 대한 것으로 형법이 직접 적용되지는 않지만, 법원은 육군본부의 '처벌기준 수정 공문'이 종전의 '무분별한 징계'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 기반한 것으로 보아, 이러한 수정된 기준이 원고의 징계 처분이 과중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는 법규정의 직접 적용보다는 법규 개정의 취지를 행정처분의 적법성 판단에 반영한 사례입니다.
•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이 조항들은 상급심에서 하급심 판결의 내용을 인용할 때 사용되는 절차적 규정으로, 본 사건에서는 1심 판결의 사실관계 및 법리 판단 중 일부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근거로 사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 처벌 기준의 변화: 징계 처분이 내려진 이후에 관련 규정이나 지침이 변경되어 처벌 수위가 완화된 경우, 이는 기존 처분의 재량권 일탈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과거의 '무분별한 징계'에 대한 '반성적 고려'를 인정했듯이, 사후에 변경된 기준도 현재의 처분이 과도한지를 입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 비례의 원칙: 자신의 행동에 비해 징계의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된다면, 해당 징계가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징계 처분이 가져올 구체적인 불이익(예: 호봉 승급 지연, 근무평정 불이익, 진급 기회 박탈 등)을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징계의 종류와 불이익: '견책'이 가장 가벼운 징계이기는 하지만, 군인사법상 견책 처분만으로도 호봉 승급 지연, 근무평정 불이익, 진급 기회 상실 등 중대한 인사상 불이익이 따른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 유사 사례 비교: 본 사건의 경우, 같은 모임에 참여했던 다른 인물들이 받은 징계 처분 결과가 서로 달랐던 점(1심에서 패소한 경우와 승소한 경우)이 언급되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 어떤 처분을 받았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행위의 경위와 정황: 모임이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거나,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상황이었다는 등 행위의 구체적인 경위와 정상 참작이 가능한 사정들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개인의 성실성 및 수상 경력: 징계 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의 크기를 주장할 때, 자신의 평소 근무 태도나 공로(수상 경력 등)를 입증하여 군 조직에 기여한 점을 강조함으로써 징계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