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범죄 단체 가입 및 활동 판단 사건

검사는 피고인 A가 'E방'이라는 범죄집단에 가입하고 활동했다는 무죄 판결과 피고인 A, B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가 지인 피해자를 돕기 위한 동기였고, 범죄단체의 목적에 동조하여 가입하거나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인 A와 B에게 선고된 원심의 형량이 적절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성착취물 유포 피해를 입은 지인을 돕기 위해 범죄 조직인 'E방'에 접근하여 가상화폐를 송금하고 채팅방에 참여했던 인물.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는 무죄가 유지되었고, 다른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피고인 B: 'E방'에 가입하여 성착취물 제작에 가담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소지한 인물.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검사: 피고인 A의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무죄 판결과 피고인 A, B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한 측입니다.
• F: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를 목적으로 하는 범죄 집단인 'E방'을 조직하고 운영한 인물입니다. 피고인 A에게 지인의 '지배권'을 넘겨주겠다고 속여 가상화폐를 편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 피해자 X (CI): 피고인 A의 지인으로, 불법 촬영물 유포 피해를 입은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19년 11월경 지인 X의 불법 촬영물이 'E방'이라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집단에 유포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A는 X를 돕기 위해 'E방' 운영자인 F에게 접근했고, F은 A에게 "X를 노예로 삼아 지배하고 있다. X에 대한 지배권을 넘겨줄 테니 돈을 내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에 A는 2019년 11월 14일부터 2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F에게 총 1,384,100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송금했습니다. 그러나 F은 약속한 '지배권 양도'를 이행하지 않고, A에게 연락 유지를 명목으로 'E방' 채팅방 링크를 제공하여 A는 채팅방에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A는 채팅방에서 F의 지시에 따라 1회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검사는 이러한 행위를 근거로 피고인 A가 범죄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A의 동기가 지인을 돕기 위함이었고 범죄 단체의 목적에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B는 F에게 총 43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지급하고 'E방'에 가입하여 성착취물 제작에 가담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134개를 소지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피고인 A가 'E방'이라는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집단에 가입하여 그 구성원으로서 활동했는지 여부.
• 원심이 피고인 A에게 선고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과 피고인 B에게 선고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너무 가벼워 부당한지 여부 (양형부당).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피고인 A에 대해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의 무죄를 유지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A의 가상화폐 송금 및 채팅방 활동이 지인 X를 돕기 위한 목적이었고, 'E방'의 범죄 목적에 동조하여 구성원으로 가입하거나 적극적으로 활동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원심의 판단을 지지한 것입니다.
• 피고인 A(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와 피고인 B(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에 대한 원심의 형량이 책임에 상응하는 적절한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인 A의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에 대한 무죄를 확정하고 피고인 A와 B에게 선고된 원심의 형량이 부당하지 않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결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형법상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형법은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 또는 활동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범죄단체의 '가입'은 이미 조직된 범죄단체의 취지에 동조하여 구성원으로 참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활동'은 범죄단체의 존속·유지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 A의 경우, 가상화폐 송금과 채팅방 입장 사실은 인정되었으나, 그 동기가 지인 X를 돕기 위함이었고 범죄단체의 주된 목적인 성착취물 제작·유포에 동조하려는 의사가 없었다고 판단되어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8도10177 판결 등)에서 제시된 법리를 따른 것입니다.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음란물 제작·배포 등 및 소지)​: 이 법률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제작, 배포, 소지 등을 엄격하게 처벌합니다. 피고인들은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배포 및 소지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특히 피고인 A는 음란물 배포를 단 1회 소극적으로 한 점, 피고인 B는 음란물을 소지하고 제작에 1회 관여한 점 등이 형량 결정에 고려되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받은 형은 이러한 법률 위반에 따른 것입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강제추행: 피고인 B에게 적용된 혐의 중 하나로, 타인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강제로 추행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법률입니다. 판결문에서는 이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상세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B의 형량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기각)​: 항소법원은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판결로써 항소를 기각해야 합니다. 본 판례에서 검사가 주장한 항소 이유(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가 항소심 법원에 의해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검사의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의 기준: 단순히 채팅방에 입장했거나 소극적인 활동을 했다고 해서 모두 범죄단체 구성원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입'은 범죄단체의 취지에 동조하여 구성원으로 참가하는 것을 의미하며, '활동'은 범죄단체의 존속·유지를 지향하는 적극적인 행위를 의미합니다. 행위의 동기, 경위, 내용, 목적 등 구체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선의의 행동이 범죄로 이어질 위험: 누군가를 돕기 위한 선의의 의도였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범죄 조직에 금전을 송금하거나 불법 행위에 가담하게 되면 의도와 상관없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 온라인 성착취물 관련 법적 책임: 온라인 채팅방이나 커뮤니티에서 불법적인 내용, 특히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나 불법 촬영물 등을 시청하거나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배포나 제작 가담은 더욱 엄중한 처벌 대상이 됩니다.
• 불법 제안 및 피해 상황 대처: 불법적인 제안을 받거나 자신이 피해 상황에 처했을 때는 개인적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범죄 조직의 요구에 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대신 즉시 수사기관(경찰 112, 여성가족부 1366 등)에 신고하고 법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죄 조직이 요구하는 금전 지급이나 불법 행위 참여는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빠뜨리거나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 양형의 고려 요소: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는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당시 및 전후 정황, 반성 여부, 전과 유무, 피해자와의 합의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합니다. 초범이거나 소극적인 가담이었던 점 등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